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대
‘사람’에 집중하다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병원 환경을 비롯한 사회 전반이 큰 변화를 겪고 있다. 아울러 공정과 가치를 앞세우는 MZ세대의 등장으로 병원의 인적자원관리가 더욱 중요해졌다. 윤동섭 연세의료원장은 ‘사람은 의료원의 가장 소중한 전략적 자산’임을 강조하고, 사람 중심의 시스템 혁신을 이뤄 내일을 준비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또 2021년 6월 1일, 인재경영실을 신설하고 인재육성 체계화와 우수 인재 확보를 위한 교두보를 마련했다. 인재경영실 출범을 계기로 인적자원 개발의 중요성을 재인식하고, 구성원 모두가 행복한 직장을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이 필요한지에 대한 의견을 들어보는 시간을 마련했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사람중심’의 경영 철학

연세의료원은 2021년 ‘사람중심경영’을 표방하며 인재경영실을 신설했습니다. 신생 조직에 대한 소개와 운영방침, 출범 이후 인적자원 개발에 어떠한 변화가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안상훈 인재경영실장 : 코로나19 팬데믹은 우리 사회 전반에 큰 변화를 일으켰습니다. 급변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연세의료원은 사람경영의 중요성에 다시 집중하게 됐고 이런 변화에 앞장서겠다는 의료원장 이하 경영진의 의지로 인재경영실이 출범하게 되었습니다. 또 하나의 중요한 배경은 MZ세대(밀레니얼세대+Z세대)로 불리는 젊은 세대의 가치가 굉장히 중요하다는 판단이었습니다. 연세의료원 전체 직원의 73%, 간호 인력의 84%가 MZ세대인 만큼 신세대들을 이해하지 못하고 그들의 문화를 흡수하지 못하면 의료원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정하고 경영해나가는 데 어려움이 많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대 간 갈등을 없애고, 하나의 통합된 힘으로 나아가기 위해 인재경영실이 출범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인재경영실이 추진하고자 하는 핵심 목표는 인사와 교육을 연계해 인재를 채용하고 양성함으로써 개인의 성장과 조직의 발전을 함께 이뤄가는 것입니다. 이번 개편으로 기획조정실과 사무처, 제중원보건개발원 등으로 나뉘었던 인사와 교육 관련된 기능을 인재경영실 산하로 통합해 인적자원개발(HRD)과 인적자원관리(HRM)가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재편했습니다. 연세의료원의 가장 소중한 자산은 교직원입니다. 인재경영실에서는 교직원의 채용부터 퇴직까지 인사 기능이 일관되고 유기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관리시스템 구축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특히 우수한 인재를 선발하고 양성하는 인력개발시스템을 지속해서 개발하고 필요하다면 외부의 우수한 인력을 영입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로 인해 확대된 비대면 업무 환경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온라인 교육 플랫폼 SeLA(Severance Learning Academy)를 개설하고 모든 직원이 상시로 의료원 교육과정에 참여할 수 있도록 했으며, 만일에 발생할지도 모를 집단감염 등의 사태에 대비해 비상대응 매뉴얼을 제작해 행정 공백을 최소화하도록 했습니다. 13,000명에 달하는 교직원들의 인사 정보를 효율적으로 관리하고 경영과 조직문화 개발에 활용하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HR 디지털화(Digitalization)를 통해 데이터를 기반으로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사람중심’의 경영을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사람을 존중하고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인재 디자인

병원은 다양한 직군이 협업하고 있어 그 어느 조직보다 인적자원의 역량개발과 교육, 관리가 중요합니다. 직군별 우수한 인재 확보를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이유미 인적자원개발센터 소장 : 인적자원개발센터는 ‘연세의료원 구성원이 우수한 전문가로 성장하는 역량체계와 문화를 만든다’는 비전으로 인적자원의 역량개발과 교육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세브란스 문화가 희석되고 있다는 부분입니다. ‘탈(脫)세브란스’라는 말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한 세브란스 문화가 희석되지 않도록 교육과 조직문화를 함께 담당하고 있는 곳이 인적자원개발센터라 이해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이전까지 곳곳에 분산돼 있던 인력관련 업무를 이제 한 팀에서 총괄하면서 집중도를 높이기 때문에 교육, 조직문화, 인사제도 운용까지 하나로 연결돼 유기적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다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지금까지 20여 개가 넘는 부서에서 각자 맡은 교육을 열심히 해왔지만, 교육 주체들이 뿔뿔이 흩어져 있다 보니 이를 효율적으로 운용하는 지휘자가 없었습니다. 이제 인적자원개발센터에서 코디네이팅 역할을 담당함으로써 더욱 편리하고 효율적인 교육이 이루어지도록 만전을 기하고자 합니다.

안상훈 인재경영실장 : 체계와 문화를 만드는 데는 오랜 시간이 걸리고 또 최대한 많은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연세의료원 교육체계 및 조직문화 혁신을 총괄할 ‘인재교육혁신위원회’를 구성하고 산하 조직인 ‘역량개발소위원회’와 ‘조직문화소위원회’가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각 소위원회에서 여러 구성원의 의견을 모아 전문가로 키우는 역량개발 체계와 건강한 조직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입니다.

이유미 인적자원개발센터 소장 : 입사해서 퇴사할 때까지 열심히 일하다 보면 ‘여긴 어디 나는 누구?’라는 느낌이 들 때가 있습니다. 이는 자신의 목표에 대한 방향설정이 이루어지지 않은 결과이므로, 신규입사자(beginner)가 해당 분야 전문가(expert)가 될 때까지 진행하는 단계별 역량개발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입직원부터 관리자까지 경력을 쌓아갈 때 여러 단계를 거치게 되고 단계별로 필요한 역량이 다릅니다. 또 의사, 간호사, 약사, 임상병리사, 물리치료사, 사무원 등 다양한 직군별로도 각각 필요한 역량이 다릅니다. 이처럼 직군별 경력단계에 따라 필요한 직무 역량과 리더십 역량을 모두 찾아 정의하고 역량개발 체계를 만들어야 합니다. 교직원으로서 공통으로 체득해야 할 핵심공통역량 및 자기계발을 위한 생애개발역량은 모든 교직원에게 적용할 계획입니다. 또 지금까지 리더십 역량 관련 콘텐츠가 적었던 점을 보완해 올해에는 이에 대한 프로그램을 강화해나갈 예정입니다.

장철호 교육수련부장 : 병원에서 의사라는 직종은 인턴으로 시작해서 레지던트 과정을 거치게 되는데요. 다른 직군에서는 병원이 직장이지만 인턴과 레지던트에게는 병원이 직장이자 배움의 장소이기도 합니다. 따라서 훌륭한 학생을 선발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적절한 교육을 받게 해주는 것도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연세의료원의 좋은 콘텐츠들을 많이 배우기를 바라는데 인턴과 레지던트들은 바쁘다는 이유로, 또 실제로 바쁘기도 해서 참여도가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해 온라인 또는 오프라인으로 콘텐츠 실습을 해볼 수 있는 교육 환경을 많이 조성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안경아 간호국장 : 강남세브란스병원 간호 인력은 824병상을 담당하는 간호국 소속 간호사와 기능원 등 총 1,385명이며, 병원 전체 인력의 50%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일선에서 환자를 돌보는 중요한 부서인 만큼 우수한 인적자원을 확보하고 역량을 향상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관리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신규간호사의 경우 정규직 발령 후 시작되는 연세의료원 공통의 신입직원 입문교육과 이론 및 실기교육을 포함한 예비교육, 1:1 프리셉터를 활용한 부서실습이 일반병동 8주, 특수부서 12주로 진행됩니다. 업무수행능력을 향상하기 위한 시뮬레이션 교육과 심화 교육, 신규간호사의 사회화와 의사소통 증진을 위한 신규간호사 집담회, 유관부서 업무 흐름의 이해를 돕기 위한 부서탐방 교육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습니다. 또 중환자 과정, 감염관리 과정을 비롯해 투석환자 관리, 응급환자 관리, 종양 간호, 척추 간호 등 21개 전문분야별 교육과정을 운영하고 간호사 법정 교육인 보수교육을 연 10회 이상 개최하며, 전 직원 필수 이수 항목인 CPR 교육, 질향상 및 환자안전, 감염관리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밖에도 최신 간호 동향, 신도입 의료기기 교육, 해외 견학 리포트 등을 내용으로 집담회를 실시해 실시간으로 최신 정보를 공유하며 직급별 역할 수행 능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교육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이상화 사무국장 : 의사, 간호사 그리고 다양한 의료기술직 등 전문직들로 구성된 병원이라는 조직에서, 행정직은 전문적인 지식과 일반적인 행정지식을 모두 알아야 합니다. 따라서 인사이동을 통해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경험을 하거나, 또는 특정부서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해야 한다는 다양한 의견이 있습니다. 신입직원이 입사하여 2~3개 부서를 경험하고, 그중에서 본인의 적성에 맞는 부서에서 전문적인 역량을 개발할 수 있는 인사제도를 고려했으면 하는 생각입니다. 교육에서도 기획, 예산, 인사, 노무, 구매, 회계 등과 같은 전문적인 부분들이 필요한 만큼 현장의 전문성을 확보할 수 있는 교육들이 이루어져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인재경영실 출범 이후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 위해 큰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만큼 조직문화가 좀 더 활성화되고 직원들 스스로 동기부여 될 수 있는 업무환경이 조성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 만들기

의료 환경이 급변하면서 의료 인력의 근무 환경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습니다. 직원들이 행복하게 일할 수 있는 환경도 인적자원 관리와 역량개발에 중요한 요소인데요,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나요?

안상훈 인재경영실장 : 코로나19와 싸우는 최일선에서 교직원들의 피로가 누적된 것은 분명한 사실입니다. 근무 환경을 세심히 살피고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합니다. 교직원들이 최대한 편하게 근무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고 코로나19 관련 돌발 상황이 발생했을 때도 피해를 최소화하고 교직원의 수고를 덜 수 있도록 최대한 지원할 계획입니다. 교직원의 마음 건강을 위한 프로그램 도입도 적극 검토하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장기적인 업무성과를 저해하는 번아웃을 중 점적으로 관리하고 예방하기 위해 적극 노력하겠습니다. 이를 위해 인재교육혁신위원회 산하 조직문화소위원회에서 현재 의료원의 조직문화를 진단하고 개선하기 위한 작업을 시작했습니다. 조직문화 진단 활동은 직장 내 괴롭힘과 번아웃 예방을 중심으로 조직문화 전반을 점검할 계획이며,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근속 10년 미만의 젊은 직원들이 직접 개선 활동을 펼쳐나갈 ‘세브란스 컬처보드’도 준비하고 있습니다. MZ세대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조직문화를 직접 바꿔나가는 첨병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이유미 인적자원개발센터 소장 : 지금 많은 교직원이 굉장히 지쳐 있습니다. 그간 환자중심병원으로서 몇십 년을 거듭나다보니 정작 사람을 치료하고 관리하는 내부 구성원들에 대한 보살핌이 부족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의료원장님이 사람중심의 경영을 하겠다고 말씀하셨고, 그 의지로 인재경영실이 신설된 만큼 관리하고 조정하는 조직이 아니라 모든 구성원을 위로하고 격려하는 조직, 소통을 위한 조직으로 받아들여주시면 좋겠다는 바람이 있습니다.

안경아 간호국장 : 직원이 안전하고 행복해야 병원을 찾는 환자와 내원객들도 만족할 수 있습니다. 병원결정사항으로 노후한 간호사 기숙사를 신축 빌딩으로 이전하기 위한 공사가 진행 중이며, 이는 신규간호사의 주거환경 개선으로 이어져 업무능률을 올리는 데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또 현재 시범운영 중인 병동간호사 선택근무제를 확대 적용해 3교대 간호사의 근무환경을 개선함으로써 삶의 질과 만족도를 높여 업무에도 활력을 가져올 것으로 기대해봅니다. 아울러 배려하고 존중하는 조직문화가 뿌리내릴 수 있도록 상호존중문화 캠페인을 지속해서 전개하고 부서별 실천계획을 지원하고자 합니다.

장철호 교육수련부장 : 올해 교육수련부가 중점을 두고 할 일은 수련규칙 준수입니다. 어쩔 수 없는 의료 상황으로 인해 규정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지만, 일부러 안 지키는 상황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개발해 전공의들이 수련시간을 준수하고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권리를 찾을 수 있도록 도와주려고 합니다. 행복한 일터를 만들기 위해 인턴들과 일대일 면담 시간을 마련해 앞으로 어떤 길을 걸어가야 하고 어떤 의사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자 합니다.

이상화 사무국장 : 직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부분이 인사, 평가, 승진과 관련된 이슈가 아닐까 생각합니다. 직원으로서는 인재경영실이 출범하고 반년이 지났는데 종전과 바뀐 것이 없다는 인식들이 있을 수 있는 만큼 제도를 개선하고 충분한 검토와 시뮬레이션을 거쳐야 한다는 점을 알리고 이해시키는 과정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습니다. 실장님께서 첫술에 배부르기를 기대하기보다 100년을 내다보는 그림을 그려나가겠다고 하셨고, 안전하고 행복한 일터를 만들고자 많은 분께서 수고하는 만큼 조금 더 기다려주셨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사무국차원에서도 전 교직원 모두가 안전하고 행복한 환경에서 일할 수 있도록 환자안전, 직원안전, 공사 등의 시설 안전 등 모든 부문에서 각별한 관심과 주의를 기울이는데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