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구 기반의 신뢰받는 진료

췌담도암클리닉

강남세브란스병원 췌담도암클리닉은 교육으로 인재를 육성하고 실험과 연구로 끊임없이 성장하며 이를 기반으로 한 진료로 환자들의 신뢰가 두텁다. 기초부터 탄탄하게 쌓아 2030년까지 췌장암 생존율을 2배로 올린다는 목표로 달린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암 중에서도 치료가 어렵고 상대적 생존율이 낮은 췌담도암.

유명인이 췌장암으로 투병하다 하나둘 세상을 떠나면서 관심을 받는 암종으로 떠올랐다. 조기 진단이 어렵고 이미 진행된 상태에서 발견되는 경우가 많아 췌담도암 선고는 사형선고라는 말이 있을 정도다. 수술 방법이 발전하고 효과적인 항암치료제가 개발되면서 평균 생존율이 22~24개월에서 36개월로 1.5배가량 늘어났지만 타 암종에 비하면 아직도 어려운 암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수술이 불가능했던 케이스도 항암치료 후 수술을 시행하는 등 치료 방법은 꾸준히 진화하고 있다.

질환 특성상 빠르고 정확한 진단이 환자 예후를 결정하므로 췌담도암 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는 의료진의 긴밀한 협진체계다. 강남세브란스 췌담도암클리닉은 내과 이동기·조재희·장성일 교수, 외과 박준성·임진홍·김형선 교수, 영상의학과 유정식 교수, 방사선 종양학과 김준원 교수, 병리과 남지해 교수, 종양내과 정희철 교수 등 6개 과 전문의가 췌담도암클리닉을 이끌고 있다.

2030년까지 환자 생존율을 두 배로

강남세브란스 췌담도암클리닉은 병상 수 대비 수술건수가 Big 5 병원의 90%에 육박한다. 이처럼 규모에 비해 높은 성과를 보이는 이유는 무엇보다 이동기 교수 부임 후 국내 최고의 췌담도시술(ERCP) 성적을 기록하고 있어서다.

내·외과의 원활한 소통을 기반으로 한 협진도 그중 하나로, 치료 방향 설정을 위해 함께 고민하고 정해진 방향에 따라 일사불란하게 움직인다. 또 활발한 학회 활동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논문도 꾸준히 발표하는 등 연구도 게을리하지 않는다. 새로운 수술 방법을 찾고, 약물 방출 스텐트 개발, 췌장암 조기 진단을 위한 바이오마커 제시, 내시경을 활용한 고주파열치료 등 최고의 치료를 위해 꾸준한 노력을 이어오고 있다. 외형적인 결과에 연연하기보다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 방법을 끊임없이 연구하고 이를 실행에 옮긴다.

10명으로 구성된 실험실을 운영하며 새로운 항암제와 바이오마커 개발 등 기초와 임상이 어우러진 센터 운영도 빼놓을 수 없는 장점이다. 3~4년 전부터 센터 내에서 기본 리서치와 임상을 접목한 췌장암 중개연구 세미나를 열며 구성원 모두가 배우고 익히는 데 열심이다. 이런 분위기가 조성된 것은 2030년까지 췌장암 생존율을 두 배로 높인다는 하나의 목표를 향해 달려온 덕분이다.

췌담도암이 무섭다면 정기검진과 금연을

췌장은 몸속 가장 깊은 등뼈에 가까운 곳에 위치해 암이 발병해도 초음파로 진단하기 어렵고 뚜렷한 증상이 없어 초기보다는 암이 진행된 후에 진단되는 경우가 많다.

또 다른 소화기 증상과 비슷해 그냥 넘기기 일쑤다. 소화불량이 계속되거나 갑작스러운 체중 감소, 등 통증, 갑작스러운 당뇨병 발병이나 당뇨 조절이 잘 안 되는 경우 췌장암을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황달이 생기기도 하고 등이 아픈 경우도 있는데 자각하기 쉽지 않으니 정기검진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많은 전문가가 췌장암의 원인으로 뚜렷하게 밝혀지진 않았지만 흡연을 꼽는다. 또 만성췌장염, 만성화된 당뇨도 원인이다. 50대 이상에서 많이 발견되고 있지만 최근 40대 환자도 늘고 있어 30~40대라도 정기검진을 권유한다.

또 췌장 관내유두선 종양이라는 작은 물혹이 생기는 경우가 있는데 대부분은 암으로 가지 않는 양성종양이지만 10~20%는 암으로 진행할 수 있으므로 조기 진단과 정기적인 추적관찰이 중요하다. 췌장암은 발견되면 20%는 이미 간이나 폐, 뼈까지 전이돼 췌장암 진단 자체가 사형선고나 다름없다고 하지만, 조기 진단되면 유효한 항암제가 많이 개발되어 치료 성적이 나쁘지 않다. 위암, 대장암, 유방암 등 다른 암종은 생존율이 많이 상승했지만 췌장암은 지금도 1990년대와 비슷한 실정이긴 하다. 하지만 치료 성적이 좋은 항암제가 꾸준히 개발되고 새로운 약제의 조합으로 앞으로 5년 내에는 생존율이 가파르게 상승할 것으로 전망된다.

췌장암으로 진단되더라도 희망을 잃지 말고 치료에 전념해야 하는 이유다.

췌담도암 분야 최고가 되는
다른 길을 찾아서

- 박준성 센터장

췌담도암클리닉의 목표는 ‘1등이 되자’입니다.

그러려면 무엇을 해야 할지가 중요한데 이미 구성원 모두 자신이 무엇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실행에 옮기고 있습니다. 펠로우 2년 차 때 수술방에서 윤동섭 의료원장님의 하신 말씀이 떠오릅니다.

“이 병원에 남게 된다면 네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인가?”라는 물음이었습니다. 당시에는 펠로우 생활이 힘들어서 뭘 해야 할지 생각할 겨를이 없었습니다. 이후 췌담도암클리닉의 수장을 맡으면서 다른 병원에서 하지 않는 연구와 실험을 하는 것으로 방향을 설정했습니다. 췌담도암은 맹장이나 탈장처럼 수술로 100% 해결되지 않기 때문에 연구가 중요하다고 판단했습니다. 2년 반의 미국 연수 기간에도 연구에만 매진했습니다. 연수를 마치고 돌아와 연구팀을 꾸리고 새로운 시도를 하며 치료 성적을 높이기 위한 기회를 만들고 있습니다.

스승님의 가르침을 이어받아 저 또한 후배들에게 남들이 가지 않는 다른 길을 찾아 선배들이 만들어 놓은 토대 위에 새로운 것을 쌓을 수 있도록 늘 고민하라고 말합니다. 다음으로 중요한 것은 인적자원이라고 생각합니다. 새병원이 완공되면 현재 인원 대비 내과는 2배, 외과는 1.5배의 인원이 필요할 것입니다. 그때까지 꼭 필요한 인재를 길러내 커진 규모의 새병원에 적절한 인원을 배치하고자 합니다.

저는 췌담도암이 예후가 좋지 않고 수술 후 합병증도 많아 아직 연구할 영역이 많이 남아있다고 생각합니다. 팔순을 넘은 고령이라 가족들이 만류했지만 췌장암 수술 후 9년째 건강을 유지하는 환자도 있습니다. 어렵지만 개척해나가며 췌담도암 환자 생존율 2배 증가라는 목표를 꼭 이루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