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화기내과 조재희 교수

난치성 담도암의
새로운 내시경 치료 전략

담도암은 발견하기도 어렵고 치료도 어려운 암으로 알려져 있다. 인구 고령화로 환자는 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이 30% 미만이다. 소화기내과 조재희 교수는 ‘담도암으로 인한 간문부 폐색 환자에서 담도 내 고주파 소작술의 유용성과 안전성 연구’에서 효과적인 결과를 도출해냈다. 담도암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 향상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글 조재희 소화기내과 교수

담도암과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 치료법

담도암은 담즙(쓸개즙)이 배출되는 통로인 담도에서 발생하는 암이다. 2021년 국가암등록 통계에 따르면 연간 7,383건(9위)이 발생했다. 특히 췌장암과 마찬가지로 조기 진단이 어렵고 치료가 잘 되지 않아 5년 생존율이 30% 미만인, 예후가 매우 불량한 암이다. 수술적 치료가 유일하나 간문부 폐색을 동반한 담도암은 수술이 어렵고, 황달이 발생해 환자의 병세가 쉽게 악화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최근 인구 고령화와 새로운 담도암 치료법의 필요성으로 인해 고주파 소작술(RFA, radiofrequency ablation), 광역동치료(PDT, photodynamic therapy) 등 다양한 국소 소작법이 각광받고 있다. 고주파 소작술은 간암과 신장암에서 많이 활용되는 치료법으로, 고주파 발열을 이용하여 종양의 응고 괴사를 유도하는 치료법이다. 하지만 다른 암들과 달리 담도암은 육안으로 볼 수 있는 큰 종괴를 형성하지 않고 담도를 따라 퍼지면서 담도 폐색을 유발하기 때문에 체외에서 고주파 전극 바늘을 종양 부위에 위치시키는 고주파 소작술을 적용하기 어렵다. 이러한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ERCP(역행성담췌관조영술) 담도 내시경을 통한 카테터 기반의 고주파 소작기술이 개발됐다.

특히 국내에서는 세계 최초로 온도 조절 담도 내 고주파 소작기기(ELRATM; STARmed Co.)를 개발해 담도암 고주파 소작술(ID-RFA, intraductal radiofrequency ablation)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연구자는 ELRATM 고주파 소작 치료법의 대동물 전임상실험 검증과 다양한 임상 연구를 진행한 경험을 토대로 간문부 담도암에서 고주파 소작술을 적용하는 전향적 임상 연구를 진행했다.

<그림 1> 국내 개발 온도 조절 ELRATM 고주파 소작 카테터 및 발생기

<그림 2> ERCP 유도하 담도 고주파 소작술의 개요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

이 논문에서는 간문부 담도암과 간문부 악성 협착이 발생한 담낭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전향적 무작위 다기관 비교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ID-RFA를 시행한 군(n=15)과 대조군(n=15)을 1:1 매칭해서 비교 분석을 진행했는데, ID-RFA 이후 담도 스텐트의 개통기간은 178일과 122일(P=0.154), 생존기간은 230일과 144일(P=0.643)로 통계학적 차이는 없었다. 하지만 ID-RFA를 시행한 간문부 담도암에서 대조군과 비교해 담도 스텐트가 오랫동안 기능이 유지되는 경향성을 확인할 수 있었다.

또 흥미롭게도 담관 협착의 길이가 11mm 이상인 간문부 담도암은 ID-RFA 이후 스텐트 개통기간이 175일로 나타나 대조군의 121일보다 오랜 기간 기능이 잘 유지됨을 확인했다(P=0.028). 담도 내 고주파 소작술의 간문부 적용에 있어 ID-RFA 연관 부작용의 발생 위험도 증가를 우려했지만, 시술 이후 양 군 간에 부작용 발생 빈도 차이는 없었다. 이를 통해 연구자 등은 ID-RFA가 간문부 악성 협착에서 안전하고 효과적인 새로운 치료법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예후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

담도암은 조기 진단이 어렵고 예후가 불량해 난치병으로 인식되고 있는 질환이다. 특히 간문부 협착이 동반된 담도암은 황달, 담도염이 자주 재발하고, 추가적인 약물 치료나 수술적 치료가 어렵기 때문에, 더욱 효과적인 진단과 치료를 위해서는 다학제 진단과 치료가 필수적이다.

많은 간문부 담도암 환자들은 ERCP 치료에도 불구하고 체외 담관 배액관을 유지한 채로 여생을 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이러한 삶의 질 저하를 극복하고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서는 새로운 국소 치료법을 도입해야 한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한 바와 같이 ERCP 유도하 내시경적 담도 고주파 소작술은 담도 스텐트 개통기간 연장을 통해 예후와 삶의 질을 개선할 수 있는 치료법이다.

특히 ERCP 유도하 ID-RFA 시술은 ERCP 시술을 진행하는 동시에 담도 내 종양을 쉽게 소작하고 제거하는 국소 치료법이기 때문에 추가적인 시술 부담이 없고, 전신 항암화학요법을 병용하여 생존기간 연장도 기대할 수 있다. 앞으로 더 많은 환자를 대상으로 내시경적 고주파 소작 치료법 연구가 진행되어 다학제 내시경 치료법의 일환으로 ID-RFA의 새로운 역할 정립을 기대한다.

<그림 3> 간문부 담도암에서 ID-RFA 시술과 담도 스텐트 삽입

<그림 4> 간문부 담도암(길이 11mm 이상)과 Bismuth 분류의 차이에 따른 담도 스텐트 개통기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