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암 씨앗을 빠르게 찾고
정확히 제거하는
폐암센터
폐암은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빨리 치료하면 후유증 없이 완치될 수 있다. 비흡연자 폐암이 늘어나는 등 폐암의 양상이 달라지고 있지만 조기발견과 치료는 폐암의 공포에서 벗어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다. 폐암 조기 발견에 적극적으로서 나서 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는 폐암센터를 찾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최근 발표된 2019년 국가암등록통계 자료에 따르면 폐암은 암 발생률 남성 1위, 여성 5위로 나타났다. 대한민국 사망원인 1위가 암(2020년 사망원인통계)이고 그중에서도 암 사망률 1위가 폐암이다. 폐암은 주로 60~70대 남성에서 나타나며 주원인은 흡연으로 알려져 있다. 최근에는 젊은 연령의 비흡연자도 발병이 증가하고 있는데, 그 원인으로 간접흡연, 조리 시 연기, 대기오염, 라돈 등을 꼽을 수 있다. 또 하나는 검진이 일반화되고 저선량 흉부 CT검사로 조기 검진이 가능해져 젊은 연령대에서도 발견율이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
강남세브란스 폐암센터는 조기 발견과 조기 치료를 목표로, 7개 과가 협업하는 다학제 시스템을 갖춰 우수한 치료 성적을 자랑한다. 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암의 씨앗 단계에서 적극적으로 치료해 환자를 폐암의 공포에서 벗어나게 하는 것이 폐암센터의 목표다.
조기 진단, 조기 치료가 최선
“얼마 전 의사 출신 방송인 홍혜걸 씨가 폐 부분 절제 수술을 받았습니다. 지난해 간유리(groud glass) 음영으로 진단받았다고 밝히면서 폐암은 아니라고 했지만 최근 수술로 제거했죠. 간유리 음영이 진단명은 아니지만 조기 폐암의 소견이고 발견됐을 때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됩니다. 미국에서는 2cm 이상이 돼야 수술을 권유하고 일본은 1.5cm 이상이면 제거수술을 하지만, 저는 1cm만 돼도 수술하는 게 좋다고 말합니다.”
7년째 폐암센터를 이끌고 있는 흉부외과 이성수 교수는 폐암 치료의 새로운 표준을 제시하며 조기 치료에 매진하고 있다. 조기 진단이 가능해진 만큼 조기 치료야말로 폐를 보존하면서 후유증 없이 치료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한다. 이 교수는 10년 전부터 이러한 기준을 적용해 적극적으로 수술을 진행해왔다. 그동안 조기 치료를 통해 수집한 자료를 논문에 발표하며 폐암 조기 치료의 필요성을 입증하기도 했다. 수술 후 조직검사 결과를 분석한 결과 폐암 전 단계가 2.3%, 자라지 않는 제자리암이 40.9%, 미세 침습 폐암이 34.1%, 침습 폐암이 22.7%를 차지해 결과적으로 97.7%가 암으로 판명된 것이다. 순수 간유리 음영이더라도 이미 침습성이 생긴 경우가 50% 이상이고 결절이 없어도 침습성인 경우가 있기 때문에 1cm 정도라도 암의 씨앗을 없애는 것이 적극적인 치료 방법이라 할 수 있다.
폐암으로 진단받으면 25% 정도만 수술할 수 있고 4분의 3은 수술하기에 늦었다고 했던 과거에 비해 요즘은 저선량 흉부 CT로 조기 진단이 가능한 만큼 치료도 더욱 적극적으로 한다면 폐암으로 인한 사망률을 낮출 수 있다는 것이다.
“방송인 홍혜걸 씨도 처음 간유리 음영을 발견했을 때 이미 2cm가 넘었는데도 수술을 하지 않았습니다. 그때 수술을 했더라면 더 적은 부분만 절제할 수 있었는데 말이죠. 안젤리나 졸리가 유방암 가족력이 있다는 것만으로 병변이 나타나지 않았는데도 유방과 자궁 절제술을 받은 것이 화제가 되기도 했죠. 이에 비하면 간유리 음영은 이미 폐암의 씨앗이 생긴 명확한 경우이므로 지켜보는 것보다 빨리 치료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과잉 치료를 우려하는 시선도 있다. 일례로 ‘착한 암’으로 불리는 갑상선암으로 진단되면 지켜보자는 쪽과 수술하는 쪽으로 나뉜다. 폐암을 갑상선암과 비교하면서 간유리 음영이 1cm일 때 수술하는 것을 과잉 치료라고 하는데, 갑상선암은 대부분 예후가 좋지만 폐암은 사망률 1위 암인 만큼 결코 과잉 치료라고 할 수 없다고 이 교수는 말한다. 아무리 착한 암이고 치료 결과도 좋은 암이라고 하지만 진단받은 환자는 ‘지켜보는’ 기간 동안 불안감이 계속된다. 착한 암이라도 발견하는 즉시 수술해 문제가 생기지 않으면 이게 최선의 치료 방법이다.
다양한 접근 방법으로 치료 효과 극대화
강남세브란스 폐암센터는 흉부외과, 호흡기내과, 영상의학과, 방사선종양학과, 핵의학과, 병리과, 종양내과 등 7개 과가 협진한다. 오래전부터 의료진끼리 편하게 소통하는 시스템이 자리잡아 협력이 잘되는 것이 장점이다.
폐암을 전담해서 진료하는 종양내과 이서영 교수와 호흡기내과에서 폐암을 적극적으로 진단하는 김치영 교수까지 합류해 센터 구성이 더욱 탄탄해졌다. 이러한 인력 구성을 바탕으로 앞으로 간유리 음영의 조기 치료와 폐암 수술 중에서도 좀 더 세분화된 구역절제술, 쐐기절제술 등으로 폐를 최대한 보존하는 수술에 더 집중할 계획이다.
환자에게 최고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일본 전문의들과 교류하며 수술 부위는 줄이고 치료 효과를 더 높일 수 있는 수술 방법 개발에도 더욱 박차를 가할 예정이다.
또 암으로 진단받고 정신적으로 힘들어하는 환자들에게 도움을 주기 위해 정신건강의학과와 협진을 확대하고자 노력한다.
“조기에 치료하면 대부분 완치되고 안심해도 될 정도의 회복을 보이는데도 환자들은 4기처럼 느끼고 우울해하며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습니다. 이런 경우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를 권유해 드립니다. 정신건강의학과를 꺼리는 환자는 가정의학과로 의뢰해 통합케어를 적극 진행하고 있습니다.”
수술 부위 줄이고
치료 효과 높이다
이성수 폐암센터장
조기 폐암이 앞으로 점점 더 화두가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간유리 음영이 폐 가장자리에 있다면, 흉강경을 이용해 간단히 쐐기절제술로 떼어낼 수 있습니다. 지켜봐도 된다고 판단되는 순수 간유리 음영에 대한 진단은 정말 엄격해야 하고, 조금이라도 위험하다 싶으면 적극적인 치료로 폐암의 씨앗을 없애는 것이 중요합니다.
조기 치료는 의학 전문 유튜브 채널에서도 제가 여러 번 강조했습니다. 조기 치료 효과를 더 널리 홍보하고 이슈화해서 폐암으로 고통받는 환자가 줄어들기를 바랍니다. 시간과 비용을 들여가며 지켜보면서 암에 대한 공포로 불안해할 이유도 전혀 없습니다.
폐암센터는 조기 치료를 목표로 치료 효과를 높이는 것과 함께 여러 가지 연구를 통해 수술하지 않고 폐암을 치료하는 방법을 연구하고 있습니다. 조기에 발견해 국소 부위에 약물이나 냉동 치료, 또는 고주파 치료 등으로 치료하는 방법이 그것입니다.
폐암은 조기 발견만 된다면 충분히 완치가 가능합니다. 하루 한 갑식 30년 또는 하루 두 갑씩 15년이상 흡연력을 가진 분들은 검진을 게을리하지 말아야 합니다. 특히 54~74세는 국가폐암검진사업으로 저선량 폐 CT 검사가 지원됩니다. 적극적으로 검진에 참여함이 폐암을 예방하는 지름길입니다. 폐암이 사망률 1위라는 오명을 벗고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한 암으로 인식되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