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더위와 일교차가 심할 때 조심

‘통증의 왕’ 대상포진

대상포진을 흔히 ‘통증의 왕’이라고 부릅니다. 통증 등급 지침에 따르면 대상포진 및 대상포진 신경통은 초·중기 암 환자가 느끼는 통증보다 심한 통증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이뿐만 아니라 우울증, 불면증, 식욕부진 등 각종 신경정신과적 문제를 동반하기도 합니다.

대상포진은 수두 바이러스가 몸속에 잠복해 있다가 신체 면역력이 저하되었을 때 다시 활성화되면서 발생합니다. 처음에는 몸살감기와 유사한 통증이 발생하고 뒤이어서 붉은 반점과 수포가 생깁니다. 붉은빛을 띠는 발진이 시간이 지나면 물집이 되고 띠 형태를 이루게 됩니다. 이러한 물집은 대부분 7~10일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점점 증상이 완화됩니다.

더위와 일교차가 심하면 대상포진도 증가

국내 대상포진 환자 수는 5월부터 급증해 8월에 절정을 이룹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자료에 따르면 2019년 대상포진으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74만 4,516명입니다. 이는 2015년 대비 약 11% 증가한 수치입니다. 남성 환자보다 여성 환자가 61% 더 많았고, 50~60대 환자가 전체 환자의 45%를 차지할 정도로 많습니다. 무더위와 습한 날씨, 냉방기 가동 등 실내외 큰 온도차로 인한 면역력 저하가 대상포진 발생 원인으로 추정됩니다.

대상포진 치료와 대상포진 후 신경통

대상포진이 의심된다면 첫 번째 발진 이후 72시간이 지나기 전에 병원을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대상포진이 확진되면 항바이러스제를 처방받게 되는데, 이는 신경 손상 정도를 완화하며 치료 속도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됩니다. 통증이 심하다면 항바이러스제와 함께 진통제도 처방받아야 합니다. 대상포진 후유증이 대상포진 후 신경통입니다. 대상포진 피부병변이 좋아지고 난 뒤에도 척수에서 비정상적인 감각 통증 전달 신호와 과정의 변화가 지속적으로 남는 것입니다. 발병 후 1개월 혹은 3개월 이상 증상이 이어지기도 합니다.

인종별, 지역별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대상포진 환자 중 5~30%가 신경통으로 발전합니다. 60세 이상 고령이거나, 초기 극심한 통증이 있었거나, 피부의 수포 병변이 광범위하게 퍼진 경우, 눈을 침범한 경우, 수포 발생 전에 극심한 전구증상이 있었을 때는 대상포진 후 신경통으로 갈 위험도가 커집니다. 대부분 바이러스가 침범한 신경 병변 해당 부위에 따라 타거나 찌르는 듯한 느낌, 깊은 곳에서 욱신거리는 통증 등으로 나타납니다. 통증을 제대로 관리하지 못하고 만성화되면 더욱 복잡한 양상을 보이게 되는데, 지속적인 통증과 함께 갑자기 오는 발작성 통증 때문에 불안감, 우울감이 심해지고 불면증도 찾아올 수 있습니다.

예방접종과 대상포진 예방

이렇게 극심한 고통을 주는 대상포진을 예방하는 방법은 면역력 관리와 예방접종입니다. 대상포진 예방접종은 평생 1회 접종하면 되는데,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상포진 예방접종을 하면 50대에서 70%, 60대에서 64%의 예방 효과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예방접종과 함께 면역력 관리도 중요한데, 평소에 면역력 유지를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특히 무더위가 기승을 부리는 7~9월이나, 일교차가 커질 때 면역력 관리에 더욱 신경써야 합니다.

대상포진 예방법

날씨가 궂으면 더 아프다?

날씨와 관절의 상관관계

‘비가 오려나~’ 우중충한 날씨에 어르신들이 허리나 무릎 통증을 더 많이 느끼는 모습을 많이 보았을 것입니다. 실제로 진료실에서도 관절염이 있는 부위나 이전에 다친 부위를 두고 ‘날씨가 안 좋으면 더 아픈 것 같다’라고 하는 분을 많이 봅니다. 날씨에 따라 증상이 달라진다는 이 현상은 과학적 근거가 있는 것일까요 아니면 오래전부터 전해 내려오는 편견일까요?

날씨와 관절은 상관없다?

날씨와 관절 통증이 관련 있다는 속설의 진실은, 아직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합니다. 날씨가 관절 통증에 영향을 미친다고 주장하는 측의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비가 오는 날은 저기압이 형성되는데, 상대적으로 관절 안의 압력이 증가해 무릎 주변의 통증을 느끼는 신경을 더 자극할 수 있습니다. 둘째, 높은 습도가 관절 주변 조직의 팽창과 수축에 영향을 주어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다고 합니다. 셋째, 비가 오는 날은 상대적으로 기온이 낮아 관절 주변 조직이 더 경직되게 하고 활액막의 점성을 높여 통증이 악화될 수 있습니다. 넷째, 비가 오면 일조량이 줄어 통증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호르몬의 변화가 발생하게 됩니다. 일조량이 줄어들게 되면 ‘행복 호르몬’이라고 불리는 세로토닌이 우리 몸에서 분비가 줄어들게 되고, 이로 인해 직간접적으로 통증이 더 심해질 수 있습니다. 또 일조량이 줄어들면 멜라토닌 분비가 증가하고 이것이 우울감을 유발해 통증이 심해질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습니다.

비 오는 날이 며칠 동안 계속되는 장마철이면 이러한 영향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더군다나 장마철에는 수일간 활동이 줄어들 가능성이 높기에 노인들은 근력 약화와 관절 강직으로 인한 통증을 추가로 일으킬 가능성도 있습니다. 또 장마철에는 온도와 습기 때문에 냉방을 지속적으로 하다 보니 문제가 있는 관절의 온도가 낮게 유지되면서 통증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는 이론일 뿐이고 실제로 분석을 해보니 날씨와 관절 통증은 직접적 연관성이 없다고 밝힌 연구 결과들도 있습니다. 이렇게 연관성이 없다고 주장하는 측에서는 비 오는 날 통증을 더 심하게 느끼는 이유가 인간의 편향된 사고의 결과라고 주장합니다. 날씨가 좋은 날 느끼는 통증은 날씨와 연관 짓지 않고, 비 오는 날 아픈 통증만 기억하려는 사람의 성향 때문이라는 거죠.

국제적 권위의 학술지 <PAIN>에 2020년 발표된 종설 논문에서는 날씨와 만성 통증의 연관성을 다룬 연구 결과 43개를 분석했습니다. 그런데 재밌게도 기온이 만성통증과 연관 있다는 연구가 51%, 연관성이 없다는 연구가 49%였습니다. 비슷하게 기압, 습도가 만성통증과 연관이 있는지도 모두 반반으로 의견이 갈렸습니다. 결론적으로 날씨가 만성통증에 영향을 주는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연구에 따라서 다른 결과를 보이는 이유는 관절 통증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이 수없이 많고, 날씨에 따른 사람들의 행동양식이 일정하지 않기 때문인 것으로 보입니다. 예를 들어 비가 오더라도 원래부터 야외 활동을 많이 하지 않는 사람들에게는 큰 영향이 없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적절한 온도와 활동 유지

장마철 관절 통증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적절한 실내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관절 부위를 따뜻하게 해주면 증상 예방에 큰 도움이 됩니다. 또 활동량 감소로 인한 근력 약화와 관절 강직은 날씨와 무관한, 분명한 통증의 원인이므로 활동량을 유지하고 스트레칭 등 운동을 하는 것이 권장됩니다.

여름철 관절 건강 지키기

고온과 강한 자외선 주의!

일광화상·일사병·열사병

강한 햇볕이 내리쬐는 여름은 높은 기온과 자외선 때문에 일광화상, 일사병, 열사병 환자가 늘어나는 계절입니다. 야외 활동이나 불가피하게 고온과 자외선에 노출되기 전 긴소매 옷과 모자, 자외선차단제 등으로 예방하고 증상이 있을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여름철 가장 흔한 일광화상

여름이면 살이 빨갛게 익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강가나 바닷가뿐만 아니라 햇볕이 강한 시간에 무방비 상태로 운동을 하는 경우 자외선에 의한 화상을 입기 쉽습니다. 햇빛이 닿은 피부는 빨갛게 되고 부종이나 막이 얇은 물집이 생깁니다. 또 열이 나고 화끈거리는 통증이 생기는데 심할 때는 두통과 함께 발열 등 전신증상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피부 발적과 통증은 보통 일광 노출된 지 2∼6시간 후에 시작되어 24시간 후면 절정에 이르게 됩니다. 그 후 계속 자외선에 노출되면 피부세포가 멜라닌색소를 만들어 피부가 검게 그을려 보이게 됩니다. 급성 일광화상에 의해 발적 및 통증만 있는 경우는 1도 화상이며, 자가 치료가 가능합니다. 일광화상을 입었을 때는 화상 부위를 식혀주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다만 화상 부위에 바로 얼음을 갖다 대면 자극이 심하여 통증이 있을 수 있습니다. 충분히 식힌 다음 보습제를 바르는 것이 좋습니다. 통증이 심하면 진통제를 복용하고 환부에 압력을 가하지 않는 것이 통증을 줄이는 방법입니다. 물집이 생긴 경우는 2도 표재성 화상으로, 터트리면 상처를 통해 세균 감염이 될 수 있으므로 일부러 터트리지 않도록 하고, 병원에 방문해 상처 관리에 대한 주의사항을 알아두도록 합니다.

노인에게 많이 발생하는 일사병

일사병(heat exhaustion)은 열탈진이라고도 하며, 더운 환경에서 전해질과 수분이 소실되어 생기는 전신증상 증후군을 말합니다. 대부분 열에 상당 시간이 노출됐으나 수분과 염분 섭취를 제대로 하지 않아 발생하며 노인에게서 일어나는 경우가 흔합니다. 땀을 많이 흘리고 창백해지며 두통, 위약감, 구역, 구토, 어지럼증 등을 호소하며 피부가 차고 젖어 있으며 체온은 크게 상승하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일사병이 의심되면 일단 열에 노출되는 환경에서 벗어나서 서늘한 곳에서 쉬면서 시원한 음료, 특히 염분이 포함된 음료를 마시는 것이 좋습니다. 맥주 등 알코올음료나 카페인이 든 음료는 이뇨 작용을 일으키므로 피합니다. 차가운 물로 샤워나 목욕을 하는 것도 괜찮으며 증상이 심하다면 병원에서 수액을 맞아 수분과 염분을 보충합니다.

열사병

지나치게 더운 장소에 장시간 있거나, 오랫동안 뜨거운 햇볕에 노출되면 체온조절중추가 외부의 열 스트레스에 견디지 못해 기능을 잃습니다. 땀 흘리는 기능이 망가져 지속적으로 체온이 상승하는데, 이를 열사병(Heart Stroke)이라고 합니다. 대개 고열의 밀폐공간에서 일하는 사람들과 같이 환경적으로 고온 다습한 환경에 장시간 노출되는 경우에 많이 발생합니다. 체온이 40도 이상으로 상승하고 땀이 나지 않아 피부가 건조하며 체내에서 효소(enzyme)작용이 저해되고 장기 기능이 떨어지게 되므로 열 관련 질환 중 가장 심각한 응급 상황입니다. 심한 두통과 어지러움, 구역질 증상을 보이며 의식이 흐려지거나 심하면 의식을 잃기도 하므로 의식의 변화가 일사병과 가장 쉽게 구분할 수 있는 차이점입니다. 열사병을 치료할 때는 무엇보다 환자의 체온을 적극적으로 낮추어 정상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해열제는 효과가 없으며, 적절한 조치가 없을 시 치사율이 높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열사병 역시 예방이 중요한데, 더운날 실내라면 에어컨을 틀거나 창문을 열어 환기하고 수시로 전해질과 수분을 섭취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어쩔 수 없는 작업 환경이라면 자주 교대해 고온의 환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시간을 부여해야 합니다.

여름철 흔한 일광화상 예방법

여름철 장염으로 오해하기 쉬운

염증성 장질환

무덥고 습한 여름철에는 세균, 바이러스의 증식이 활발해서 급성 장염으로 병원을 찾는 사람이 늘어납니다. 그러나 이런 환자 중에는 감염성 장염보다는 훨씬 드물지만 지속적으로 치료, 관리해야 하는 염증성 장질환도 포함되어 있습니다. 여름철에 발생한 장염에서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 그리고 진단과 치료에 대하여 알아봅니다.

염증성 장질환을 의심해야 하는 경우

여름철에 가장 흔한 장염은 주로 상한 음식이나 오염된 물을 섭취한 후 수시간에서 수일 내에 발생합니다. 배가 아프고 구역감, 구토 증상과 함께 설사가 발생하며, 혈변, 점액변이 보이기도 합니다. 이러한 급성 설사의 원인은 크게 감염성과 비감염성으로 나뉘지만, 90% 이상은 세균이나 바이러스에 의한 감염성 장염입니다.

급성으로 장염 증상이 발생하여 감염성 장염으로 의심하고 적절하게 치료를 받았으나 시간이 흘러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 경우가 있습니다. 특히 4주 이상 설사가 지속되면 감염성보다는 비감염성 원인을 찾아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발생하는 만성염증 질환으로, 과민성장증후군과 함께 만성 설사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비감염성 질환 중 하나입니다. 크게 대장에 국한되어 발생하는 궤양성대장염과 위장관 전체를 침범할 수 있는 크론병으로 나뉩니다.

궤양성대장염은 20~30대에 가장 많이 발병하지만, 성인이면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복통, 설사, 혈변, 점액변, 대변 절박증(참을 수가 없어 급하게 배변함) 등이 대표적인 증상입니다. 심하면 입원 치료를 받아야 하는 발열, 다량의 혈변, 구토, 전신 쇠약감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궤양성대장염보다 10~20대에 훨씬 더 많이 발병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4주 이상 체중감소를 동반한 복통과 설사가 있거나, 10~20대 젊은 환자 중 치료해도 재발하는 치루 또는 항문 주위 농양이 있을 때 크론병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염증성 장질환이 주목을 받는 이유는 국내 유병 환자 수가 급격히 증가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국민건강관리공단 분석 자료에 따르면 2019년 환자 수는 궤양성대장염 37,000명, 크론병 18,000명으로 10년 전에 비하여 2.3배 이상 증가했습니다.

급성 감염성 장염은 대부분 1~2주 이내에 호전되므로, 4주 이상 복통, 혈변을 동반한 설사가 반복될 경우 염증성 장질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하여 혈액검사, 대변검사, 대장내시경검사를 추천합니다.

염증성 장질환, 어떻게 치료할까?

크론병과 궤양성대장염은 고혈압, 당뇨병처럼 만성질환이므로, 진단되면 평생 약물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적절히 치료하지 않으면 위장 증상 외에도 다양한 전신 증상, 질환, 합병증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습니다. 크론병은 장협착, 치루, 복강내 농양, 항문 주위 농양, 대장암 또는 소장암 등 심각한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고, 궤양성대장염도 적절히 관리하지 않으면 급성 중증악화, 독성 결장, 대장암의 발병 위험이 높아집니다. 약물로 치료할 수 없는 합병증이 발생한 경우에는 수술을 해야 합니다.

염증성 장질환은 아직까지 완치할 수 없는 ‘난치성’ 질환으로 알려져 있지만, 대부분의 환자는 적절한 약물 치료로 관해를 유지할 수 있습니다. 치료제로는 스테로이드, 항염증제, 면역조절제 등이 사용됩니다. 최근 신약 개발과 임상시험이 진행되면서 효과가 좋고 부작용이 개선된 새로운 생물학제제, 소분자제제도 지속적으로 개발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진단이 늦을수록 합병증이 발생할 위험이 높아지고 치료 효과도 떨어지므로, 장염 증상이 지속될 경우 한 번쯤 의심하고 전문가에게 상담 진료를 받는 것이 좋습니다.

국내 염증성 장질환 환자 수 증가 추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