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역력 높이는,
근채류로 만든 밥상

근채류는 뿌리와 줄기를 모두 식용으로 사용하는 뿌리채소를 말합니다. 흔히 채소를 생각할 때 녹황색 채소를 가장 먼저 떠올리지만 실제 영양분은 뿌리에 더 많이 저장되어 있습니다. 대부분의 뿌리채소는 가을을 지나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부는 계절에 맛과 영양이 가장 좋다고 합니다. 면역력이 떨어지기 쉬운 요즘, 땅의 기운을 가득 담은 뿌리채소에 대해 알아볼까요?

진행 편집실 / 사진 백기광 / 요리&스타일링 박정윤(노하우스) / 김우정 강남세브란스병원 영양팀장 / 레시피 최은정 한양여자대학교 식품영양학과 겸임교수

뿌리로 먹는 채소에는 감자, 고구마, 당근, 연근, 우엉, 무, 토란, 생강, 파, 도라지 등 흔히 먹는 익숙한 채소들이 포함됩니다. 채소마다 좋은 점들이 다르기 때문에 오늘은 몇 가지만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감자는 비타민 B, C가 풍부해 항염증 및 항산화 효과가 탁월하며 섬유질이 많아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추고 칼륨은 혈관을 확장해 혈압을 낮추는 데 도움이 됩니다. 또 면역력을 증진해주는 카로티노이드 성분을 함유해 심장병, 고혈압 등의 예방에도 좋습니다.

우리나라 사람이 선호하는 뿌리채소 중 하나인 고구마는 칼슘, 칼륨, 인을 포함하여 비타민 A, B1, B2, C, E 등이 고루 함유되어 비타민의 보고라고 할 수 있습니다. 고구마의 베타카로틴 성분은 체내 활성산소의 활동을 억제하고 껍질에 풍부한 안토시아닌 또한 노화 예방과 항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생고구마를 자를 때 나오는 하얀 진액인 알라핀(jalapin)이라는 수지배당체는 식이섬유와 함께 장 운동을 돕는 효과가 있어 변비를 개선하고, 콜레스테롤 배설 및 대장암 예방에도 도움을 줍니다. 다만 감자와 고구마에는 탄수화물이 많으므로 당뇨가 있다면 섭취에 주의해야 합니다.

색깔이 예쁜 당근에는 녹황색 식품에 함유된 비타민 A인 베타카로틴이 풍부해 항산화·항염증 효과가 뛰어납니다. 점막이나 피부의 면역기능을 정상적으로 유지하고, 피로 해소, 피부 미용에 좋으며 매일 당근을 25g 먹으면 심혈관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습니다. 베타카로틴은 기름을 함께 사용하여 조리할 때 몸속에서 더 잘 흡수됩니다.

연근을 자르면 실 같은 것이 엉켜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이것은 뮤신(mucin)이라는 물질로 위벽을 보호하고 단백질 흡수를 도와 소화를 촉진하는 역할을 합니다. 연근에는 비타민 C가 풍부해 피로 해소, 감기 예방, 노화 방지에도 효과가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김밥의 필수 재료 중 하나인 우엉은 오래전부터 혈액을 깨끗이 하고 혈액순환을 도우며 몸속에 필요이상으로 남은 물을 배설하는 이뇨제 역할을 한다고도 알려져 있습니다. 우엉에 들어 있는 수용성 식이 섬유인 이눌린 성분은 음식물의 소화 흡수 속도를 늦추며 아르기닌과 사포닌은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 혈관 건강 및 혈액 순환에 도움을 준다고 합니다.

낙엽이 지고 찬 바람이 불 때 저하된 면역력을 회복하는 데 도움의 되는 영양 가득한 뿌리채소를 활용하여 맛과 영양이 풍부한 한 끼 밥상을 준비해볼까요?

근채류의 종류

근채류는 줄기를 포함해 뿌리를 먹는 채소를 통틀어 일컫는 말로 감자, 고구마, 연근, 당근, 무, 우엉, 생강, 토란 등이 포함되며 보통 전분이나 수분이 많이 함유되어 있다.

감자

가짓과에 속하는 1년생 작물로 남미 안데스 지역의 고산지대가 원산지이다. 우리나라에는 강원, 경남. 경북, 전남 지방이 주산지로 형상이 균일하며 적당히 건조되어 외피에 물기가 없고 모양이 고른 것이 좋다.

고구마

남미가 원산지로 표피색이 밝고 선명한 적자색을 띠며 씨눈 부분의 파임이 적고 육질이 단단하며 적당히 건조된 것이 좋다.

당근

아프가니스탄이 원산지로 미나릿과에 속하는 2년생 작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이 소비되는 채소다. 크기와 모양이 균일하며 굴곡이 적고 표면이 매끈한 것이 좋다.

연근

연꽃의 땅속줄기로 연못이나 늪에서 자란다. 길이가 길고 굵으며 몸통에 흠이 없고 깨끗하며 잘랐을 때 속이 희고 부드러운 것이 좋다.

우엉

국화과에 속하는 두해살이 작물로 원산지는 지중해 연안에서 아시아 지역이다. 식이섬유가 많아 장에 좋으며 우엉을 말리고 덖어 차로 마시면 항산화 작용을 하는 폴리페놀 등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다. 굵기가 균일하며 모양이 곧고 잔뿌리가 없는 것이 좋다.

감자고구마샐러드

감자(중) 2개(240g), 고구마(중) 1개(140g), 사과 1개, 오이 1/2개, 오이피클 35g, 아몬드 슬라이스 30g, 양상추 70g, 라디치오 50g, 시판 요구르트 드레싱, 파슬리

1. 감자와 고구마는 껍질째 깨끗하게 씻는다.

2. 씻은 감자와 고구마는 너무 무르지 않게 찜통에서 찐 후 사방 1.5cm 크기의 주사위 모양으로 잘라 식힌다.

3. 사과도 깨끗이 씻어 사방 1.5cm 크기로 자른다.

4. 오이는 껍질을 벗긴 후 다른 재료의 크기에 맞춰 자른다.

5. 오이피클은 0.5cm x 0.5cm 크기로 굵게 다진다.

6. 아몬드 슬라이스는 팬에 살짝 구워 놓는다.

7. 양상추와 라디치오는 씻어 물기를 제거한 후 먹기 좋게 뜯는다.

8. 드레싱을 넣어 감자, 고구마, 사과, 오이, 오이피클을 버무린 후 접시에 양상추, 라디치오를 깔고 샐러드를 담고 아몬드 슬라이스, 다진 파슬리를 뿌려낸다.

우엉비빔쌀국수

쌀국수 300g, 오이 1개, 상추 60g, 깻잎 10장, 깐 우엉 100g, 참기름·올리브유 1큰술씩, 소금·후추 약간씩


양념장 재료

닭육수·고춧가루·참기름 3큰술씩, 통깨·소금 1큰술씩, 설탕·식초 2.5큰술씩, 다진 마늘·다진 파·다진 풋고추 1/2큰술씩

1. 쌀국수를 찬물에 30분 정도 불린다.

2. 우엉은 굵게 다진 후 물에 담가 놓는다.

3. 오이, 상추, 깻잎을 가늘게 채 썬다.

4. ②의 우엉을 건져 프라이팬에 참기름과 올리브유를 두르고 볶은 후 소금, 후추로 간한다.

5. 분량의 재료를 넣고 양념장을 만든 후 ④의 볶은 우엉을 넣고 버무려 소스를 준비한다.

6. 불린 쌀국수는 끓는 물에 20~30초간 삶아 씻어 물기를 제거한다.

7. 그릇에 쌀국수, 채 썬 채소를 올리고 ⑤의 소스를 담아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