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50년에는 60세 이상 인구가 20억 명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이 있는 가운데, 고령인구에게 중요한 관심사 중 하나는 ‘어떻게 하면 뇌 건강을 유지할 수 있을까?’일 것이다. 누구나 나이가 들면서 ‘인지적 노화’로 인해 인지능력이 감소한다. 이러한 현상이 지속되면 경도인지장애를 거쳐 결국은 치매에 이를 수 있다. 치매에 대한 효과적인 치료는 아직 한계가 있기 때문에 뇌 건강을 잃기 전에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글 신경과 조한나 교수 / 사진 백기광

많은 연구 결과에 따르면 생활 습관 교정, 그중 특히 규칙적인 운동은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까지도 지킬 수 있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운동 중에는 뇌로 가는 혈류가 증가하게 되고 뇌의 대사작용이 신경 활성화를 증진하는 방향으로 바뀌게 된다. 운동 시 뇌 혈류량이 증가하고, 이는 대뇌관류를 유지함으로써 뇌 용적을 유지해준다. 일부 연구에서는 운동 시 전대상회(Anterior cingulate cortex)와 해마(hippocampus)로 가는 혈류량이 증가하면서 노인의 기억력 저하를 늦춘다고 밝혀졌다. 또 운동은 BDNF, IGF-1, VFGF와 같은 뇌영양인자(neurotrophic factors)의 발현을 증가시킨다고 알려져 있다. 특히 BDNF(Brain-derived neurotrophic factor: 뇌유래신경영양인자)는 뇌신경세포 발달, 인지기능 개선과 관련성이 높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운동은 뇌 부피의 변화나 연결성, 뇌 혈류 공급, 신경 생성 등 여러 가지 작용을 통해 인지능력을 향상해준다는 것이 최근 연구에서 입증됐다.

다만 뇌 건강을 위해 적절하고 효과적인 운동량이 과연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널리 알려진 바가 없어, 운동을 시작한다면 어떤 운동을 어느 정도의 강도로 얼마나 하는 것이 좋을지에 대해 간단히 두 가지 연구 결과를 소개한다.

치매와 운동의 연관성에 대한 연구

첫 번째 소개할 연구는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를 이용했다. 2009년부터 2015년까지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97만 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경도인지장애에서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운동과 어떤 연관성이 있는지 알아보고자 했고 운동의 지속성, 꾸준함의 영향을 같이 평가하고자 했다. 

참여 기준은 경도인지장애 진단 전 2년 내에 건강검진을 받았고, 진단 후 2년 내에 건강검진을 받은 사람으로 했다. 운동 기준은 ‘주 1회 10분 이상 보통에서 높은 강도의 신체 활동’으로 정의했다.

환자군은 크게 4그룹으로 나누었다. 첫 번째 그룹은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기 전에도 운동을 하지 않았고 진단받은 후에도 운동을 하지 않았다(Never-PA). 두 번째 그룹은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기 전까지는 운동을 하지 않았으나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고 난 뒤 삶에 변화를 주기 위해 운동을 새롭게 시작했다(Initiation-PA).

세 번째 그룹은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기 전까지는 운동을 했던 사람인데 경도인지장애 진단 후에는 운동을 하지 않았다(Withdrawal-PA). 네 번째 그룹은 경도인지장애 진단 여부와 상관없이 처음부터 운동을 했고 진단받은 이후에도 운동을 꾸준히 유지했다(Maintenance-PA).

생활 속 운동 실천 방법

1시간 운동

· 앞뒤로 10분간 준비운동과 마무리운동

· 유산소운동 - 약간 숨이 찰 정도의 강도로 걷기, 자전거 타기, 계단 오르기

· 기구 없는 운동 - 스쿼트, 런지, 런지 워킹 등을 6~8번씩, 2세트 정도

1시간 이하 운동

· 유산소운동이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

· 중간 강도의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병행

· 코어 근육 사용해 심호흡 연습

위) 정상 두뇌 MRI

아래) 혈관성치매 두뇌 MRI

꾸준한 운동은 치매 예방과 진행 지연에 도움

이 연구 결과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진단 전후로 운동을 끝까지 하지 않은 그룹과 비교했을 때, 경도인지장애 진단 전후로 운동을 꾸준하게 유지한 그룹(Maintenance-PA)은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생률이 약 18% 정도 낮았다. 또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뒤부터 운동을 새로 시작한 그룹(Initiation-PA)도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생률이 약 11% 낮았다. 이 결과를 토대로 봤을 때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기 전후로 운동을 처음부터 꾸준히 하는 게 치매 발생률을 가장 낮추지만, 진단받기 전까지는 운동을 하지 않았지만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뒤에 운동을 시작해도 운동을 끝까지 하지 않는 그룹보다 치매 발생률이 낮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추가로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을 유지한 전체 환자를 크게 운동을 꾸준하게 규칙적으로 한 그룹(Regular-PA)과 불규칙하게 운동을 한 그룹으로 나누었다(Irregular-PA).

꾸준한 운동은 ‘고강도 운동을 주 3회 이상 또는 적당한 강도의 운동을 주 5회 이상’으로 정의했다. 결과적으로 봤을 때 꾸준하게 운동한 그룹이 불규칙하게 운동한 그룹보다 알츠하이머형 치매의 발생 위험도가 15% 줄었다.

이번 연구에서 꾸준한 운동은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환자들의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결과를 얻었다. 아울러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기 전까지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라도 진단받고 운동을 시작한 경우도 끝까지 운동을 하지 않는 환자들에 비해서 치매 발생률을 낮출 수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볼 수 있다. 또 운동을 아무리 열심히 했던 사람이더라도 경도인지장애를 진단받은 뒤에 운동을 그만둘 경우 치매 발생률은 높아진다고 볼 수 있으며, 불규칙하게 가끔 하는 운동보다는 꾸준하게 하는 운동이 치매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볼 수 있다.

최소 하루 1시간, 일주일에 3번,
25주에 총 60시간 이상

두 번째로는 소개할 연구는 구체적으로 어떤 종류의 운동과 어느 정도 강도의 운동이 뇌 건강에 도움이 되는지에 대한 체계적 리뷰 논문이다. 여러 연구를 종합하여 60세 이상 노인 1만 명 이상에서 운동이 인지능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한 이 연구에서는, 인지능력 향상을 위해서는 최소 하루에 1시간, 일주일에 3번, 25주에 걸쳐 총 60시간가량 운동하는 것을 권고한다.

이 중 인지능력 향상과 가장 연관이 되는 것은 ‘총 운동시간’이다. 하루 최소 1시간 이상의 운동을 52시간 이상 지속적으로 시행한 경우 의미 있는 인지능력 향상을 기대할 수 있다고 하여 꾸준한 운동이 제일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 운동 강도가 어느 정도인지는 심박수를 통해 간접적으로 알 수 있는데, 나이에 따른 예상 최대심박수의 60~80%를 목표로 하여 중간 강도로 유지하는 것이 권고된다. 다만 개인별로 심폐기능이나 거동 정도가 다르므로 낮은 강도의 운동으로도 효과를 볼 수 있다.

인지능력에 도움되는 운동에는 유산소운동(걷기, 러닝머신, 자전거, 댄스 등), 근력운동, 요가·필라테스 등 몸과 마음을 같이 다스리는 심신운동이 있으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게 효과가 좋다.

운동 종류에 따라 인지능력에 영향을 미치는 기전은 다르다고 알려져 있다.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모두 공간 작업 기억과 기억력을 담당하는 중추인 해마의 가소성을 향상해주며 유산소운동은 DNA 손상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 심신운동은 일단 안전하게 할 수 있으며 해마의 부피를 증가시키고 전두엽을 자극하여 기억력이나 집행기능을 향상시킨다.

또 건강한 고령의 노인과 경도인지장애나 치매를 앓고 있는 노인을 비교, 분석했을 때 인지 저하 동반 유무에 상관없이 운동은 인지능력 향상에 도움이 됐다. 운동의 효과로 향상될 수 있는 인지능력 영역에는 크게 처리속도·주의집중력, 집행능력, 전반적인 인지능력이 있다.

건강한 고령인구에서는 주의집중력과 집행능력의 향상이 두드러졌으며, 치매 인구에서는 처리 속도·주의집중력이 향상됐다고 한다. 종합해보면 이미 치매를 진단 받았더라도 운동을 하는 것이 치매 악화를 늦추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