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개저질환을 전문으로 치료하는 이비인후과 문인석 교수는 대한민국 청신경종양 치료분야를 이끌고 있다. 수술 난도가 높아 이비인후과 내에서도 꺼리는 분야이지만 새로운 수술 방법을 개발하며 세브란스병원을 궤도에 올려놓았고 이제는 수술과 동시에 재활까지 원스톱으로 가능한 수술방법을 개발하고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본격 가동에 나선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강남세브란스병원 이비인후과에
지각변동이 예상된다.

청신경종양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인 문인석 교수가 신촌에서 강남으로 근무지를 옮겼기 때문이다. 문인석 교수는 두개저질환 중에서도 청신경종양의 권위자로 손꼽히며 국내 발생 환자의 대부분이 문 교수의 진료실을 거쳤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개저에 생기는 질환은 치료가 무척 까다롭다. 두개저는 중요한 구조물인 신경, 뇌, 혈관을 보호하기 위한 딱딱한 뼈로 둘러싸여 있고 수술을 하기 위해서는 이 뼈를 열어야 하므로 수술 난도가 높고 합병증이나 미용적인 변형 등 후유증도 만만치 않다.

"희귀질환이고 다루기가 어렵다 보니 두개저질환을 전문으로 하는 의사가 많지 않습니다. 1980년대 초 국내에 관련 수술이 소개되었습니다. 이 분야를 개척하신 저의 은사 고 이원상 교수님이 2014년 1월 갑작스레 소천하셔서 명맥이 끊어질 수도 있는 상황이라 선택의 여지가 없었습니다. 워낙 까다로운 수술이다 보니 그 후 3년간은 정말 치열한 저와의 싸움이었죠."

전원되는 환자를 진료 후 치료 과정과 결과를 의뢰해주신 선생님께 소상히 회신하고, 진료 외 시간에도 걱정하는 환자들의 연락을 직접 답변하는 등의 노력을 통해 환자 유치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또 수술 전 매번 해부실습을 하여 실력을 향상시켰으며 새로운 분야를 섭렵하기 위해 외국의 대가들을 방문하여 몇주씩 체류하며 새로운 수술을 습득하였다. 논문과 초청강연 등 학문적인 결과물도 꾸준히 내놓았다. 정진을 거듭한 결과, 새로운 수술 방법을 개발함으로써 청신경종양 치료 분야의 새로운 장을 열고있다.

내시경 수술에 이어 인공와우까지 원스톱으로 

청신경종양 권위자로서 자리를 잡았지만 새로운 수술방법에 대한 갈증은 여전했다. 좀 더 효과적이면서 좋은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끊임없이 노력해 귓구멍을 통해 머리뼈 절개 없는 내시경수술과 맞춤 치료를 위한 AI 기반 수술 결과 예측 시스템 등을 내놓으며 청신경종양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구현하고 있다.

"2015년 3월 국내 최초로 신경섬유종증 환자에게 청성뇌간이식술을 성공하였고, 그 이후에는 2016년 6월 아시아 최초로 내시경을 이용해 절개 없이 청신경종양 제거 수술에 성공했습니다. 내시경 전정신경초종 절제술로 종양을 제거한 결과 기존 개두술에 비해 수술 시간과 회복 기간이 현저하게 줄었고 환자의 만족도도 매우 높았어요. 또 2007년부터 2017년까지 10년간 세브란스병원에서 청신경종양으로 수술받은 환자 317명 중 청력보존술을 받은 환자들의 데이터를 활용해 인공지능 딥러닝으로 수술 후 청력 보존 여부를 예측하는 시스템도 마련했습니다. 예측 적중률은 90%이고 환자 맞춤형 수술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습니다. 세계 최초의 성과입니다."

문인석 교수는 강남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또 하나의 획기적인 수술방법을 내놓았다. 바로 인공와우까지 원스톱으로 수술하는 것이다. 내시경으로 청신경종양을 제거하고 동측에 인공와우 이식까지 한 번의 수술로 재활까지 가능한 수술 방법이다. 선별급여도 가능해 청신경종양 환자들에게는 희소식이 아닐 수 없다.

“국내 두개저질환의 메카인 강남세브란스병원에 청신경종양 분야를 더해 선배님들의 업적에 누를 끼치지 않고 청출어람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청신경종양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희망을 안겨드리고 싶습니다.”

지난 3월, 박영창 교수가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에 새롭게 합류했다. 하지 및 골반 골절, 외상 후 불유합 및 골수염, 골다공증에 대한 진료를 담당하고 있는 박영창 교수는 대한골절학회 학술대회에서 최우수 논문상과 최우수 연구자상을 수상하는 등 골절 외상 분야에서 촉망받는 젊은 의사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뼈가 붙지않는 환자들을 위해 집중적인 치료 제공

박영창 교수는 ‘하지 불유합 및 골수염 클리닉’에서 신속하고 정확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박영창 교수가 클리닉을 개설한 이유는 여러 번의 골절수술로 지친 환자들을 위해 책임 있는 전문 진료가 이루어지기를 바라는 마음에서였다.

인체는 200여 개 뼈로 이루어져 있으며, 크고 작은 사고로 인해 골절이 발생한다. 신속한 응급조치와 고정 치료를 통해 뼈는 유합의 과정을 거치지만, 골절 환자 중에는 6개월에서 길게는 9개월이 지날 때까지 뼈가 붙지 않는 불유합 상태를 겪기도 한다. 이런 경우 불유합 재수술이 시급한데, 그 과정이 어렵고 더 정확한 뼈 교정, 더 튼튼한 고정, 골이식 등이 필요한 만큼 전문 의료진의 세심한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불유합 환자 중에는 타 병원에서 골절 수술을 받고 오랜 기간 뼈가 붙지 않아 고생하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는 분이 많습니다. 뼈가 부러진 상태가 지속되면 극심한 통증이 수반되기 때문에 환자들의 고통도 크지만, 처음 수술을 받았던 병원에 대한 신뢰가 깨져 감정싸움으로 번지는 경우도 허다해요. 이 병원 저 병원 전전하다 보니 치료 시기를 놓쳐 병을 더 키우게 되는 것이 무엇보다 안타깝죠."

박영창 교수는 불유합 환자 대부분이 여러 번의 시술을 받으면서 의사와의 신뢰관계가 무너진 상태에서 ‘마지막 보루’라는 심정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기 때문에 이들을 위해 최적의 치료를 해야 한다는 책임감이 크다고 말한다.

"재수술을 한다는 것은 의사에게 부담이 클 수밖에 없습니다. 환자 상태를 꼼꼼하게 살피고, 추가적인 검사를 통해 정확한 원인 분석이 이루어진 후 한 번에 뼈가 붙을 수 있도록 더욱 세심한 치료가 뒤따라야 하는데, 현재 불유합 수술을 체계적으로 하는 전문병원이 드문게 현실이에요. 따라서 환자들은 자신이 현재 어떤 상황인지, 재수술을 받으려면 어느 병원에 가야 하는지 혼란스러워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분들을 위한 전문 클리닉이 있다면 더욱 집중적이고 신속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습니다."

복합 골절 치료 명가(名家)라는 명성을 이어갑니다

박영창 교수가 불유합 수술과 함께 도전하는 분야는 골수염이다. 뼈 조직 자체와 주변 연부 조직에 염증이 생긴 상태로, 부러진 뼈가 밖으로 뚫고 나오는 개방성 골절, 인공관절 치환술 등의 수술, 외부 물체에 깊게 찔린 상처를 통해 세균이 뼈와 주변 조직으로 들어와 발생하는 질환이다. 치료가 힘든 난치병이지만 최근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는 만큼 불유합 및 골수염 클리닉을 통한 체계적인 치료로 환자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싶다는 바람을 전한다.

“우리나라 골절 외상 분야 최고 권위자인 양규현 교수님과 지속적으로 임상 연구를 진행하면서 많은 가르침을 받은 것이 큰 자산이 되었다고 자부합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정형외과의 자랑은 다양한 진료 경험이 많다는 점입니다. ‘뼈가 심하게 부러지면 강남세브란스병원에 가야지’라는 말이 있을 정도로 골절 외상 분야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앞으로도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해 골절 외상으로 고통받는 분들이 건강하게 일상으로 돌아가는 데 도움이 되고자 합니다.”

뼈가 부러지더라도 생명에 지장이 없는 한 방치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심각한 골절 외상 질환으로 발전할 수 있어 전문적이고 집중적인 치료는 필수다.

박영창 교수는 골절 외상이 일상생활을 침범하는 ‘불편한 질환’인 만큼 전문 의료기관의 신속하고 정확한 치료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힘주어 말한다.

고관절수술을 받은 어르신들이 2~3일 만에 보행기를 짚고 ‘나 걸을 수 있다’고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것이 정형외과 전문의의 보람이라 말하는 박영창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새로운 가족이 된 만큼 사회적으로 기여하고 병원이 성장, 발전할 수 있는 일에 보탬이 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