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우석 진료부원장과 각 전문병원
진료부장들의 만남
강남세브란스 전문병원의
역할과 미래
병원 안에 자리한 병원. 들어보신 적 있으세요? 강남세브란스병원에는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중증 질환을 치료하는 전문병원이 있습니다.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대처하며 새병원 건립의 원대한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전문병원의 역할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봅니다.
글 편집실 / 사진 백기광, 송인호
# 강남세브란스병원만의 진료 차별화
이우석 진료부원장
이렇게 한자리에 모이기 어려운데 모처럼 귀한 자리가 마련됐습니다. 암, 척추, 심뇌혈관, 치과 이렇게 4개 전문병원 진료부장님을 모시고 우리 병원의 발전 방향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보겠습니다. 우리 병원은 지리적으로 빅 5 병원 중 3개 병원과 인접해 있어 경쟁이 치열합니다. 따라서 고난도 중증질환을 중심으로 선택과 집중이 필요한데 몇몇 중증질환 분야에서는 세계적인 경쟁력을 인정받아 병원 발전의 원동력이 되고 있습니다. 진료부장님들이 생각하는 전문병원의 장점은 무엇인가요?
박윤길 심뇌혈관병원 진료부장
의료진 간 의사소통이 원활해 협진이 잘 이루어지는 점이 장점입니다. 요즘은 코로나19로 모이기가 어렵지만 의료진끼리 교류도 잦은 편입니다. 규모가 큰 병원은 구성원들이 서로 잘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우리 병원은 누가 어떤 분야에 전문인지 잘 알고 있어 최적의 맞춤진료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정준 암병원 진료부장
암은 종류가 많은 만큼 치료 과정도 다양해 진료 차별화를 적용하기 어렵고 가까이 있는 대형병원 모두 잘하고 있어서 경쟁력에서 우위를 차지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다만 우리 암병원은 빠른 시간 내에 검사부터 치료까지 논스톱으로 이루어질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논의하고 단위 센터별로 대부분 내원 후 2~3주 내에 수술까지 가능하다는 점이 장점입니다.
석경수 척추병원 진료부장
척추병원은 국내 최초의 척추병원으로 모든 척추질환과 외상을 진료하고 있으며 특히 난치성 척추질환에 대한 치료 성적이 매우 우수합니다. 또 EOS, O-arm navigation 등 최첨단 고가 의료 장비를 갖춰 진단과 수술적 치료 부문에서 우수한 성과를 올리고 있습니다.
김선재 치과병원 진료부장
치과병원은 한 층에 모든 과가 있어 유기적으로 환자를 볼 수 있다는 게 가장 큰 장점입니다. 치료 중에도 의료진이 실시간으로 소통하고 환자 이동 없이 다른 과 주치의가 오기도 합니다.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열정이야말로 우리 치과병원이 최고라고 자부합니다.
#병원 속의 병원, 전문병원의 역할
이우석 진료부원장
급변하는 의료 환경에 적절히 대처하고 성장하기 위해서는 발 빠르게 전략을 수립하고 수행하며 과거의 실적에 만족하지 않고 미래의 수요를 예측하고 준비해야 합니다. 우리나라는 빠르게 고령화사회로 접어들고 있어 강남세브란스 전문병원에서는 이에 대비해 구체적인 계획과 전략을 마련해야 합니다.
박윤길 심뇌혈관병원 진료부장
전문병원의 장점은 한 환자를 치료할 때 의료진이 서로 다른 의견을 주고받으며 특정 질환에 대한 최신 지견을 공유하고 임상과별로 최상의 치료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여러 과가 모여 한 케이스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내며 치료법을 의논하는 다학제 진료가 전문병원의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합니다.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다 같이 고민하는 것이 전문병원이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정준 암병원 진료부장
암은 치료 과정이 길고 복잡합니다. 만약 전문병원이 아니라면 환자에게 진료와 치료 과정은 더 힘들고 어려울 수밖에 없습니다. 전문병원은 질환별로 의료진이 그룹화되어 있고 효율적으로 설계돼 환자가 집중적으로 치료받을 수 있으므로 환자 중심의 진료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석경수 척추병원 진료부장
척추병원은 정형외과·신경외과·재활의학과·마취 통증의학과·영상의학과가 협진해 모든 난치성 척추질환에 대한 통합적 진료를 진행합니다. 저는 경추, 흉추, 요추, 척추기형 등 척추의 모든 분야에 대한 수술적 치료를 했으나 수년 전부터 경추 수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이처럼 진료 분야를 더욱 세분화·전문화해 환자에게 맞춤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전문병원의 역할입니다.
김선재 치과병원 진료부장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치과전문병원이란 타이틀을 최초로 내세웠습니다. 치과병원을 비롯해 4개 전문병원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을 대표하는 얼굴이라고 생각합니다. 모였을 때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과들이 뭉쳐서 하나의 전문병원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융합의학이 최고의 결과를 낼 수 있는 구조라고 생각합니다. 치과병원은 다른 병원에 비해 중증질환은 많지 않지만 개인의원에서 치료하기 어려운 복잡한 치료, 실패한 치료의 재치료, 중증입원환자의 원내치료 등으로 환자의 고통을 덜어주고 병원과 사회에 이바지하는 역할을 수행하고 있습니다.
# 새병원 건립에 맞춘 청사진
이우석 진료부원장
새병원 건축은 앞으로 7~10년 이상 걸리는 장기적인 사업이므로 시대의 큰 흐름을 자연스럽게 반영해야 합니다. 4차 산업혁명, 새로운 전염병의 출현, 기후와 인구구조 변화 등 의료뿐만 아니라 변화하는 환경에 대비해야 합니다. 특히 주기적으로 발생하는 감염병에 대응해 병원 내 독립적인 감염병 전담 시스템 구축이 필수라고 생각합니다. 또 중증종합병원이라는 콘셉트에 맞게 중증환자를 전문적으로 치료하고 관리할 수 있는 구조와 시스템을 갖춰야 할 것입니다.
박윤길 심뇌혈관병원 진료부장
심뇌혈관병원은 4개 센터로 이루어져 있지만 모두 분산되어 있어 다른 전문병원에 비해 활동도 미약한 상태입니다. 이를 개선하기 위해 새병원에 심혈관병원을 위한 공간을 우선적으로 마련해야 합니다. 또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한 포괄적인 의료서비스도 빠르게 진행해야 할 부분입니다.
정준 암병원 진료부장
새병원이 완공되면 규모 면에서도 경쟁력을 갖출 수 있으리라 기대합니다. 병원 환자의 40% 정도가 암병원 환자인 만큼 새병원에서는 연세암병원 정도의 규모로 재탄생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렇다면 암병원을 어떻게 구성할 것인지에 대해 고민도 하고 요구도 할 계획입니다.
석경수 척추병원 진료부장
국내 최고를 넘어서 세계 최고의 척추병원이 되고자 합니다. 현재도 많은 분야에서 국내 최고 수준이고 일부 분야는 세계 최고 수준이라 자부합니다. 모든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의 척추병원이 되려면 의료진 외에도 병원 시설, 편의시설, 운영 시스템 등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인력 확보에도 관심을 기울여 최고의 의료진을 지속해서 영입해야 합니다.
김선재 치과병원 진료부장
새병원 준비 과정에 참여하게 되어 큰 자부심을 느끼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 치과병원의 이사를 세 번 경험했습니다. 그때마다 규모가 3~4배로 커지며 많은 발전을 이뤄냈습니다. 새병원이 완공될 때는 규모의 확장보다는 최적화된 워크플로(Workflow)로 진료와 업무의 효율화, 타 전문병원과의 협업을 통해 환자들에게 최적의 맞춤진료를 제공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 더 나은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위하여
이우석 진료부원장
코로나19로 병원뿐만 아니라 모두가 고통받고 있습니다. 전 국민 예방접종이 빠른 시간에 완료되어 하반기에는 집단면역이 이루어지기를 바라지만 여의치 않으면 위드 코로나 시대에 따른 병원 운영을 준비해야 합니다. 교직원과 환자 안전에 유의하면서 진료분야 활성화도 도모해야 합니다. 최근 다빈치 Xi 로봇 수술기기를 추가 설치하고 국내 최초 1.5T MR-LINAC을 도입했습니다. 하반기에는 이들 장비를 중심으로 진료 활성화에 노력해야겠습니다. 우리는 새병원 건립이라는 긴 여정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새병원이 완성되기까지 병원이 정상적으로 운영되어야 중장기 계획도 차질 없이 진행될 수 있습니다. 또 병원이 완공될 때까지 새병원에 걸맞은 시스템을 구축하고 전략을 준비해야 합니다.
박윤길 심뇌혈관병원 진료부장
코로나19가 하루빨리 완화되어 대면 회의를 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현재 화상회의를 하고 있지만 아무래도 직접 모여서 하는 것에 비할 수 없습니다. 심혈관병원의 활성화를 위해 내부 구성원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며 함께 뜻을 모아 더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겠습니다.
정준 암병원 진료부장
하반기에 암병원 심포지엄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암병원장님은 진료 활성화도 중요하지만 연구에도 더욱 신경을 써야 한다고 강조하셨습니다. 조재용 암병원 차원에서 암 연구를 활성화하고 기부금 모금에도 적극적으로 나서고자 합니다. 또 연세암병원과 함께 빅데이터 작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용어를 통일하고 영상과 병리 자료 등을 처리하는 데 시간과 인력이 많이 소요되지만 연구 기반을 만들기 위해 꼭 필요한 작업이라고 생각해 진행하고 있습니다.
석경수 척추병원 진료부장
코로나19로 의료계뿐만 아니라 전 국민의 일상에 많은 변화가 왔습니다. 하반기에도 의료진과 환자 모두 안전하고 건강하기를 바랍니다. 또 새병원 건립에 발맞춰 더 발전하는 척추병원이 될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갖추고 미래의 인재를 키우겠습니다.
김선재 치과병원 진료부장
치과병원이 그동안 소홀했던 부분은 산학연 네트워크 형성과 연구 인프라 확립입니다. 얼마 전 의료데이터 솔루션 업체와 함께 구강악안면외과 허종기 교수님을 연구책임자로 하는 대형 국책연구과제를 수주했습니다. 그동안 개인과제에 집중했다면 앞으로는 산학 공동연구에 집중하고자 합니다. 제가 속해 있는 치과보철과만 해도 과거엔 산학연구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으나, 최근 다양한 아이디어를 갖고 몇 가지 산학합동연구를 진행 중입니다. 앞으로 치과병원 모든 과가 이 부분에 집중할 계획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