의료의 질을
결정한다는 자부심

병리팀

글 편집실 / 사진 백기왕

병원에는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가 있고, 의사들의 ‘카운터 파트너’ 역할을 담당하는 병리팀이 있습니다. 수술이나 조직검사를 해야 하는 환자들은 모두 병리팀의 섬세하고도 정확한 손길을 거치게 되죠. 의료진이 수술에 임하려면 환자에게서 채취한 조직을 검사하고, 병을 결정짓는 병리팀의 최종 진단이 내려져야 합니다. 야간 수술이라도 있는 날에는 병리과도 어김없이 함께 밤을 지새웁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사들에게 나침반같은 존재라고 할 수 있는 병리팀이 곁을 지켜야 하기 때문이죠.

병리팀이 마주하는 것은 환자가 아닌, 환자의 몸에서 채취한 각종 조직 검체입니다. 이를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유리 슬라이드로 제작해 병리 전문의가 최종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병리팀이 하루에 검사하는 슬라이드의 개수는 1,200장에서 많으면 1,500장에 이릅니다. 큰 수술이 많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의 병리팀은 그만큼 많은 양의 검사를 진행합니다.

모든 검사의 마지막 단계이자 환자의 병을 결정짓는 중요한 곳인 만큼 병리팀은 진단에 대한 책임을 진다는 자부심으로 맡은 바 업무에 임합니다. 환자에게서 얻은 모든 조직과 세포가 이곳으로 모이기 때문에 미래 의학 연구를 위한 자산을 관리한다는 사명감도 가집니다. 하루 24시간 분주하게 움직이는 병리팀의 일상을 들여다보니 ‘의료와 연구의 질을 좌우한다’는 이들의 자부심에 고개가 끄덕여집니다. 보이지 않는 곳에서 묵묵히 일하는 병리팀이 있어 든든하고 고맙습니다.

정확한 진단을 내리기 위해
최선을 다하는 곳

임범진 병리과장

강남세브란스병원 병리팀은 환자에게서 채취한 체액과 외과적 처치로 얻는 조직 검체 등을 현미경으로 관찰할 수 있도록 유리 슬라이드로 제작해 최종 진단하는 곳입니다. 병리팀은 슬라이드로 제작하기 위한 검사 과정을 담당하는 임상병리사와 제작한 슬라이드를 현미경적 관찰을 통해 최종 진단을 하는 병리 전문의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병리팀 검사실에는 육안병리·응급병리·일반병리·디지털 병리·면역병리·분자병리·세포병리·업무지원 파트 등 8개 파트가 유기적으로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병리검사는 내시경 또는 수술로 검체가 획득되어 재채취가 어려운 불가역적 검체검사입니다. 환자의 치료 방향과 병기가 결정되기 때문에 검체 안전성을 최우선으로 고려하고, 오류를 최소화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프로세스 관리와 점검을 진행합니다. 또 병리팀은 감염위험이 높은 검체를 처리하고 검사에 필요한 포르말린, 알코올 등 유해화학물질을 취급하며 위험한 도구들을 다루므로 각별히 주의해야 합니다. 그런 만큼 기본에 충실한 표준검사 지침을 지키는 것을 중점적으로 강조합니다.

병리과에도 변화의 바람이 불고 있습니다. 현미경으로 판독해서 진단을 내리고 보고서를 만들던 방식에서 벗어나 지금은 전 과정이 디지털화되어 있고 향후에는 AI도 도입될 것으로 예상합니다. 현재 병리의 디지털화, AI화는 세계적인 추세인 만큼 우리 병원도 시대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관련 연구를 지속적으로 진행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