받은 사랑을 다시 베푸는 것만큼 가슴 따뜻한 일이 있을까? 강남세브란스병원과 ㈜SR, 메이크어위시 코리아의 도움을 받아 ‘일러스트집 만들기’라는 소원을 이룬 김청원 군은 일러스트집 판매 수익금 전액을 난치병 환아들에게 기부했다.
글 편집실 / 사진 메이크어위시 코리아
김청원 군의 일러스트집 『DREAM』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에 참여
강남세브란스병원과 ㈜SR은 지난 2019년 9월 SRT 수서역에 건강기부계단을 설치하고 이용자 수에 따라 일정 금액을 사회공헌기금으로 적립해 메이크어위시 코리아에 전달해왔다. 메이크어위시 코리아는 적립한 기부금으로 꾸준히 난치성 환아의 소원을 실현해주고 있다.
2022년 8월에는 급성림프구성백혈병 환아 김청원 군의 위시데이가 열렸다.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은 림프구계 백혈구가 악성 세포로 변하여 골수에서 증식하고 말초 혈액으로 퍼지면서 간, 비장, 림프계, 대뇌, 소뇌, 척수 등을 침범하는 질병이다. 2020년 초 다른 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던 청원 군은 우연히 급성림프구성백혈병을 진단받고 꾸준히 치료를 받아왔다. 현재는 항암치료를 마치고 3주에 한 번 내원해 외래 진료를 보고 있다.
여러 수치도 잘 회복됐고, 컨디션도 좋아 운동이나 뮤지컬 관람을 하는 등 일상생활에 지장이 없는 상태다. 항암치료로 우울해하던 청원 군은 기분전환도 할 겸 메이크어위시에 소원을 신청해보면 어떻겠냐는 간호사 선생님의 제안으로 메이크어위시 코리아와 인연을 맺었다.
평소 항암치료를 받을 때 예능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울적한 기분을 달랬던 청원 군의 소원은 유명 예능인 만나기였다. 하지만 아쉽게 만남이 불발됐고, 그림 그리기를 좋아하는 청원 군은 전부터 꿈꿔왔던 자신의 그림으로 책 만들기를 소원으로 진행했다. 처음에는 책을 만드는 것만 생각했지만, 이왕 책을 제작한 김에 판매해 그 수익금을 기부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청원 군은 일러스트집 『DREAM』에 힐링을 주제로 치료가 끝나면 가고 싶은 여행지들을 그림으로 표현해 담았다. 책에 들어갈 그림을 그리는 것부터 용지 종류와 책의 크기, 추가 구성품과 판매 방법 등 모든 과정에 참여했다.
“제 이름 청원의 청이 ‘푸를 청(靑)’이어서 ‘푸른’, 원을 동그라미로 바꾸어서 ‘푸른동그라미’라는 활동명을 지었습니다. 처음에는 책을 만드는 일을 단순하게 생각해서 그림만 그리면 될 줄 알았는데 이것저것 결정할 일도 많아서 조금 힘들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선생님들이 도와주셔서 무사히 해낼 수 있었어요. 제가 직접 그린 그림들로 책을 출판했다는 게 너무 뿌듯했습니다.”
상상이 현실이 된 기부금 전달식
2022년 8월 청원 군이 직접 그린 그림으로 채운 일러스트집 『DREAM』이 완성됐고, 출판기념회 형식으로 위시데이를 진행했다. 지난 5월 11일에는 『DREAM』의 판매 수익금을 기부하는 전달식이 열렸다. 항암치료를 받으려고 드나들던 병원에 기부자가 되어 방문하니 감회가 새롭다는 청원 군. 치료를 받을 때마다 언젠가 환자복이 아닌 ‘내 옷’을 입고 병원에 의료진을 만나러 오겠다던 상상이 현실로 이루어진 순간이었다고. 지금도 과거의 자신처럼 병마와 싸우고 있을 다른 환아들에게 괴롭고 힘든 날도 있겠지만 하루하루 버티다 보면 웃을 수 있을 거라는 응원의 말을 남긴 청원 군은 감사 인사를 전했다.
“제가 직접 그린 그림들로 책을 만들고, 저만을 위한 출판기념회를 준비해주신 강남세브란스병원과 ㈜SR, 메이크어위시 코리아 선생님들께 감사드립니다. 또 바쁜 와중에도 기부금 전달식에 참석해 축하해주신 총장님과 교수님들, 간호사 선생님들께도 감사하다고 전하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