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의 행복을 위협하는
질환과의 진정성 있는 승부

유방암센터

최근 10년 동안 여성 암 환자가 급격히 늘었다. 특히 유방암 환자는 2000년 6,234명에서 2019년 2만 4,933명으로 급증했다. 중장년층 여성에게 주로 발생하던 유방암은 발병 나이도 점점 낮아지면서 정기검진과 조기 발견의 중요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국내 최초의 유방암센터로 예방과 조기 발견의 필요성을 알리고, 유방암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일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를 찾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유방암 전문 치료의 초석을 다지다

1995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내에서 처음으로 유방암센터를 설립했다. 유방암 환자는 그리 많지 않던 시절이었지만, 당시 미국에서 유방암 공부를 하고 돌아온 故 이희대 교수가 국내에도 유방암 환자가 증가할 것이라고 예상해 선제적으로 센터개념의 유방암클리닉을 도입한 데서 출발했다.

당시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가 가장 집중한 부분은 외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병리과, 종양내과, 재활의학과, 산부인과, 성형외과, 정신과 등 여러 진료과와 유기적인 협진을 통해 통합치료를 이루는 일이었다. 다학제라는 개념이 정착되기 전 유방암을 진단, 치료하고 재활에서 성형까지 아우르고, 정서적 안정을 도모하는 심리치료까지 가능한 포괄적인 서비스 제공이 가능해지자 병원을 찾는 환자가 크게 늘었다. 검사부터 수술까지 길면 한 달이 걸리던 것을 일주일로 줄여 원스톱 서비스를 선보인 것도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유방암 치료의 명가로 자리매김하게 한 요소로 작용했다.

또 국내에서 처음으로 겨드랑이 감시 림프절절제술을 도입한 것도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였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유방암에 걸리면 유방을 모두 절제하는 것이 일반적이었지만, 당시 센터장이었던 故 이희대 교수는 유방의 일부분만 절제하고, 방사선치료를 통해 유방을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법을 도입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에 크게 기여했다. 이처럼 유방암 전문 치료의 초석을 단단하게 다진 덕분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국내외 최고 수준의 유방암 치료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

대학병원의 기능은
경쟁력 있는 연구로부터

2000년대 들어 다른 대형병원들도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센터모델을 벤치마킹해 유방암센터를 도입했고, 유방암에 대한 활발한 연구와 적극적인 치료를 시작했다. 이 같은 분위기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유방암센터 5개년 계획’을 수립하고 연구 분야를 강화해나갔다. 진료와 수술도 중요하지만 대학병원의 기능은 환자를 바탕으로 경쟁력 있는 연구를 진행하는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그 일환으로 2014년 국내 최초로 유방암수술중방사선치료(IORT)를 실시했다. 유방암은 환자의 유방 보존이 가능한 경우에는 유방보존술 후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것이 하나의 표준 치료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종양이 있던 자리에만 국소적으로 실시할 수 없어 유방 전체에 방사선을 조사해야 했고, 고용량의 방사선을 한 번에 조사할 수 없어서 치료 기간이 길다는 단점이 있었다. 반면, 유방암수술중방사선치료는 유방보존술을 실시한 후 수술실에서 곧바로 방사선치료를 시행하는 기법이다. 수술 부위에 직접 방사선을 조사해 방사선치료 기간을 현저히 줄일 수 있고, 불필요한 부위에 방사선을 조사해야 하는 문제점을 해결할 수 있다. 유럽을 중심으로 이미 여러 나라에서 기존 방사선치료를 대체하는 치료법으로 사용되고 있지만, 기존 연구는 모두 유럽인 대상이라 한국인을 위한 학술적 검증 자료가 전무한 상태였다. 이에 정준 교수팀이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정성에 대한 연구를 진행해 기존 방사선치료 방법과 견주어도 안전하다는 사실을 입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가 표방한 경쟁력 있는 연구가 빛

을 발한 성과였다.

육체는 물론, 환자 심리까지 어루만지는 힐링터치 감사예배장면

2022년 유방암 인식향상을 위한 핑크리본 걷기대회

유방암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데 앞장설 것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가 자부하는 또 하나의 강점은 최대한 환자편의를 고려하고, 환자중심의 진료를 하는 것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느끼는 불편함 중 하나가 병원 스케줄에 맞춰 검사와 진단이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일반적으로 검사하는 데 한 달, 결과 보는 데 한 달이 걸린다. 워낙 환자가 많다 보니 어쩔 수 없는 환경이고 환자들도 이 부분을 감안하고 있지만, 간혹 납득할 수 없는 일정이 주어질 때는 불만이 쌓일 수밖에 없다. 최대한 환자의 편의를 우선해 스케줄을 조정하고, 피치 못할 상황이라 하더라도 환자가 납득할 수 없는 스케줄은 센터 차원에서 지양하고 있다.

유방암은 1기에 조기 발견하면 5년 생존율이 90%가 넘지만, 이 시기를 놓치면 3기부터는 70% 이하로 떨어진다. 유방암이 많이 생기는 시기는 40~50대로, 이때 여성들이 자녀 교육에 신경 쓰다가 자신의 건강을 돌보지 못해 뒤늦게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아 의료진으로서는 안타까운 마음이 크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지난 2006년부터 유방암 환자와 가족, 일반 시민이 참여하는 ‘유방암 인식 향상을 위한 핑크리본 걷기대회’를 개최해 유방암의 위험성과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는 일에 앞장서고 있다. 또 유방암 환자들이 느끼는 마음의 상처와 고통을 이겨내고 치료에 전념할 수 있도록 17년째 매주 목요일에 ‘힐링터치 감사예배’를 열어 암과 싸우는 환자를 위해 함께 기도하는 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지난해 860례 수술을 했고, 올해는 이미 1천례를 훌쩍 넘겼다. 수술 건수가 의료기관의 성적을 가늠하는 잣대가 되겠지만, 이에 만족하지 않고 새로운 치료를 선도하기 위해 꾸준히 연구하고 예방을 위한 지속적인 활동을 이어오는 모습에서 유방암센터의 진정성이 느껴진다.

강남세브란스병원만의 방식으로
경쟁력을 더하다다

정준 유방암센터장

강남세브란스병원 유방암센터는 국내 최초의 유방암센터로서, 각 분야 유방암 전문가들로 구성돼 가장 체계적이고 발전된 최신 진단검사와 치료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환자중심의 진료, 의료진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루어지는 연구 활동도 우리 센터의 자부심입니다. 새로운 치료를 선도하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는 가운데 환자들을 위한 힐링터치 예배 등 우리 병원만의 방식으로 경쟁하며 국내는 물론 세계 어느 병원과 견주어도 뒤지지 않는 유방암센터로 자리매김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국내 유방암 환자는 매년 늘어나는 추세이며 40~50대가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유방암은 국내 여성암 1위를 차지할 만큼 여성의 행복을 위협하는 질환이며, 조기 발견과 3기 이후 발견의 생존율이 극명하게 갈리는 만큼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막연한 두려움으로 피하기보다는 정기적으로 검진을 받아 건강을 지키시길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