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상선내분비외과 윤혁준 교수
로봇수술 6,000례를 넘어선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해 말, 가장 진화된 단일공(SP) 로봇 수술기를 도입함으로써 괄목할 만한 성장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로봇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진료과인 갑상선내분비외과 윤혁준 교수로부터 상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교수님이 담당하고 계신 주요 진료 분야에
대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갑상선내분비외과에서 갑상선과 부갑상선 위주로 진료를 하고 있습니다. 큰 갑상선 종괴 수술, 부갑상선 선종과 암에 대한 수술, 최소침습적 수술, 구강내시경 수술, 난치성 갑상선암을 다루고 있습니다.
최신 기종인 다빈치 SP 로봇수술기를 이용한 수술을 가장 많이 하셨습니다. 기존 장비와
비교해 어떤 장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다빈치 SP(Single Port)는 단일공 플랫폼으로, 하나의 구멍을 통해 수술이 가능해 깊고 좁은 공간에 특화돼 있는 형태라 이해하시면 됩니다. 전체 구조 자체는 one arm으로 되어 있고, single port 안에 들어가면 로봇 팔이 3개, 카메라가 1개 나와 있어서 조절이 가능하고, 반경 자체가 20~25cm여서 좁은 공간에서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기존 로봇수술보다 작은 구멍 하나로 절개 부위를 줄일 수 있어서 흉터 부위를 최소화할 수 있고, 통증이 적고 회복이 빠르며 미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합니다.
갑상선내분비외과에서 다빈치 SP 로봇수술을 많이 시행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SP 로봇수술은 갑상선내분비외과를 비롯해 이비인후과,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간담췌외과, 유방외과, 성형외과 등 다양한 진료과에서 진행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리나라는 전체 로봇수술 중에서도 갑상선 수술의 비중이 높은 편입니다. 갑상선 로봇수술의 세계적인 수치는 1~3%인데 국내에서는 20%에 이릅니다. 겨드랑이를 통해 갑상선에 접근하는 수술법을 처음 개발한 곳이 세브란스병원이라는 사실에서 알 수 있듯이 다른 나라보다 수술기법이 앞서 있기 때문에 수술 건수가 많은 것은 당연한 결과이기도 합니다. 현재 다빈치 SP를 도입한 병원이 적어 SP 수술 비중이 높은 편은 아니지만, 앞으로는 그 비중이 점차 높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은 워낙 작은 장기여서 좁은 공간에서 수술이 이루어져야 하는데, 기존 다빈치 Xi처럼 큰 팔이 여러 개 포진하고 있으면 자기들끼리 부딪칠 위험이 있습니다. 반면, 다빈치 SP는 수술에 필요한 기구를 캐뉼라 한 개에 장착해 기구 간 충돌이 발생하지 않아 더욱 세밀한 접근이 가능합니다. 또 다빈치 Xi는 겨드랑이를 통해 갑상선에 들어가기까지 절개창 자체가 길어질 수밖에 없어 5~6cm를 절개하는 데 비해 다빈치 SP는 2.5~3cm가량만 절개해 수술 후 회복이 빠르고 통증을 줄일 수 있어 환자 만족도가 높습니다. 다빈치 Xi는 겨드랑이의 주름을 따라 절개하기가 어려운 반면 다빈치 SP는 주름을 따라 절개가 가능해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장점이라 하겠습니다.
교수님은 갑상선내분비외과 내에서
로봇수술을 많이 시행하신 편인데,
특별한 이유가 있으신지요.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갑상선 수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을 자부할 만큼 뛰어난 역량을 갖추고 있습니다. 명의 반열에 오르신 선배님도 많다 보니 젊은 의사로서 저만의 특화된 강점으로 그 명성을 이어가야겠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실 로봇수술은 익숙해지기까지, 즉 러닝커브가 지나기 전까지 의사(술자)들이 배워야 할 것이 많지만,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하는 것이 의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합니다.
갑상선암처럼 재발률이 낮고 예후가 좋은 암에서는 수술 이외의 것들도 신경 써야 하고, 특히 여성에게서 유병률이 높은 만큼 미용적인 부분도 고려해야 합니다. 로봇수술이 지속적으로 발전, 확대되는 이유기도 해요. 갑상선암 수술을 받은 환자들이 가장 불편해하는 부분이 통증과 움직임, 목소리 톤의 변화인데 SP 로봇수술은 겨드랑이를 들고 팔을 움직이면서 수술하기 때문에 수술 직후에는 어깨 관절이나 근육 당김이 심하게 나타나지만 다음 날에는 통증이 현저하게 사라집니다. 절개 범위가 작아 빨리 회복된 덕분이죠. SP 로봇수술이 수술시간이 짧고, 통증이 적으며, 흉터가 거의 보이지 않아 미용적인 면에서도 우수하다는 점이 입소문이 난 덕분인지 우리 병원을 찾는 환자분들 중에 되도록 SP 로봇수술을 받고 싶다는 의향을 내비치는 분들도 계십니다. 그럴 때는 보람을 느끼죠.
로봇수술을 원하는 환자와 의료진의 수요가 계속 늘어날 것이라는 전망에 대해 교수님의 생각은 어떠신지 듣고 싶습니다.
로봇수술은 로봇 팔의 미세한 움직임 덕분에 좁은 공간에서도 정밀한 조작이 가능해 환자의 대미지(damage: 손상)를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핵심은 결국 환자를 위하는 일이라는 것이죠. 이를 위해 지속적으로 발전해왔고, 앞으로도 더 폭넓게 확대 적용되리라 예상합니다. 우리 병원은 로봇수술 분야에서 풍부한 경험을 쌓은 만큼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방법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갑상선암 수술만 보더라도 환자의 상황에 맞게 절개를 하고, 구강을 통하거나 겨드랑이를 통하는 수술 방식 중에서 선택할 수 있습니다. 이때 어떤 방식을 적용할 것인가는 환자와 의료진이 면밀히 상담한 후에 결정됩니다.
로봇수술 초창기만 해도 의사 손을 직접 거치지 않으니 신뢰할 수 없다는 의견들도 있었지만, 최신형 장비들로 업그레이드되고 로봇수술을 집도하는 의사들의 숙련도도 향상되면서 이제는 이 같은 불편을 호소하는 환자들을 찾아볼 수 없습니다. 현재까지는 다빈치 SP 로봇수술기가 최신 기종이지만, 향후 기술이 고도로 발달되면 새로운 버전의 로봇이 등장할 것이며,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새로운 술기 개발을 위한 의사들의 노력과 연구도 이어지리라 생각합니다.
연세의료원이 국내 최초로 로봇 내시경 수술기를 도입한 이래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로봇수술의
명가로 자리매김했습니다. 교수님도 구성원의
한 사람으로서 자부심이 크리라 생각합니다.
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가장 많은 다빈치 로봇수술기를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압니다. 특히 다빈치 SP 시스템은 아시아 최초로 도입된 걸로 아는데, 기존의 Xi 버전도 갖추지 못한 병원이 많아서 강남세브란스병원이 SP 로봇수술기를 도입했다는 것은 상당히 고무적인 일이라 생각합니다. SP 로봇수술은 기존 로봇수술이 가진 고유한 장점을 업그레이드한 혁신적인 장비로, 의사의 피로도를 줄이고 환자들의 수술 만족도가 높아 로봇수술 경쟁력을 더 향상해나가리라 기대합니다. 제 개인적으로도 SP 로봇수술기와 같은 최신의 기기가 들어온 것을 좋은 기회라 생각하며 그간 로봇수술을 진행하며 쌓아온 지식과 경험을 다른 진료과 선생님들과 공유하는 등 이를 발판 삼아 더 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