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을 담은
영양 가득한 열매
한여름 무더위는 사람들을 많이 지치게 하지만 곡식과 열매가 맛있게 익어갈 수 있는 좋은 조건입니다.
무덥고 습한 여름을 지나면 햇과일과 곡식이 여물어 풍성하게 수확하는 가을이 됩니다.
우리에게 친숙한 밤, 잣, 은행, 대추 등은 약재로도 사용되는 가을 열매로, 다양한 음식의 주재료나 부재료로 쓰여
영양소를 보충하고 풍미를 더하기도 합니다.
진행 편집실 / 사진 백기광 / 요리&스타일링 박정윤(노하우스) / 글 김우정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 / 레시피 최은정 한양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밤은 삶거나 굽거나 생으로 먹는 등 다양하게 즐기는 대표적인 영양 간식 중 하나입니다. 《동의보감》에서는 기를 북돋아주고 위와 장을 든든하게 해준다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탄수화물을 비롯하고 있으며 식이섬유, 칼륨, 비타민 B1, B2, C 등 다양한 영양소를 함유하고 있으며 소화가 잘되어 이유식이나 아이들의 간식, 노년층 등의 영양보충용 식품으로 이용됩니다. 속껍질인 율피에는 모공 축소에 도움을 주는 탄닌 성분이 들어 있어 가루로 만들어 팩으로도 사용합니다.
제사상에 올리는 음식의 하나인 대추는 탄수화물과 비타민이 풍부하고 약재의 성분을 완충해주는 효과가 있어 과일보다는 약으로 더 많이 이용됩니다. 중국 황실에서는 ‘불로장수식’의 하나로 대추를 즐겨 먹었다고 합니다. 말린 대추는 호흡기를 튼튼하게 하여 기침을 예방하며, 따뜻한 성질로 면역력을 높여 감기 등 바이러스 질환 예방에도 도움이 된다고 합니다. 대추에 함유된 마그네슘은 ‘세로토닌’을 생성하여 숙면을 도와 불면증이 있을 때 자기 전 따뜻한 대추차 한잔을 마시면 도움이 되며, 사포닌 성분은 피를 맑게 하고 혈액순환 개선에 도움을 줘 동맥경화, 고혈압 등 혈관질환을 예방합니다.
껍질을 까기 전에는 냄새가 지독하지만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한 맛이 나는 은행은 ‘푸른 보약’이라고 불리기도 하는데, 가장 널리 알려진 효능은 혈액순환을 돕는 것입니다. 혈액의 점도를 낮춰 혈관 속에 잘 흐르게 하여 혈액순환 장애로 생기는 여러 질병에 효과를 보이며 레시틴 성분은 혈관 속 콜레스테롤을 제거하는 작용을 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러나 은행에는 독성 물질도 들어 있어 한꺼번에 너무 많이 먹거나, 충분히 가열하지 않고 섭취하는 것은 삼가야 합니다.
초가을부터 겨울까지가 제철인 잣에는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여 혈액 내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혈액 흐름을 원활하게 합니다. 또 잣에 포함된 리놀렌산은 혈압 상승을 억제해 고혈압, 심근경색 등의 예방에 도움을 줍니다. 뇌 신경조직의 발달을 돕고 뇌세포를 활성화하는 레시틴 성분을 함유해 집중력이나 기억력 향상 등 성장기 아이들의 두뇌 발달에 도움이 되고, 노년층의 인지능력 및 기억력을 향상해 치매 예방에 효과적입니다.
밤은 색이 짙고 깨끗하며 윤기가 나고 구멍이 없으며 동그랗고 예쁜 모양을 갖고 있는 게 좋습니다. 또 들어봤을 때 묵직하고 눌렀을 때 단단한 밤이 속이 꽉 찬 것입니다. 건대추는 주름이 적고 껍질이 붉고 대추 속은 황백색인 것이 좋으며, 덜 익은 대추는 껍질이 깨끗하고 윤기가 많이 나는 것을 고릅니다. 은행은 특유의 냄새가 나면서 알이 고르고 깨끗하며 굵직한 것이 좋습니다. 영양 가득한 가을 열매를 사용한 잣땅콩죽과 쇠고기사태 찜으로 건강한 한 끼 식사를 만들어볼까요?
영양 가득한 가을 열매의 종류
요리의 주재료는 아니지만 음식에 더하면 부족한 영양소를 보충하고 풍미를 더하는 가을 열매. 제철 열매에 가장 많은 영양소가 들어 있으니 밥상에서 먼저 가을을 만끽해보자.
잣
올레인산, 리놀레산 등 불포화지방산이 풍부하게 들어 있으며 두뇌 건강이나 혈관 건강 등에 도움을 준다. 음식에 맛과 멋을 더하는 고명이나 잣죽 등 영양보충을 위한 음식에도 많이 이용된다.
땅콩
고소한 맛에 이끌려 자꾸만 손이 가는 땅콩은 대표적인 고지방·고단백 건강식품이다. 볶아서 그냥 먹거나 반찬이나 제과·제빵의 재료로 많이 사용된다. 풋땅콩은 겉껍질째 찌거나 삶아 먹으면 영양소를 더 풍부하게 섭취할 수 있다.
밤
가을이 제철인 밤은 견과류로 분류되며, 생으로 또는 삶거나 구워 먹는 등 누구나 쉽게 즐기는 영양 간식 중 하나이다. 수분과 전분이 주성분으로, 조리과정을 거쳐도 영양소가 거의 파괴되지 않는다.
은행
도심 가로수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은행은 껍질을 까기 전에는 냄새가 지독하지만 껍질을 벗겨 노릇노릇하게 구우면 고소한 맛이 난다. 혈관계 질환을 예방하거나 기침이나 가래가 끓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잣땅콩죽
잣 1/4컵(30g), 볶은 땅콩 1/2컵(60g), 불린 찹쌀 1/2컵, 물 2.5컵, 소금 약간
1. 볶은 땅콩은 껍질을 벗긴다.
2. 잣은 땅콩과 함께 물 2컵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
3. 불린 찹쌀은 물 1/2컵을 넣고 믹서기에 간다.
4. 잣과 땅콩 간 것을 먼저 팔팔 끓인다.
5. ④에 갈아놓은 찹쌀 물을 넣고 잘 저어가면서 걸쭉해질 때까지 끓인다.
6. 먹기 직전에 개인의 기호에 맞게 간을 한다.
소고기사태찜
소고기(사태) 400g, 밤 10알, 은행 7~8알, 당근 1/2개, 건대추 5알, 표고버섯 3장, 양파 1/2개, 무 100g, 대파 30g, 생강 10g , 흑설탕 1큰술, 물 1컵
양념 재료 : 진간장 4큰술, 흑설탕 1큰술, 청주 2큰술, 참기름 2큰술, 마늘 4톨, 배 1/8개, 후춧가루 약간
1. 소고기(사태)는 큼직하게 썰어 찬물에 담가 핏물을 제거한다.
2. 양념 재료는 모두 넣어 믹서기에 간다.
3. 표고버섯은 꼭지를 떼고 4등분한다.
4. 당근, 양파, 무는 고기보다 작은 크기로 썬다.
5. 대파는 2cm 두께로 어슷썬다.
6. 끓는 물에 소고기와 생강을 넣고 데친 후 찬물에 씻는다.
7. 냄비에 소고기와 물 1컵, 흑설탕 1큰술과 양념장 1/3을 넣고 끓인다.
8. 준비된 채소와 밤, 은행, 건대추를 모두 넣고 한 번 끓인 후 나머지 양념장을 넣고 중불에서 가끔 저어주면서 뚜껑을 덮어 천천히 익힌다.
Tip.
1. 개인의 기호에 따라 간장 양을 조절할 수 있다.
2. 매콤한 것을 좋아하면 마른 홍고추를 슬라이스해서 넣어도 좋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