훌쩍훌쩍, 콜록콜록…. 계절이 바뀌는 봄이나 가을이면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증상들입니다. 본인, 가족, 아니면 주위에서 알레르기성비염으로 고생하는 사람을 찾는 것은 어려운 일이 아닙니다. 코가 막히고 콧물이 흐르는 것은 누구나 경험할 수 있는 흔한 증상입니다. 감기에 걸렸거나 비부비동염(축농증)·알레르기성비염이 있을 때도 비슷한 증상이 나타납니다. 그렇다면 어떤 경우에 비염이라고 진단을 받게 될까요?

비염은 진찰이나 검사를 통해서 내려지는 진단이 아니고, 증상을 기준으로 내려지는 진단입니다. 즉, 하루에 한 시간 이상 코막힘이나 콧물, 재채기 등 코 증상이 지속된다면 비염이라고 진단을 내리는데, 코가 좋지 않아서 내원하는 경우 대부분 이런 증상을 동반하니 비염으로 병원을 찾는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반려동물의 털 등은 우리가 주변에서 흔히 접하는 것들입니다. 그런데 이런 물질들이 누구에게는 증상을 유발하고, 누구에게는 증상을 일으키지 않을까요? 알레르기 비염은 유전적인 원인이 크게 작용합니다. 부모 모두 알레르기 질환이 있으면 자녀에게도 알레르기 질환이 나타날 가능성이 큽니다. 여기에 더해 서구화된 생활환경이나 미세먼지 등 환경오염도 알레르기성비염이 증가하는 데 큰 영향을 미친다고 보고되고 있습니다.

알레르기성비염은 우리 몸에 꽃가루나 집먼지진드기 항원이 들어왔을 때, 이러한 항원에 민감한 체질을 가진 사람들은 알레르기 질환과 관련된 항체(Immunoglobulin E)를 형성하게 됩니다. 이렇게 생성된 항체는 피부 밑이나 점막 아래에 많이 존재하는 비만세포에 붙습니다. 이 단계까지는 증상을 유발하지는 않는데 여기까지의 과정을 감작 단계라고 부릅니다. 이 단계 이후 항원에 다시 노출되면 비만세포에 있는 히스타민 등의 물질이 배출되어 콧물이나 코막힘, 재채기 같은 증상을 유발하게 됩니다. 알레르기 원인에 대한 진단은 피부에 항원을 떨어뜨려 반응이 나타나는지 보는 피부단자 시험이나 혈액 속에 특수 항원에 대한 항체가 존재하는지를 검사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감작 단계가 우리 몸에서 이미 일어났다 하더라도 항원에 재노출되지 않으면 증상이 나타나지 않습니다. 따라서 항원에 노출되지 않게 하는 것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되는데 이를 회피요법이라고 부릅니다. 봄철에 주로 날리는 나무꽃가루에 알레르기가 있다면 기상예보 등을 통해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날, 특히 꽃가루가 많이 날리는 오전 중 외출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그리고 외출 후 옷을 잘 털고 들어오거나 손발을 잘 씻는 것, 마스크를 착용하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또 알레르기성비염은 차가운 공기나 미세먼지 등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므로 꼭 꽃가루 알레르기가 아니더라도 환절기, 특히 봄에는 비염 증상이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온도와 습도를 일정하게 유지하고 수분을 충분히 공급하는 것이 증상 예방에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회피요법이나 생활상 주의로 증상 조절이 어렵다면 항히스타민제나 비강 내 국소 스테로이드제 등 약제를 처방에 따라 사용할 것을 권유합니다. 약물치료를 할 때는 증상이 있을 때만 간헐적으로 하기보다 증상이 지속되는 동안 꾸준히 사용하는 것이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라고 알려져 있습니다. 비강 국소 스테로이드의 경우에는 부작용에 대한 걱정이 앞서지만, 전신 흡수가 적어 소아에게도 부작용이 없는 효과적인 약제이므로 안심하고 사용해도 됩니다. 또 생리식염수 등을 이용해 비강 안쪽을 세척해주면 알레르기 물질이나 염증반응 물질을 제거할 수 있어 증상 개선에 도움이 됩니다. 마지막으로 회피요법이나 약물치료로도 조절이 되지 않는다면 증상의 경중이나 불편한 주요 증상에 따라 수술적인 요법이나 면역치료 등으로 도움을 받을 수 있습니다.

알레르기성비염은 생과 사에 연결되는 불치병은 아니지만, 삶의 질을 심하게 저해하는 만성적인 경과 때문에 효과가 입증되지 않은 치료를 시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지만 전문가와 상의하여 증상의 정확한 원인을 파악하고 효과와 안전성을 고려해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매년 봄마다 찾아오는 황사는 중국과 몽골의 모래먼지가 편서풍을 타고 날아오는 것이며, 최근 동북아 사막화가 가속되면서 빈도와 강도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눈으로 분간하기 어려울 정도로 아주 작은 미세먼지는 크기에 따라 PM(Particulate Matter)10, PM2.5로 구분하며 대부분 화석연료의 연소, 자동차 배기가스 등에서 나옵니다. 황사와 미세먼지는 기관지에 염증반응을 일으키고 하부 기관지까지 침투해 정상적인 폐의 방어기전을 손상시킵니다. 또 기저 천식, 만성폐쇄성폐질환을 악화시키며 호흡기계 감염을 일으키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심근경색, 뇌졸중, 심박동수 이상과 같은 심혈관계질환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실내 공기를 환기하기 위해 주기적으로 창문을 열고 환기를 하지만, 황사와 미세먼지가 만연하는 봄에는 이러한 환기가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으니 적절한 방법으로 환기해야 합니다. 황사나 미세먼지 등 오염물질 농도가 너무 높을 때는 환기를 삼가고, 외출도 피해야 합니다. 다만 실내에서 생선을 굽는다거나 오랜 시간 문을 꼭 닫아놓았다면 적절한 환기가 필요합니다. 호흡기 건강을 위해서 대기오염 농도가 낮을 때는 창문을 열어 반드시 환기하고 실내습도는 55% 이하, 온도는 22도 정도로 유지하는 것이 좋습니다. 야외 활동 시에는 인증받은 보건용 마스크를 올바른 방법으로 착용하여 오염물질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봄철에 국내에서 주로 날리는 꽃가루(우: 참나무, 좌: 자작나무)

봄철에는 나무 꽃가루가 많이 날리고 꽃가루는 바람에 실려 몇 킬로미터나 떨어진 곳으로 멀리 퍼져 나가는 특징이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 꽃가루도 미세입자로, 코나 하부기관지의 점막에 알레르기 염증반응을 일으켜 알레르기성비염, 알레르기결막염, 천식 등을 유발합니다. 꽃가루는 특정 계절 동안만 날아다니지만 꽃가루가 발생하는 근원지를 제거하기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므로 피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꽃가루알레르기 증상이 있는 경우 봄에는 되도록 외출을 삼가야 하며 특히 꽃가루 수가 최대인 이른 아침이나 늦은 저녁 시간에는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기상청(www.kma.go.kr)의 ‘꽃가루 농도 위험지수’ 예보를 확인하고 외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좋습니다. 외출 시 마스크 착용은 필수입니다. 외출 후 집에 들어갈 때는 겉옷을 벗어 털고 손과 얼굴을 잘 씻어야 합니다. 공기청정기를 이용해 실내 공기를 관리하고 빨래나 옷을 옥외에 널어 말리지 않으며, 실내 청소는 진공청소기 후 물걸레질을 합니다.

일교차가 심하고 건조한 봄철에는 기관지 건강을 해치기 쉽습니다. 실내 습도가 낮으면 기도가 건조해져 방어기전이 손상되기 때문에 쉽게 감기에 걸릴 수 있습니다. 일교차가 심할 경우 면역력에 영향을 줄 수 있으므로 적절한 온도를 유지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실내 온도는 20~22도가 적당하며 습도는 25~50%를 유지해야 합니다. 가습기나 식물 키우기, 젖은 빨래 말리기 등 다양한 방법으로 습도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또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물을 마시면 인두부 점막이 건조해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어 세균과 바이러스 공격에 대응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식도에 붙은 세균, 먼지 등 이물질을 세정하는 효과도 있으므로 하루에 2L 이상의 물을 여러 번 나눠 마셔 수분을 충분히 공급해야 합니다. 일교차가 큰 날씨에는 두꺼운 옷을 입기보다 얇은 옷을 여러 겹 껴입는 것이 도움이 되고, 봄철 미세먼지와 황사 등이 많은 날에는 불필요한 외출을 삼가며 부득이하게 외출할 경우에는 마스크(KF80이상)를 착용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녹내장은 눈 속에 있는 시신경이 손상되는 질환으로, 대부분 시신경이 서서히 조금씩 약해지기 때문에 초기에는 뚜렷한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후 시신경이 손상됨에 따라 보이는 범위(시야)가 점점 좁아지며, 마지막 단계에는 실명까지 유발할 수 있습니다. 현재까지는 시신경을 다시 튼튼하게 만드는 효과적인 방법이 없으므로 녹내장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녹내장이 더 진행되지 않도록 관리하는 것입니다. 녹내장은 고령이나 전신 질환, 근시 등이 있을 때 발생률이 높고 가족력이 있는 경우 발생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따라서 녹내장 가족력이 있거나 40세 이상, 또는 근시나 당뇨, 고혈압 등 전신 질환이 있을 경우에는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녹내장은 종류와 진행 정도에 따라 증상이 다를 수 있으며 다른 원인이 없이 발생하는 녹내장은 대부분 양쪽 눈에 발생하고 말기까지 증상이 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증상을 느끼는 경우 시야에 암점을 발견할 수 있고 말기에는 시야가 매우 좁아져서(터널 비전) 일상생활에 어려움을 겪을 수도 있습니다. 급성으로 녹내장이 발생할 경우에는 심한 두통 및 안통, 구역질 또는 메스꺼움, 시력저하, 빛 주변으로 달무리 보임, 눈 충혈 등의 증상이 동반되니 빠르게 전문의를 찾아야 합니다.

녹내장으로 의심될 경우 안압 측정, 시신경 검사, 시야 검사 등을 통해 진단합니다. 안압 측정은 눈에 마취약을 넣고 골드만 안압계라는 기구를 살짝 접촉해 측정하는 방법이 가장 널리 사용됩니다. 시신경 검사는 망막신경섬유층 촬영, 빛 간섭 단층 촬영 등 영상 장비를 사용하여 구조적인 변화를 파악하는 것입니다. 시야 검사는 시신경의 기능을 알아보는 검사로, 다른 검사와 달리 검사 받는 사람의 컨디션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재검사가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녹내장의 종류에 상관없이 녹내장 치료의 일차적인 목표는 안압 조절이며 크게 약물치료, 레이저 치료, 수술적 치료로 나뉩니다. 약물치료는 하루에 1~2회 안구에 직접 점안하는 방법으로, 안압을 떨어뜨리는 것이 일차적인 목표입니다. 급성 폐쇄각 녹내장의 경우, 레이저 홍채절개술을 시행해 효과적으로 안압을 조절할 수 있습니다. 약물치료만으로 효과가 충분하지 않거나, 약물 부작용 때문에 약을 사용하기 어려운 경우(임신이나 수유중인 경우) 레이저를 섬유주에 쏘아서 섬유주로 방수가 더 잘 배출되게 만들어주기도 합니다.

약물치료에 반응하지 않거나 안압을 더 낮춰야 할 경우에는 수술을 시도하며, 일부 녹내장에서는 우선적인 치료 방법으로 선택합니다. 흔히 시행되는 방법으로는 섬유주 절제술과 방수유출 장치 삽입술 등이 있습니다. 녹내장 수술 역시 안압을 낮춰 증상이 더 나빠지지 않게 하는 것이 목적이지 녹내장을 완치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아직까지 녹내장을 예방하는 방법이나 생활습관은 확실하게 밝혀진 것이 없으며 조기에 발견해 일찍 관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눈으로 가는 혈액의 순환을 좋게 하기 위해서는 유산소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 여러 실험 결과에 따르면 항산화요법은 시신경이 약해지는 것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으므로 과일이나 채소를 골고루 섭취하고 흡연이나 하루 2잔 이상의 음주는 시신경에 해로울 수 있으니 자제해야 합니다. 오랫동안 물구나무를 서면 안압을 높일 수 있으니 피해야 하며, 너무 무거운 것을 들거나, 관악기를 무리해서 연주하거나, 목이나 허리가 너무 조이는 옷을 입는 것도 삼가는 것이 좋습니다. 일부 폐쇄각 녹내장 환자의 경우, 어두운 곳에서 고개를 숙인 자세로 장시간 있을 경우에 전방각이 막히면서 안압이 올라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적절한 조명과 자세가 안압 조절에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생활습관이 녹내장의 발생이나 진행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것은 아닙니다. 따라서 평소에 안약을 규칙적으로 잘 사용하여 안압을 잘 관리하고 정기적인 검사를 받아 녹내장 진행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녹내장 관리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입니다.

겨울철 코로나19 유행으로 인해 야외 활동량이 감소하고, 운동시설 이용도 여의치 않다 보니 운동 부족을 호소하는 사람이 늘었습니다. 또 배달음식과 혼술 등으로 인한 체중 증가와 대사량 감소 상태에서 신체 활동량이 갑자기 늘면 심장이 부담을 느낍니다. 봄철을 맞아 10도 이상 벌어지는 일교차에 우리 몸이 적응하지 못하면 이상증상이 생깁니다.

대표적인 심혈관 사고인 심근경색증의 경우, 일교차가 큰 날씨에 보온이 되지 않는 옷을 입고 나가거나 실내 혹은 낮 시간에 이완되어 있던 혈관이 낮은 온도에 노출될 때 발생합니다. 이때 자율신경계 균형이 깨져 수축되고 이로 인해 혈압 상승을 유발하며 혈관 내피 기능 장애를 유발해 혈소판 활성화와 혈액 응고로 혈관이 막힙니다.

또 우리나라 봄철에는 대기 변화 및 인근 국가의 영향으로 미세먼지와 황사, 대기오염물질이 증가하는데, 일반 먼지에 비해 크기가 작은 미세먼지는 호흡기관에서 걸러지지 않고 폐포를 통해 혈관까지 침투해 혈관에 염증을 유발하고 혈관 내피 기능 장애와 심뇌혈관 사고를 일으키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늦겨울과 초봄에는 일조량이 적어 비타민 D 생성이 부족한데 이 또한 심근경색증 및 뇌졸중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겨울 동안 야외 활동이 부족해 혈관의 적응기가 없는 상태에서 급격하게 활동이 늘면 혈압 상승, 혈관 수축과 내피 기능 장애, 혈액 응고 활성화가 더 급격하게 일어나 급성 심근경색증, 뇌졸중, 급성 심부전이 발생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추위에 대한 몸의 보호반응으로 말초 혈관이 수축해 심장 등 몸의 중심부에 혈류를 유지해주고 몸을 떨면서 열을 발산하는 신체 보호 작용이 일어나는데 대부분의 고혈압 약과 심혈관계 약제는 이러한 말초혈관의 수축을 억제해 신체 보호 작용에 취약해질 수도 있다고 합니다. 물론 이러한 효과가 약제가 가지는 심혈관 보호 효과보다 큰 건 아니지만, 심혈관계 약제를 복용하는 사람들은 겨울철과 환절기에 특히 주의가 필요합니다.

환절기에 걸리기 쉬운 폐렴, 인플루엔자 독감, 코로나19도 중요한 위험인자입니다. 심혈관 위험인자가 없는 경우에도 독감과 코로나19 감염은 급성 심근염과 같은 위험한 합병증을 일으키기도 하고 심혈관질환이 있는 경우나 위험인자인 고혈압, 당뇨병, 고지혈증 환자에게서 급성 심근경색증, 심부전, 부정맥 발생 위험성을 높이기도 합니다.

자료: 건강보험심사평가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