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에 접어들었다면
비뇨기질환 정기검진은 필수!

비뇨의학과 조강수 교수

어떤 질병이든 조기 발견이 중요하다. 비뇨기계 질환 역시 간단한 혈액검사와 소변검사로 빨리 진단만 받으면 치료 성적이 좋다. 중년을 넘어섰다면 놓치지 말아야 할 비뇨기계 정기검진의 중요성과 빈발하는 질병에 대해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중년 이후에는 비뇨기계 건강도 놓치지 않고 챙겨야 합니다. 꼭 체크해야 할 부분은 무엇인가요?

질병의 조기 발견을 위해 특별한 불편함이 없더라도 정기적으로 건강검진을 꼭 받아야 합니다. 비뇨기계도 예외는 아닙니다. 간단한 혈액검사로 PSA(전립선암종양표지자)를 체크할 수 있고 소변검사로 혈뇨, 농뇨, 단백뇨 여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초음파검사로 신장, 방광, 전립선에 이상은 없는지도 꼭 확인해야 합니다.

만약 배뇨곤란, 배뇨통, 혈뇨, 옆구리통증 등 이상 증상이 있다면 반드시 비뇨의학과 전문의 진료가 필요합니다. 전립선비대증, 과민성방광, 요실금과 같은 배뇨장애를 비롯해 전립선암, 방광암, 신장암과 같은 암이 중년 이후에 자주 나타나기 때문입니다.

중년을 넘어선 남성은 호르몬의 변화로 전립선비대증이 발생하기 쉽습니다. 40대 40%, 50대 50%, 60대 60%, 70대 70%, 80대 80%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매우 흔합니다. 2018년 국내 남성 암 통계에서 암종별 유병자 비율을 보면 전립선암이 3위, 신장암 7위, 방광암 8위를 차지해 비뇨기계의 암이 가파르게 증가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의 조기진단을 위해서는 증상 여부와 관계없이 50세 이상이라면 1년에 한 번씩 전립선암 검진을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간단한 혈액검사(PSA, 전립선특이항원)만으로 전립선암 위험군을 쉽게 선별해낼 수 있습니다. 전립선암의 10% 정도는 유전성이 있어서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40세 이후부터 PSA 검사를 받아볼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암 진단과 치료 후 합병증에 대한 잠재적 두려움으로 검진 자체를 회피하는 경우도 있는데, 최근에는 정교한 수술용 로봇도입, 방사선치료기의 발전으로 치료 성적은 향상되고 요실금, 발기부전 등 합병증은 감소하는 추세이니 막연한 두려움으로 병을 키우지 말고 정기검진을 받아야 합니다.

혈뇨도 흔한 증상 중 하나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설명 부탁드립니다.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것을 혈뇨라고 합니다. 눈으로 확인되는 경우를 육안적 혈뇨라고 하며, 소변 색은 정상이지만 소변검사에서 적혈구가 관찰되는 것을 미세혈뇨라고 합니다. 대부분은 이러한 증상이 있을 때 병원을 방문해 적절한 검사와 치료를 받지만 여전히 잘못된 의학 지식으로 병을 키우고 치료 시기를 놓치는 경우도 종종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석류주스나 백년초즙등과 같은 붉은색 음료 섭취, 신체적 피로감 등을 원인으로 판단하고 증상이 좋아지기를 기다리거나 혈뇨가 한두 번 나오다가 멈추면 안도하며 검사를 미루기도 합니다.

육안적 혈뇨는 통증이 있는 경우와 없는 경우로 나누어 볼 수 있습니다. 배뇨 시 통증, 옆구리나 아랫배 통증이 있다면 신우신염, 방광염, 전립선염, 요도염과 같은 요로감염과 요로결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통증이 있으면 대부분 병원을 방문하는데, 문제는 통증이 없는 경우입니다. 비뇨기과 의사들은 통증이 없는 육안적 혈뇨 환자를 만나면 더욱 긴장합니다.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 등 요로계 악성종양의 신호인 경우가 많기 때문입니다. 정확한 진단을 위해 CT 촬영이나 초음파검사, 방광 내시경검사가 필요합니다. 간혹 통증도 없고 지금은 혈뇨가 멈췄다며 검사를 거절하거나 꼭 해야 하는지 되묻는 경우가 있습니다. 암으로 인해 발생한 혈뇨는 대부분 저절로 멈추며 길게는 수개월에서 수년 후에야 반복되는 것이 특징입니다. 단 한 번의 육안적 혈뇨라도 철저하게 검사해야 하는 이유입니다.

중년 이후 비뇨기계 질환이 증가하는 이유는 무엇이고 예방법은 무엇인가요?

서구화된 식생활과 노령화 등이 원인입니다. 미국암학회와 아시아태평양전립선학회에서는 전립선암 예방을 위해 과도한 지방·육류·유제품·칼슘(1,500mg/일 이상)·비타민A 섭취 및 흡연을 금할 것을 권고하고 있습니다. 또 운동으로 체중을 조절하고 콩, 생선,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좋으며, 전립선암 위험도를 낮출 수 있는 라이코펜 함유 식품인 토마토를 익히거나 가공된 상태로 섭취해 체내흡수율을 높이는 것을 권고합니다. 또 비타민 E와 셀레늄은 자연식품에 함유된 상태에서는 도움이 될 수 있으나 약물 보충요법으로는 효과가 명확하지 않고 식생활 권고사항에서 전립선암과의 인과관계가 명확히 밝혀진 바가 없으므로 균형 잡힌 식단으로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합니다.

규칙적인 성생활과 사정이 전립선 내 독소 배출을 촉진해 전립선암 발생 위험을 줄여준다는 연구 결과가 있으나 아직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전립선암의 위험을 낮추는 최선의 방법은 조기 진단과 치료입니다. 또 흡연은 방광암의 직접적인 위험인자입니다. 성인 남성의 흡연율이 감소했다고 하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을 상회하고 있습니다. 비뇨기암, 특히 방광암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금연이 필수입니다.

비뇨기계 암의 자가 진단법은 무엇인가요?

전립선암만의 특징적인 증상은 없습니다. 아무 증상없이 건강검진에서 발견되거나, 소변보기가 불편해서 전립선비대증으로 생각하고 진료받던 중에 발견되기도 합니다. 혈뇨는 방광암, 신장암, 전립선암 등 요로계 악성종양의 신호인 경우가 많습니다. 앞에서도 언급했듯이 혈뇨가 멈췄다고 진료나 검사를 받지 않는 경우가 있는데 악성종양이라고 해서 피가 계속 나오는 것은 아니므로 단 한 번이라도 혈뇨가 있었다면 반드시 전문의 진료와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옆구리 통증도 여러 가지 질환을 의심해볼 수 있지만, 신장암, 요로암 등의 가능성에 대해 확인해야 합니다.

의사로서 교수님의 전문 분야에서 개인적인 계획과 목표가 궁금합니다.

로봇수술 분야를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별 맞춤형 수술로 암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면서 부작용을 최소화하고 고유 기능을 최대한 보존하는 것입니다. 가령 전립선암 로봇수술이라고 하면 종양의 크기와 위치에 따라 수술 범위를 디자인하게 됩니다. 이를 통해 암을 깨끗이 치료하면서 요실금, 발기부전과 같은 부작용을 최소화할 수 있습니다.

신장암의 경우 정상조직을 최대한 살리고 암 조직만 제거하는 로봇 부분절제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종양의 위치 및 주변 혈관 구조 등을 정밀하게 박리함으로써 신장 중심부와 같이 어려운 위치의 종양까지 부분절제술 범위를 확대했습니다.

부분절제술은 전절제에 비해 신장기능을 보존할 수 있어 수술 후 신부전 발생을 줄여줍니다.

방광암은 로봇을 이용한 근치적방광절제술과 인조방광조성술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암을 정확하게 제거하고 출혈과 통증은 감소시키고 빠르게 회복할 수 있도록 하며 요실금과 발기부전 등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장점이 있습니다.

궁극적으로 강남세브란스 비뇨의학과는 환자 개개인에게 딱 맞는 비뇨기암 로봇수술을 가장 잘하는 기관이 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 이러한 로봇수술법 교육기관으로서 우리나라의 전체적인 의료 수준을 높이는 데 앞장서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