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인의 눈은 피곤하다

소중한 눈 소중하게 돌보기

책상 한 켠이나 식탁 위에 영양제 통이 여러 개 세워져 있나요? 건강에 관심이 가기 시작하는 연령이 되면 영양제가 하나 둘 쌓이는 건 어쩔 수 없나 봅니다. 면역력이 떨어지는 환절기가 되면 또 하나 추가될지도 모르죠. 그렇다면 좀 더 현명하게 복용하는 방법쯤은 꼭 알아둬야겠죠? 좋다고 하니 따라서 복용하기보다 정말 나한테 꼭 필요한 것인지 알아보고 똑똑하게 복용하는건 어떨까요?

눈 건강 지키는 생활 수칙 7

① 건강한 생활습관은 눈 건강을 지키는
가장 기본 수칙

② 전자기기를 안 보고 살 수는 없으니
한 시간에 5분만이라도 눈에 쉬는 시간 주기

③ 컴퓨터와 휴대폰 밝기를 조절하고
블루라이트에 노출되지 않게 관리하기

④ 40대 이후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으로
노화로 인한 증상에 대비하기

⑤ 자외선은 눈 건강에 치명적이므로
보안경으로 보호하기

⑥ 눈 건강을 지키는 데 도움되는 식품 챙겨 먹기

⑦ 만성질환 관리로 눈에 미치는 영향 최소화하기

눈의 노화, 백내장과 녹내장

최웅락 교수

눈이 노화되면서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질환은 백내장과 녹내장입니다. 두 질환 모두 실명을 일으킬 수 있는 질환으로 잘 알려져 있고, 이름도 비슷해서 헷갈리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 두 질환은 명칭은 비슷하지만, 질환의 특징과 진단법, 치료 방법과 예방법은 다릅니다.

백내장은 눈의 노화가 진행되어 수정체가 투명성을 잃고 흐릿해지는 질환입니다. 주로 사물이 흐릿하게 보이고, 시야가 흐려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빛에 대한 민감도가 증가하고, 눈의 색상이 변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은 안과 전문의가 세극등현미경 검사를 통해 진단하며, 눈의 구조 검사와 시력검사를 실시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내장의 유일한 치료법은 수술입니다. 흐려진 수정체를 제거하고 인공 수정체를 삽입해 시력을 개선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수술 후 시력이 대부분 회복되며, 일상생활에 빠르게 복귀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시력을 점차 잃게 됩니다. 녹내장은 유전적인 요인, 노화, 안압 증가 등이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녹내장은 만성적으로 진행되며, 시야의 테두리가 점차 좁아지는 것이 특징입니다. 초기에는 증상이 뚜렷하지 않은 경우가 많아 유의해야 합니다. 녹내장은 안과 전문의가 안압 측정, 안저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할 수 있습니다. 녹내장 치료법으로는 안압강하제(안압을 낮추는 약물)의 사용, 레이저 시술, 수술 등이 있습니다. 조기에 진단해 적절한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며, 녹내장으로 인한 시신경 손상은 되돌릴 수 없는 시력 손실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합니다. 녹내장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안압을 꾸준히 모니터링하고, 안압강하제나 수술로 안압을 조절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을 통해 조기 진단하고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좋습니다. 녹내장의 위험 요소인 고혈압, 당뇨병 등의 관리도 중요합니다.

백내장과 녹내장은 눈의 노화로 인해 발생하는 질환으로, 각각의 특징, 진단법, 치료 방법, 예방법이 다릅니다. 백내장은 눈의 수정체가 흐려지는 것이 특징이며, 수술로 치료가 가능합니다. 녹내장은 안압이 증가하여 시신경이 손상되는 것이 특징이며, 안압강하제, 레이저 시술, 수술 등으로 치료가 가능하고,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중요합니다. 예방을 위해서는 정기적인 안과 검진과 안압 관리가 필요합니다.

바쁘고 피곤하더니 눈이 잘
안보인다면, 혹시 중심망막병증?

최은영 교수

과로나 과음 후에 시야 중심 부분이 잘 안 보이면서 색감이 흐려지거나 선이 휘어 보인다면 중심망막병증을 의심해보아야 합니다. 중심망막병증은 눈에서 필름 역할을 하는 얇은 신경 조직인 망막의 중심 부분 아래에 물이 차서 시력이 저하되는 질환입니다. 이 질환은 20~50대 젊은 남성에서 흔히 발생하며, 스트레스와 스테로이드 사용이 원인이 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한약이나 건강식품에 포함된 스테로이드도 발생 위험을 높일 수 있으며, 먹는 스테로이드뿐만 아니라 비강 스프레이나 피부 연고에 포함된 스테로이드 성분도 과다 사용하면 이 질환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중심망막병증이 의심되면 안과에 내원해 망막 전문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안저촬영과 빛간섭단층촬영, 망막혈관조영술 검사를 받아 중심망막병증이 맞는지, 황반변성은 아닌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 빛간섭단층촬영은 망막 아래쪽에 물이 얼마나 차 있는지, 망막색소상피나 시세포층에는 이상이 없는지 확인할 수 있습니다(뒷장 그림 1). 망막혈관조영술은 어느 혈관 근처에서 물이 새는지 알 수 있는 검사이며 새는 위치와 정도에 따라 치료 방법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뒷장 그림 2).

중심망막병증은 자연적으로 호전될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처음 증상이 발생한 후 2~3개월 동안은 경과를 관찰하며 기다려볼 수 있는데, 스테로이드를 사용하는 중이라면 중단하고 스트레스 관리에 신경 쓰는 것이 좋습니다. 하지만 증상이 3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재발이 반복되는 경우에는 누출 부위에 국소적으로 레이저 치료를 하거나 혈관내피생성인자를 막는 항체를 안구에 주사하는 치료를 해볼 수 있습니다. 이러한 치료가 어렵거나 치료 효과가 부족한 경우에는 광역학치료가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광역학치료는 비정상적인 혈관에만 선택적으로 레이저가 작용하도록 광감작물질을 정맥에 주사한 후 약한 레이저로 치료하기 때문에 시력에 중요한 중심부에 누출이 있는 경우에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치료할 수 있습니다. 광역학치료 후에는 최소 48시간 동안 가시광선을 피해야하기 때문에 시간적인 여유를 두고 시행하는 것이 좋습니다.

눈에 생긴 점, 안구 종양일 수도

김민 교수

따뜻한 계절,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어 마스크를 벗고 야외 활동을 하면서 피부에 점이 생기거나 눈에 백내장이 생기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선크림과 선글라스를 사용하는 사람이 많습니다. 눈 속에도 점이 생길 수도 있는 사실을 알고 있나요? 피부에 점이 생기는 것과 마찬가지로, 눈 주위나 눈 속에도 점이 생길 수 있습니다.

눈 속에는 카메라의 필름에 해당하는 망막(retina)이라는 신경 조직이 있으며, 이 망막에 맺힌 이미지를 시각 경로를 통해 뇌로 전달하고, 머리에서 영상정보를 해석해 사물을 봅니다. 망막 바깥쪽에는 맥락막(choroid)이라는 조직이 있어 망막에 산소와 영양분을 공급하는데, 눈 속의 점은 주로 이 맥락막 부위에 생겨 맥락막 모반(choroidal nevus)이라고 합니다. 피부에 점이 생겼다고 해서 모든 점에 조직검사를 하지 않듯이, 눈 속에 생긴 맥락막 모반 모두 조직검사를 받아야 하는 악성종양은 아닙니다. 하지만 피부에 생긴 점이 이상소견을 보이며 커지는 경우 악성을 의심하고 조직검사를 시행하듯이, 눈 속에 생긴 맥락막 모반의 경우에도 악성을 시사하는 소견이 존재하며, 이러한 경우 악성종양인 맥락막 흑색종(choroidal melanoma)의 가능성을 평가받기 위해 안구 종양 전문의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발병 원인에 대해선 연구가 더 필요하나 환경적 요인으로 자외선 노출도 원인 중 하나로 지목됩니다. 맥락막 흑색종은 안구 내 발생 위치에 따라 다르지만 대부분 초기에 특별한 증상을 보이지 않아 진단이 어렵습니다. 하지만 종양이 진행하면서 이차적인 망막박리 및 망막하액 등에 의해 시야결손이나 시력 저하 등의 증상이 생겨 암이 상당히 진행된 상태로 늦게 발견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다만 눈의 중심인 ‘황반부’ 근처에 암이 생기면 초기부터 시력 저하, 상의 왜곡등이 나타나기 때문에 일찍 발견해 치료할 수 있습니다. 안구암은 희귀암인 데다 증상이 비특이적이고 다양해서 다른 안과질환과 감별이 쉽지 않아 포도막염, 망막박리, 황반변성 등 양성 질환으로 오인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안구암은 조직검사 없이 육안 관찰에 의해 진단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험 많은 안과 전문의의 진료가 필수입니다.

안구종양은 진단도 어렵지만 그동안 치료법은 안구적출이 최선이었는데, 근접 방사선치료(plaque brachytherapy)를 도입하면서 안구 보존율과 생존율이 높아졌습니다. 방사선 동위원소가 들어 있는 판(plaque)을 종양이 위치한 부위 바깥쪽 공막 부위에 고정해 병변에 직접적으로 방사선을 쬐어 종양 세포들을 파괴하는 방법입니다. 치료 기간은 짧게는 1~2일, 길게는 일주일 정도이고 종양 크기가 큰 경우는 종양 자체를 수술적으로 제거하고 남아 있을 수 있는 눈에 보이지 않는 종양 세포에는 근접방사선치료를 시행함으로써 종양의 완치를 목표로 치료합니다.

눈 건강에 도움되는 식품

스마트폰, 컴퓨터, TV 등 눈을 혹사하는 디지털 기기를 많이 쓰면서 눈 건강에 좋은 식품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눈 건강은 삶의 질에 미치는 영향이 크므로 평소에 잘 관리해야 한다. 꾸준히 섭취하면 눈 건강에 좋은 영양소에는 비타민 A, 루테인, 지아잔틴, 오메가 3, 비타민 C, 안토시아닌 등이 있다.

비타민 A

건강한 시력 유지에 필수적인 영양소이며, 비타민 A의 전구체인 베타카로틴은 항산화제 역할을 한다. 비타민 A가 결핍되면 어두운 곳에서의 적응 반응이 느려지는 야맹증, 시력 감소, 안구건조증, 각막연화 등이 생길 수 있다. 비타민 A는 소, 간, 생선기름 등에 있고, 베타카로틴은 당근, 토마토 등에 풍부하며 기름과 함께 섭취하면 몸에서 더 잘 흡수된다.

루테인·오메가 3

루테인은 눈으로 들어오는 빛을 걸러주는 필터 기능을 하며, 황반을 구성하는 물질로 우리 몸에서는 합성되지 않아 식품으로 꾸준히 섭취해야 하며 키위, 오렌지 등 과일과 양배추, 브로콜리, 케일 등 녹색잎 채소와 단호박 등에 풍부하게 들어 있다. 고등어, 연어와 같은 등푸른 생선에 많이 들어 있는 오메가 3는 눈 보호막의 주성분으로 눈물층을 안정화해 안구건조증의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준다.

안토시아닌

슈퍼푸드로 불리는 블루베리에는 항산화기능이 뛰어난 안토시아닌이 풍부하게 들어 있다. 안토시아닌은 외부에서 들어온 빛의 자극을 뇌로 전달해주는 단백질인 로돕신의 합성을 도와 시력 저하를 예방하고 눈 기능을 향상해준다.백내장녹내장 안저정상정상 안저

어린이 눈 건강! 이렇게 지켜요~

① 태어난 지 백일이 지나면 한 눈씩 가려서
눈 맞춤이 잘되는지 확인해주세요.

② 만 3세 이후에는 적어도 1년에 한 번
안과에서 시력검사를 하세요.

③ 책이나 영상매체는 30cm 이상 거리를
두고 보세요.

④ 영상매체를 볼 때는 20분마다
휴식 시간을 가지세요.

⑤ 실외활동은 적어도 일주일에 5일,
하루 2~3시간 이상 하면 좋습니다.

⑥ 손 씻기를 잘해주세요.

⑦ 음식을 골고루 섭취하세요.

⑧ 안경 착용, 피하지 마세요.

⑨ 장난감 총 등 위험한 장난감은 피해주세요.

⑩ 눈질환이 의심되면 반드시
안과 전문의와 상담해주세요.

- 대한안과학회·한국사시소아안과학회

정기적인 안저검사는 필수!

안저검사는 안구 뒷부분에 위치한 망막, 시신경, 황반을 전반적으로 관찰하는 검사다. 산동제를 투여하고 10~20분 정도 지나면 동공이 확장되는데 이때 확장된 동공을 검안경으로 직접 관찰하거나 안저카메라로 사진을 찍는다. 최근에는 안저카메라 광학 기술의 발달로 산동제 없이도 검사할 수 있다. 비교적 간편한 검사이며, 부작용도 없다. 안저검사는 황반변성, 당뇨망막병증, 녹내장 등 3대 실명 질환을 조기에 발견하는 데 가장 필요한 검사일 뿐만 아니라 눈 건강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검사다. 고위험군이나 40대 이상 성인은 1년에 한 번 안과를 찾아 검진을 받는 것이 좋다.

노화로 생기는 백내장과 녹내장

중심망막병증의 망막 사진

망막검사에서 발견된 안구 종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