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도 어김없이 체크!

독감 예방접종

코로나19로 마스크와 함께 생활한 지 2년이 넘었지만 아직 끝이 보이지 않습니다. 마스크 착용으로 여러 가지 감염질환 발생 빈도가 줄긴 했지만 여전히 9월이 되면 독감 예방접종에 관심을 기울여야 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이 지금도 진행형입니다. 이전에는 매우 낯설었던 마스크 착용, 사회적 거리두기 등 개인 방역 수칙이 이제는 익숙해졌고 전례없이 심각한 공중보건 위기로 다가온 코로나19 대유행은 우리 삶의 많은 요소에 영향을 미쳤습니다.

확진자의 의무 격리, 코로나19 선별 검사, 출입국의 어려움 등 불편한 요소도 많지만 코로나19 확산을 막기 위해 강력하게 시행한 고강도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다른 질환도 함께 감소시키는 이차적인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그중에서도 실내외 마스크 착용 의무화로 독감을 일으키는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다른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이 많이 줄었습니다.

그러나, 실외 마스크 착용 의무가 해제되었듯이 코로나19 확진자를 줄이기 위한 개인 또는 집단 방역 수칙들을 아주 오랜 기간 동안 계속 강력하게 수행하기는 어렵다. 또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고 생활하는 가정 내에서는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동일하게 독감과 호흡기 바이러스에 의한 감기와 폐렴이 전파될 위험성은 늘 존재합니다.

코로나19 대유행 이전과 동일하게 현재도 매년 9~11월에 독감예방접종은 필수입니다. 독감과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동시 감염되는 경우도 많을 뿐만 아니라 코로나19와 독감의 고위험군이 거의 동일하기 때문입니다. 독감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도 변이가 매우 흔하게 일어나기 때문에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가 달라집니다. 아무리 면역 상태가 양호해도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독감 예방접종의 가장 중요한 목적은 감염으로 인한 입원과 사망률을 줄이는 것이며, 독감 접종군은 미접종군에 비해 중증감염으로 진행될 확률이 현저하게 줄어듭니다. 따라서 고위험군에 속할 경우 매년 독감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입원하지 않고 겨울을 건강하게 보내는 방법입니다.

최근까지만 해도 계란에서 바이러스를 배양하여 백신을 만들곤 했지만 지금은 세포 배양 방식으로 백신을 만드는 경우가 더 많아졌습니다. 하지만 계란 알레르기가 있는 경우에는 꼭 해당 의료기관 및 담당 의사에게 알리고 접종 여부를 결정해야 합니다. 절대적인 금기는 아니지만 미열, 근육통뿐만 아니라 몸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몸 상태가 좋아질 때까지 며칠 미루었다가 접종하는 것이 좋습니다.

독감 예방접종이 꼭 필요한 고위험군

6~59개월 소아

50세 이상 성인

임신부

천식을 포함한 만성 호흡기질환, 단순 고혈압을 제외한 만성 심혈관질환, 만성 신장질환, 만성 간질환, 혈액질환, 당뇨와 같은 만성질환으로 치료 중인 경우

고형 장기 이식, 조혈모세포 이식 수혜자 및 장기간 스테로이드를 복용하고 있는 경우, 이 외의 면역억제제 복용으로 면역저하 상태에 있는 경우

장기 요양시설이나 요양병원에 거주하거나 입원하고 있는 경우

가을철 주의해야 하는

급성 발열 질환

쯔쯔가무시병, 신증후군출혈열, 렙토스피라증은 대표적인 가을철 급성 발열 질환으로 9~11월에 많이 발생합니다. 발열과 두통 등 전신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며 심할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어 야외 활동에 각별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쯔쯔가무시병(Scrub typhus)

오리엔티아 쯔쯔가무시균(Orientia tsutsugamushi)에 감염된 털진드기를 매개로 인체에 감염을 일으킵니다. 잠복기는 1~3주이며, 갑자기 시작되는 발열, 오한, 두통이 초기 증상이고 이후 기침, 구토, 근육통, 복통이 동반되며 발진, 괴사 딱지인 가피(eschar), 림프절 비대가 나타납니다. 일부에서는 다장기 기능 부전, 저혈압, 뇌증, 신부전, 호흡 부전 등 중증으로 진행해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진단은 혈액검사로 가능하고 항생제로 치료합니다. 현재 효과적인 예방백신은 없으며 야외 활동 시 진드기 기피제를 사용하고 긴 옷을 착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신증후군출혈열(Hemorrhagic fever with renal syndrome)

전국적으로 매년 300~400명의 환자가 발생하는 신증후군출혈열은 주요 매개체가 쥐입니다. 한탄바이러스(Hantaan virus) 또는 서울바이러스 (Seoul virus)에 감염된 쥐의 소변, 타액, 대변 등 이 건조되어 사람의 호흡기를 통해 감염을 일으키며, 바이러스에 감염된 쥐에 물렸을 때도 전파 가능합니다. 잠복기는 5-42일이며, 무증상부터 발열, 출혈, 신부전의 특징적인 소견과 오한, 근육통이 나타날 수 있습니다. 중증으로 진행하는 경우는 소변 양 감소 시기를 지나 하루 1-2L 이상 소변 양이 증가하는 이뇨기가 관찰됩니다. 혈액검사로 진단하며, 수액 등의 대증요법으로 치료합니다. 직업적으로 신증후군출혈열 바이러스에 노출될 위험이 높은 집단 (농부, 작업장 인부, 군인)이나 관련 실험실 연구원 등에서 위험요인과 환경을 고려하여 제한적으로 예방접종을 권고합니다.

렙토스피라증

등줄쥐, 개, 소, 돼지 등은 이 질환의 가장 주요한 보균 동물이며, 렙토스피라균은 보균 동물의 소변으로 배설되어 흙, 진흙, 지하수, 개울, 논, 강을 오염시킵니다. 오염된 물이나 소변에 직접 접촉하거나 간접적으로 노출되어 감염이 발생합니다. 두통, 근육통, 오한을 동반한 발열이 초기 증상이며, 구토, 결막 충혈, 복통, 구토와 발진도 동반될 수 있습니다. 심한 경우 피가 섞인 가래인 객혈도 관찰되며 대부분은 경증으로 지나가지만, 5~10%는 중증의 황달, 신부전, 저혈압, 출혈을 보이는 중증 Weil씨병으로 진행하며 사망에 이르기도 합니다. 혈액, 소변 검사를 통해 진단하고 대증 치료와 신속한 항생제 투여가 필요합니다.

그림 1. 피부를 통해 감염을 일으키기는 매개체인 진드기, 물린 흔적인 가피(Eschar)

예방법

ㆍ야외 활동 및 작업 시 풀밭 위에 옷을 벗어 놓거나 눕지 말기

ㆍ몸에 벌레, 진드기 기피제를 뿌려 해충의 접근을 막을 것

ㆍ작업 중 풀숲에 앉아서 용변을 보지 말 것

ㆍ작업 시 긴 옷을 입고 바지나 소매를 단단히 여밀 것

ㆍ손발의 상처 유무를 확인하고 장화, 장갑 등을 착용할 것

ㆍ작업복 등을 세탁하고 반드시 목욕을 할 것

ㆍ감염 위험이 높은 집단(군인, 농부 등)은 신증후군출혈열 예방접종을 시행할 것

ㆍ작업 후 발열, 물린 자국 등이 있으면 즉시 진료를 받을 것

ㆍ물과 음식물은 철저히 끓이거나 조리해서 섭취

*출처 : 『감염학』 대한감염학회, 군자출판사, 2014
A typical case of scrub typhus (tsutsugamushi disease), BMJ Case Reports, 2014
A.D.A.M Online Health Image
Leptospirosis in the Asia Pacific region, BMC infectious diseases, 2009

가을철 호흡기를 위협하는

감기·천식·알레르기비염

콧물을 훌쩍거리고 콜록콜록 기침 소리가 많이 나는 계절이 돌아왔습니다.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감기와 알레르기비염, 천식은 중요한 호흡기를 위협하는 질병이므로 손 위생과 환기, 생활환경을 청결하게 하며 일상생활에서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흔하지만 조심해야 하는 감기

낮과 밤의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날씨가 지속되면 우리 몸의 저항력이 떨어집니다. 이렇게 약해진 호흡기가 미세먼지에 의해 점막이 자극을 받게 되거나 감기 바이러스에 노출되면 감기나 독감 등 호흡기 감염이 발생합니다. 감기는 신체의 저항력이 떨어졌을 때 각종 바이러스에 의해 생기고 몸을 잘 보호해주면 저절로 낫는 단순한 병이지만 그렇게 약해진 호흡기는 심해지면 합병증으로 폐렴까지 발생할 수 있습니다.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에 의한 감기가 가장 흔하며, 계절이 바뀔 때 가장 흔한 바이러스로는 인플루엔자(Influenzae)와 파라인플루엔자(Parainfluenza viruses), 호흡기세포융합바이러스(Respiratory syncytial virus infection) 등이 있습니다. 최근에는 코로나19로 인해 위생에 신경을 쓰면서 감염 위험이 줄긴 했지만 여전히 대표적인 환절기 질환입니다.

감기 바이러스는 손을 통한 직접 접촉, 콧물이나 기침 등을 통한 공기 감염, 감염된 사람과의 밀접 접촉으로 전파되는 경우가 흔하므로 거리두기를 잘 지키고, 외출 시 마스크를 잘 사용하고, 흐르는 물로 손을 20초 이상 비누로 세척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또 물을 자주 마셔 기관지가 건조해지는 것을 막고, 적절한 수면과 운동, 비타민과 프로바이오틱스 섭취가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환기와 습도에 민감한 알레르기비염

계절이 바뀔 때마다 연속적인 기침, 계속 흐르는 맑은 콧물, 코막힘, 가려움증 등이 있으면 알레르기비염의 악화를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비염이란 알레르기 원인 항원에 노출 후 면역글로불린 E(IgE) 매개성 과민반응에 의해 발생하는 비점막의 염증성 질환으로, 계절성과 통년성으로 분류합니다. 계절성 증상은 주로 목초(grass), 수목(tree), 잡초(weed) 등 화분에 의해 발생하고 통년성은 주로 집먼지진드기, 바퀴벌레, 곰팡이, 애완동물의 털 등에 의해서 발생합니다.

이 가운데 집먼지진드기 관리가 중요합니다. 침구는 물세탁이 가능한 소재를 사용하고, 55℃ 이상의 뜨거운 물에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세탁하며 실내습도를 50% 미만으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을·겨울철에는 환기를 자주 하는 것만으로 효과적일 수 있으며, 가습기를 사용하거나 젖은 수건을 건조대에 말려 습도가 부족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알레르기 원인물질을 피하는 것이지만 근본적인 회피가 어렵기 때문에 적절한 예방과 약물치료로 증상을 조절해야 합니다.

실내외 오염 물질이 원인인 천식

잦은 기침과 호흡곤란이 오거나 쌕쌕거리는 숨소리가 들린다면 만성 기관지 질환인 천식의 악화를 의심해봐야 합니다. 천식은 기도 과민성과 반복적인 기관지 폐쇄를 특징으로 하는 기관지의 알레르기 염증 반응으로, 집먼지진드기, 꽃가루, 공해, 동물털, 비듬, 바퀴벌레 등으로 악화될 수 있습니다. 가을이 되면 천식의 다양한 악화 인자들이 늘어나기 때문에 조심해야 합니다.

천식 악화의 원인으로는 호흡기 바이러스 감염 혹은 알레르겐의 노출이 가장 흔한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그 외에도 실내 외 공기오염물질, 알레르기비염, 부비동염 등 상기도질환, 기상변화, 운동 및 과호흡, 식품 혹은 약물 투여, 스트레스 등이 천식의 악화 요인입니다. 천식 악화는 천식 환자에게 흔히 발생하는 병적 상태를 말하며, 환자의 컨디션이나 면역상태에 따라 가볍게 증상을 일으키는 경증에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중증악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습니다.

여름 장마가 지나고 가을에 들어서면 바이러스 감염, 집먼지진드기 등 실내 알레르겐, 잡초류 및 목초류의 화분과 같은 실외알레르겐, 급격한 일교차 등 다양한 천식의 악화 인자의 증가가 예상되므로 이에 대비해야 합니다. 또 계절의 변화에 관계없이 악화 요인으로 작용하는 간접흡연 및 실내오염 물질 등에 대한 관리도 필수입니다.

대부분 노화에 의한 현상

비문증

시야에 날파리나 실 모양의 검은 형체가 날아다니는 비문증은 나이들면서 흔히 겪는 안과 증상입니다. 대부분은 안구를 채우고 있는 투명한 유리체가 노화하면서 생긴 자연스러운 현상이라 걱정하지 않아도 됩니다. 하지만 비문증의 개수가 갑자기 늘어나거나 커튼을 친 것처럼 가려 보인다면 다른 원인 때문일 수 있어 망막 전문진료를 받아봐야 합니다.

비문증(floater)은 날파리증이라고도 하는데, 마치 날파리처럼 보이는 작고 검은 형체가 시야에 떠다니다가 쳐다보려고 하면 시선을 따라 시야를 가로지르며 날아가기 때문에 붙여진 이름입니다. 보이는 모양은 다양해서 반점이나 원형으로 보일 수도 있고, 실이나 거미줄 모양으로 나타날 수도 있습니다. 밝은 하늘을 볼 때는 수가 많아 보이지만 어두운 곳에서는 사라져버리기도 합니다.

비문증의 다양한 모양

비문증은 왜 나타날까요? 우리 눈의 내부는 유리체로 채워져 있는데, 유리체는 무색의 투명한 젤리 모양으로 생긴 콜라겐 조직입니다. 나이가 들수록 유리체는 액체화되고 부피가 줄어드는데, 이때 주름이나 덩어리가 생기면서 미세한 혼탁을 만들게 됩니다. 이렇게 혼탁하게 변한 유리체 조각이 눈 속을 부유하면서 만들어낸 증상이 비문증입니다. 근시가 심한 경우에는 이러한 변화가 상대적으로 젊은 나이에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안구 단면 그림에서 본 유리체와 비문증

노화 현상의 일부인 비문증

이처럼 생리적인 원인으로 부유물이 발생하는 것은 50대 이상에서 70% 정도가 경험할 정도로 흔한 노화 현상의 일부이고 문제가 없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하지만 갑자기 시야 중심에 많은 수의 부유물이 떠다니기 시작하면 안과에 내원해 망막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주변부의 망막 조직이 미세하게 찢어지면 비문증이 갑자기 늘어날 수 있기 때문인데, 이러한 경우에는 망막이 박리되는 것을 예방하기 위해 찢어진 부분에 레이저 치료를 해야 합니다. 부유물이 갑자기 늘어나면서 시야의 일부분이 커튼을 친 듯이 가려 보인다면 이미 망막박리가 진행되어 수술이 필요한 응급한 상황일 수 있습니다. 또 시력이 떨어질 정도로 뿌옇게 비문증이 생겼다면 유리체에 발생한 출혈이나 염증 때문일 수 있으므로 검사를 받아 정확한 원인을 찾고 그에 맞는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생리적 비문증은 시야에 나타나는 검은 형체의 크기가 지나치게 커서 시야 중심을 가리는 정도가 아니라면 치료하지 않아도 되지만, 일상생활에 지장을 줄 정도로 불편함이 심하다면 충격파 레이저로 부유물을 작게 부수거나 흐트러뜨리는 치료를 해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깨진 부유물의 숫자가 늘어나 불편함이 오히려 심해지거나 레이저 충격파가 뒤쪽까지 전달되어 망막에 손상을 일으킬 위험도 있습니다. 부유물을 더욱 확실하게 제거하기 위해 유리체를 제거하는 방법도 있지만, 백내장이나 망막에 다른 합병증을 일으킬 가능성이 있기에 권하지 않습니다.

비문증은 눈에 거슬리기도 하고 집중을 방해하는 성가신 증상이지만, 생리적인 노화 현상인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걱정할만한 증상은 아닙니다. 다만 갑자기 비문증이 발생했거나 검은 형체의 개수가 많이 늘어났을 때는 망막 전문의에게 진료를 받아 보아야 합니다. 눈에 다른 문제가 없는 생리적 비문증이라고 판명되면 안심해도 됩니다. 처음 비문증이 생겼을 때는 검은 형체가 크고 진하게 보여 시야를 많이 가리는 느낌이 들고 불편함이 심할 수 있지만, 무시하며 지내다 보면 어느새 시야 중심에서 사라지거나 연해져서 눈에 잘 띄지 않게 변할 수도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