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이면 어김없이 나타나는

알레르기성 질환

움츠러들었던 우리의 몸과 마음도 같이 활짝 피어나는 봄. 어김없이 우리를 괴롭히는 불청객이 있습니다. 바로 황사와 미세먼지 같은 대기오염물질과 꽃가루입니다. 꽃가루에 알레르기 질환을 가지고 있는 경우뿐만 아니라 대기 중의 꽃가루나 오염물질들은 알레르기 질환이 없는 경우에도 나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비염 하면 알레르기 비염을 떠올리게 되지만 비염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 비염은 특정한 항원에 의한 염증 반응이 면역글로불린 E(immunoglobuline E)에 의해 매개될 때 나타나는 반응을 말합니다. 즉, 참나무나 자작나무 등의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같은 특정 항원이 원인일 때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진단내리게 됩니다.

알레르기 항원은 꽃가루 같은 계절성, 집먼지진드기나 곰팡이 같은 통년성으로 구분할 수 있으며, 계절성 항원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특정 계절에, 통년성 항원에 반응을 보이는 경우는 연중 내내 증상이 나타납니다. 봄철은 황사나 미세먼지가 심해지는 시기입니다. 대기오염물질은 산화스트레스를 유발해 기도 과민성의 증가나 알레르기 면역 반응을 악화시켜 비염 증상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알레르기 항원 중에서 정확한 원인을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며, 피부에 작은 바늘을 이용하여 자극을 하고 항원물질을 떨어뜨려 피부 반응을 보는 피부단자 검사나 혈액검사를 통해 특정 항원에 대한 특이 면역글로불린 E가 증가한 상태인지 확인하여 진단을 내리게 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 있다면?

외출 자제 건조하고 바람 부는 날, 오전 5시~10시

외출 전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www.pollen.or.kr), 한국환경공단(www.airkorea.or.kr) 등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 예보 확인

외출 시 모자, 마스크 착용

외출 후 얼굴과 손 씻기, 옷 털고 들어오기, 생리식염수로 코안 세척

항원 회피, 약물 치료, 면역치료와 수술적 치료

알레르기 비염의 증상을 완화하기 위해서 가장 먼저 할 수 있는 방법은 원인이 되는 항원을 회피하는 것입니다. 꽃가루는 건조하고 바람이 부는 날에 더 심하게 나타나며, 대기 중 농도는 아침 5시부터 10시까지 가장 높으므로 이러한 날이나 시간대에는 야외 활동을 피하는 것이 좋습니다.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를 착용하고 외출 후에는 얼굴과 손을 잘 씻고, 외부에서 옷을 잘 털고 들어오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생리식염수를 이용해 코안을 세척해주면 꽃가루나 오염물질, 염증반응매개물질, 점액 등을 제거하여 증상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한국꽃가루알레르기연구협회(www.pollen.or.kr)ㅁ나 한국환경공단(www.airkorea.or.kr) 등에서 대기 중 꽃가루 농도에 대한 예보나 지역별 통합대기환경지수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으니 도움받을 수 있습니다.

항원 회피나 보존적인 치료만으로 증상이 나아지지 않으면 약물 치료를 진행합니다. 일반적으로 항히스타민제, 류코트리엔 수용체 길항제, 비강 내 스테로이드제 등을 증상의 정도에 따라 사용하게 됩니다. 비충혈로 인해 코막힘이 너무 심하거나 수면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는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도 도움이 됩니다. 다만, 국소 항울혈제 스프레이는 장기간 사용하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어 5일 이내로 사용할 것을 권고합니다.

이러한 약물에도 효과가 없는 경우나 약물에 부작용이 있는 환자들에게는 면역치료를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면역치료는 알레르기의 원인 항원을 조금씩 증량하여 주입함으로써 염증 반응을 호전시키고 자연 경로를 변화시키는 방법입니다. 주사를 이용하는 피하면역요법과 경구로 투여하는 설하면역요법이 있으며, 적어도 3년 이상의 장기 치료가 필요하다는 점을 고려해야 합니다.

마지막으로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해볼 수 있습니다. 비갑개의 점막 부피를 줄여줌으로써 비강의 통기도를 개선해 코막힘을 좋게 할 수 있으며, 점막하 혈관이나 분비샘의 수가 줄어들게 됨으로써 재채기나 콧물 등의 증상 개선도 기대할 수 있습니다.

나른하고 무기력해지는

봄철 피로감

추운 겨울이 지나고 다시 찾아온 봄은 모든 생물이 활기차게 활동할 수 있게 따스함을 선사합니다. 봄이 시작되는 3월. 3월(March)의 어원은 군신이며 농업의 신인 마르스(Mars)에서 기원합니다. 행진하듯(march) 다가오는 햇빛은 봄의 푸르름을 움트게 하지만, 동시에 우리에게 너무나도 무거운 눈꺼풀을 선물하여 이겨내기 힘든 졸음을 가져오기도 합니다.

봄이 되면 찾아오는 나른한 증상은 일반적으로 춘곤증이라고 합니다. 영어로 spring lethargy 또는 spring fatigue라고 부르는데, 이는 피로감이 특징인 신체의 일시적인 환경 부적응증입니다. 대부분은 피로하고 졸리는 증상을 많이 호소하며 때로는 입맛이 없다거나 불면증, 두통, 심하면 무기력증을 호소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춘곤증의 원인은 아직까지 의학적으로 명확히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대표적인 이론으로 일주기의 변화를 많이 이야기합니다. 봄이 오면서 해가 일찍 뜨게 되면 체내 생체리듬도 바뀝니다. 인체 신진대사 기능은 겨울에 익숙해져 있어, 봄의 환경에 적응하는 데 시간이 걸리며 이때 쉽게 피곤해집니다. 낮이 길어지면서 세로토닌의 분비가 늘어 우리 몸에 활력을 주지만 봄이 되면서 이 호르몬의 변동 폭이 커 체내 스트레스로 작용할 수도 있습니다.

춘곤증 자체는 병이 아니고 보통 1~3주가 지나면 증상이 없어집니다. 춘곤증을 이겨내는 방법은 누구나 알고 있듯이 규칙적인 취침·기상 시간, 충분한 영양소 섭취, 가벼운 운동이나 스트레칭, 과하지 않은 커피 섭취입니다.

커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

커피 타임은 언제가 좋을까?

춘곤증으로 인한 졸림을 이겨내려고 많은 사람이 아침에 기상 직후나 오전 업무를 시작할 때, 점심 식사 후 오후 근무 시간에 커피를 마시곤 합니다. 커피를 마시기 가장 좋은 시간은 바로 오전 9시 30분에서 11시 30분 사이입니다. 이 시간이 좋은 이유는 몸에서 분비되는 ‘코르티솔(cortisol)’ 때문입니다. 코르티솔은 급성 스트레스에 반응해 분비되는 물질로, 스트레스에 대항하는 신체에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해주는 역할을 합니다. 주의력과 집중력을 향상하고, 신진대사와 면역체계 반응, 혈압 등을 조절하기도 합니다. 또 아침에 우리 몸을 각성하게 만들기 위해서도 분비되는데, 아침 일찍 커피를 마시면 코르티솔이 과하게 분비되어 우리 몸은 더욱 스트레스를 받게 됩니다.

봄과 함께 찾아오는 피곤함, 무기력함이 춘곤증 때문만은 아닙니다. 계절성 우울증(SAD, Seasonal Affective Disorder)의 한 종류인 봄철 우울증은 앞서 설명한 생체리듬의 변화도 원인이지만 화려해지는 계절과 달리 본인만 초라한 것 같은 ‘상대적 박탈감’ 또는 진학, 취업, 승진과 같은 ‘새로운 상황’도 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식욕저하나 체중감소, 심한 무기력증으로 인해 누워지내는 시간이 많아진다면 SAD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춘곤증 같은 피로함이 오래 지속되고 충분히 휴식을 취해도 해소되지 않으면서, 검사에서 큰 이상 소견을 보이지 않는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해야 합니다. 새롭고 발병 원인이 분명한 피로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거나 휴식해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 수행 능력이 증상 전에 비하여 떨어지는 동시에 기억력 장애나 근육통, 인후통, 또는 다발성 관절통 등이 있다면 만성피로증후군을 의심할 수 있습니다. 단순한 피로 이상의 증상들이 있다면 의료진을 방문하여 상담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컨디션 저하나 감기 후 치통

축농증 때문일 수도?!

꽃샘추위로 감기에 걸려 콧물이 나오거나 코막힘 증상으로 힘들어 하는 분이 많습니다. 또 컨디션이 안 좋거나 감기가 나으면서 치아에 통증이 생기는 경우를 가끔 보게 됩니다. 치통을 치료하러 치과를 찾으면 치아가 원인이 아니라는 이야기를 들을 때가 있습니다. 치아에 통증이 있더라도 치아 외의 원인일 경우가 종종 있는데, 상악동염과 상악 치아의 관계 때문입니다.

사람의 얼굴 및 머리뼈에는 여러 기능을 하고 머리뼈의 무게를 줄여주는 동굴 형태의 공간이 많습니다. 상악동은 위턱뼈에 존재하는 공간으로, 안와 아래쪽에 자리 잡고 있습니다. 이 공간은 코와 연결돼 있어서 호흡을 통해 외부에서 들어온 공기를 따뜻하게 데워서 폐로 들어가게 하고 공기의 불순물을 정화해주는 역할을 하기도 합니다. 정상적인 상악동은 섬모로 덮여 있고 섬모 운동에 의해 점액이 코로 자연스럽게 배출됩니다. 이러한 섬모 운동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아 점액이 상악동 내에 고여 염증을 일으키는 것이 상악동염, 즉 축농증이라 불리는 질환입니다.

상악동염과 치아의 관계

상악동 내에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은 크게 치성과 비치성으로 나뉩니다. 대부분의 상악동염은 코의 이상 때문입니다. 감기나 비염 등의 원인으로 코 속의 점막이 부어오르면 상악동의 점액 배출이 원활하지 못하게 되어 상악동염이 생깁니다. 가끔 코가 아닌 치아가 원인이 되어 상악동염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전체 상악동염의 10~12%를 차지합니다.

즉, 상악동염 때문에 치아에 통증을 유발할 수도 있고, 치아에 문제가 있을 때 상악동염을 유발할 수도 있습니다. 이러한 이유는 상악 치아들, 특히 견치~구치부가 상악동과 위치적으로 긴밀하게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상악동저부터 치근까지 거리는 대구치부위에서 가장 짧고 앞쪽 치아로 갈수록 길어지는데 평균거리는 대구치부위에서 0.8~1.5mm 정도입니다. 즉, 상악 구치부치아에 염증의 원인이 있는 경우 상악동으로 염증이 전파되기 쉬운 구조입니다.

염증의 원인 파악이 중요

상악동염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염증의 원인을 파악해야 합니다. 어떠한 질병이든지 원인을 분명하게 알아야 올바른 치료가 가능합니다. 먼저 치아 통증을 동반하는 상악동염의 경우에는 일단 통증이 있는 치아의 증상 및 임상검사가 필수입니다. 아픈 부위가 불명확하고 여러 치아가 타진에 민감하며, 저작 시에 둔한 통증이 있는 경우에는 비치성 상악동염일 가능성이 높으며, 이 경우 통증을 호소하는 상악 치아에 국소마취를 해도 통증이 감소하지 않습니다. 반면에 깊은 치아우식, 괴사된 치수, 재감염된 근관충전 등은 치근단 치주염과 치성 상악동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좀 더 면밀한 진단을 위해 CBCT(Cone Beam CT) 촬영이 필요합니다. 비치성 감염의 경우 보통 양측성으로 감염되는 경우가 많은 반면 치성의 경우에는 편측성으로 상악동염이 생기며 좀 더 국소적인 점막의 비후가 관찰됩니다.

원인에 따른 적절한 치료

감별진단이 중요한 이유는 원인에 따라서 치료방법이 달라지기 때문입니다. 치성 상악동염은 원인이 되는 치아의 치료나 뽑아냄이 상악동염의 치료 이전에 이루어져야 하며, 필요할 경우에는 구강-상악동 누공에 대한 처치가 동반되어야 합니다.

반면에 비치성 상악동염은 치아에 통증이 있더라도 치아에 대한 치료가 동반되어야 하는 경우는 드물고 대부분 약물치료를 먼저 시도하게 됩니다. 급성 상악동염은 10일~2주 정도 항생제를 근간으로 한 약물치료를 하며, 급성기가 지난 후에는 상악동 천자 및 세척법을 시행하기도 합니다. 만성 상악동염은 급성과 유사하나 항생제를 좀 더 길게 투여하고 수술적인 방법을 고려하기도 합니다.

불현듯 찾아오는 어깨통증

혹시 오십견?!

어느덧 코로나19 대유행이 시작된 지 3년, 병원을 찾는 이들이 다시 늘고 있습니다. 지난 5년간 환자가 가장 많이 증가한 정형외과 질환을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서 찾아보니 1위는 골다공증, 2위는 어깨 질환이었습니다.

어깨는 복합한 구조만큼이나 질환의 종류도 다양합니다. 이중 단순 근육통을 제외하면 오십견과 회전근개질환, 석회화건염이 가장 많아 3대 어깨 질환으로 불립니다. 오십견을 앓는 환자는 극심한 통증을 호소하며 간단한 동작조차 불가능한데, 대체 그 이유는 무엇일까요? 어깨는 신체 중 가동범위가 가장 큰 관절입니다. 이 관절을 둘러싸고 있는 주머니와 같은 활액낭에 염증이 생기며 굳는 것을 오십견이라고 합니다. 이 활액낭에는 감각 신경이 광범위하게 분포되어 있어 굳어 있는 범위 이상으로 움직이게 되면 심한 통증이 유발됩니다. 주로 팔을 위나 옆, 뒤로 돌릴 때 통증이 발생하며, 자려고 누웠을 때 통증 때문에 잠들지 못하거나, 어렵게 잠이 들었어도 통증으로 인해 잠에서 자주 깨는 등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됩니다. 오십견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서 발생하며, 내과적으로는 당뇨, 갑상선 질환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명확하게 확립된 진단 기준이 없기 때문에 임상 증상에 따라 진단하게 됩니다. 통증이 주된 증상이지만 운동제한 소견이 명확하지 않을 수 있어 환자 개개인의 과거력, 외상 및 수술 과거력을 확인해야 합니다.

보존적 치료로 완치 가능

치료를 시작하기에 앞서 보존적 치료로 완치가 가능하다는 확신과 질병에 대한 이해가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치료는 크게 보존적 치료와 수술적 치료로 나뉘며, 보존적 치료에는 약물치료, 주사치료, 물리치료(도수치료, 체외충격파 등)가 포함되며, 보존적 치료에 실패하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치료의 원칙과 순서는 염증 조절을 통한 통증 감소 후 운동 치료이며, 통증 치료 중 가장 기본적인 치료가 약물 및 주사 치료입니다. 약물과 주사 치료는 통증을 줄여주어 일상생활과 수면의 질을 향상하고, 운동 치료 시 발생하는 통증을 줄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점에서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약물 치료 시 가장 흔히 쓰이는 종류인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NSAIDs)는 오십견 환자에서 통증의 원인이 되는 활막염을 표적으로 합니다. 주사치료 시 가장 흔히 사용되는 스테로이드 역시 활막염의 진행 및 악화를 차단하며 관절막 섬유화 진행을 억제하는 역할을 합니다. 하지만 콩팥 기능이 좋지 않은 환자는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제의 사용을, 당뇨가 있는 환자는 스테로이드 제제를 주의하며 사용하여야 하기에 반드시 의사와 상의해야 합니다.

통증 조절 후 운동 치료 시작

통증이 어느 정도 조절되었다면 운동 범위 회복을 목적으로한 치료를 시작합니다. 주의할 점은 가동 범위가 완전히 회복된 후 근력운동으로 진행되는 방식이어야 한다는 것입니다. 심한 통증을 유발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점차 늘려가는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며, 전방 굴곡 운동, 외회전 운동, 내회전 운동 등의 순서로 진행합니다(그림). 치료 목표는 반대쪽 정상 어깨와 동일한 운동 범위를 갖는 것으로 합니다.

약물치료와 물리치료, 주사치료 등 보존적 치료를 6개월 이상 시행했는데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으면 수술적 치료를 고려합니다. 오십견은 1개월 이상의 어깨통증과 함께 운동범위 제한이 발생한 경우 전문 진료를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오십견 재활운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