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가지 환자 의학적 지표로

고령층 요추 질환 수술의
성공률 UP!

80세 이상 노년층의 퇴행성 요추 질환 수술 시행 여부를 결정할 때, 환자 과거 병력에 기초한 *수정노쇠지수를 이용하는 것이 유용하다. 수정노쇠지수를 이용해 수술 여부를 결정하면 고령층의 요추 수술 후 합병증과 사망 발생 확률을 줄이고 환자 통증 해소와 삶의 질 개선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글 김경현·장현준 신경외과 교수 / 사진 백기광

*수정노쇠지수(mFI: modified frailty index) 고혈압, 당뇨, 폐질환, 뇌혈관질환 등 11가지 환자 의학적 지표

날이 갈수록 의료서비스 개선과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짐에 따라 고령인구가 급증하고 있다. 이전에 비해 의료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고령인구의 의료서비스에 대한 요구도 증가하고 있다. 요추 협착증은 고령에서 아주 흔하게 발생하는 퇴행성 질환으로, 디스크 퇴행, 관절 및 인대의 비후로 발생되며, 요추 협착증이 심할 경우 환자가 잘 걷지 못하게 되고 통증으로 매우 오랫동안 고통을 받게 된다. 약물 치료로 증상이 개선되지 않는 경우 수술을 해야 한다.

하지만 고령 환자는 고혈압, 당뇨병 외 여러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많으며, 심장과 폐 기능 등이 떨어져 수술 및 전신마취 시 위험성이 높아진다. 하지만 척추 협착증을 적절히 치료하면 환자 보행 상태를 개선해 오히려 심폐기능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지금까지는 60~70세 이상 환자들을 대상으로 요추 협착증 수술로 인한 위험성에 대해 연구가 진행됐으나, 이번 연구는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요추 협착증 관련 수술을 받은 80세 이상의 초고령층 환자 162명을 대상으로 수정노쇠지수를 이용해 수술 후 8년까지의 생존율을 살펴보았다.

수정노쇠지수,
단기 생존율에 유의미한 영향

연구는 총 162명을 대상으로 분석했으며, 남성이 80명(49.4%), 여성이 82명(50.6%)이었다. 연령분포는 80~84세 84%(136명), 85~89세 13.6%(22명), 90세 이상 2.5%(4명)였다. 이 중 85명은 척추경 나사못을 이용한 유합술을 받았고, 77명은 후방감압술을 받았다. 분석 결과 성별과 노쇠 정도, 수술법 종류에 따른 장기 생존율에는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나지 않았다.

하지만 수술 후 3개월~1년째가 되는 단기 생존율에는 의미가 있었다. 건강 환자군은 교통사고로 사망한 1명을 제외하곤 100% 생존했으며, 준뇌쇠군은 95.3%, 노쇠군은 90.5% 생존해 노쇠 정도가 수술 후 생존율과 관련 있음을 입증했다. 대상군 162명 가운데 3명이 수술 후 2개월 이내에 폐렴 또는 급성 심장마비로 사망했으며, 이들은 모두 준노쇠군이나 노쇠군에 속했다. 또 나사못 고정을 추가적으로 시행하고 수술 시간이 1시간가량 더 걸리는 유합술의 경우에도, 단순 감압술과 비교했을 때 생존율 차이는 관찰되지 않았다.

[표 1. 수술 종류에 따른 환자 정보 비교]

* 유의 확률은 0.05 미만일 때 나사못 유합술과 단순 감압술 간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있다고 볼 수 있다. 두 수술 간의 수술 중 출혈량과 수술 시간에만 차이가 있었으며, 연령, 성별, 노쇠지수에는 차이가 없었다.

고령 환자도 안전한 수술적 치료 가능

수정노쇠지수는 나이에 기초하는 시간적 나이와 더불어 환자의 질병으로 인한 생물학적 나이를 고려한다는 원리에서 출발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이 연구가 진행된 이후 연령이 많더라도 특별한 질환이 없고 신체적으로 건강하다면 충분한 보존적 치료에도 증상 호전이 없는 경우 수술을 적극적으로 시행한다. 반면 합병증이 많고 노쇠지수가 높은 환자에게는 수술보다는 보존적 치료를 더욱 적극적으로 실시한다. 수술을 해야하는 경우에는 환자, 보호자와 위험성에 대해 충분한 논의를 거친 후 마취과 등 타 과와 다학제 논의를 거쳐 수술 후 관리에 대해 철저한 준비를 한 뒤 수술을 진행한다.

이번 연구에서 확인된 결과를 토대로 80세 이상의 고령 환자에게도 안전한 수술적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을 환자와 보호자에게 알리고 싶다. 보존적 치료로 나아지지 않아 걷지 못하는 환자의 경우, 신체 활동이 떨어지면서 발생하는 심폐기능 및 근력저하로 인해 협착증 증상이 더욱 악화되는 악순환이 생길 수 있다. 따라서 적절한 수술법으로 협착증을 치료하면 운동능력을 되찾을 수 있다는 것과 나사못 고정을 하는 유합술의 경우에도 위험성 면에서 감압술과 차이가 없었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

노쇠지수를 활용한 수술 사례 1.

89세 여성 환자가 다리와 허리 통증으로 20년째 고생하다 점차 악화되어 5분도 걷기 힘든 증상으로 내원했다. MRI검사에서 4, 5번 척추에서 심한 협착이 관찰되었으며, 내원 3개월 전 타 병원에서 간단한 감압술로 수술을 받았으나 협착증과 추간판 탈출이 심해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다. 고령이지만 다른 질병이 없고 이번 연구의 노쇠지수로 보았을 때 ‘건강군’에 속해 요추 후방 유합수술을 받고 재활치료 후 퇴원했다. 현재 다리 통증이 없어졌고 보행도 원활한 상태이다.

노쇠지수를 활용한 수술 사례 2.

1년 전부터 매우 심한 다리허리 통증을 겪어온 83세 남성 환자 케이스이다. 약물 치료와 물리치료로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고 걷기 힘들어져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았다. 고령이었지만 노쇠지수로 보았을 때 ‘준노쇠군’에 속해 수술 전 호흡기내과, 심장내과, 마취통증의학과와 협진하며 철저하게 준비해 요추 2, 3, 4번에 내시경 감압수술을 시행했다. 수술 이후 허리 통증이 일부 있으나 보행이 매우 원활해져 잘 걸을 수 있게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