툭툭. 내 어깨를 두드리며 ‘오늘 하루도 수고했어’라고 나에게 말을 건네본다. 그래도 2% 부족한 위로 같다면 짬짬이 즐기는 취미를 만들자. 건조한 손을 위해 만들었지만 마음까지 촉촉해지는 핸드워시, 오롯이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을 주는 요가를 하며 수고한 나에게 위로를 건네는 두 사람을 만나보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이덕환

건조한 손에 생기를 주는 핸드워시
- 엄윤정 간호사

64병동 내과병동에 근무하는 엄윤정 간호사입니다. 코로나19로 인해 외부 활동이 어려워져서 집에서 할 수 있는 취미 활동을 찾던 중 ‘핸드워시를 직접 만들어볼까?’ 하는 생각을 하게 됐어요. 평소 업무를 하면서 손을 자주 씻기 때문에 건조한 편인데 코로나19 때문에 더 예민하게 챙기다 보니 보습이 더 중요해졌습니다. 촉촉하고 향기도 좋은 핸드워시를 떠올리면서 유튜브를 찾아보고 하나씩 만들기 시작했어요.

핸드워시는 찬찬히 따라 하면 누구나 쉽게 만들 수 있습니다.

처음에 기본적으로 갖춰야 할 준비물인 계량컵, 저울, 오일이 차지한 책상 한쪽을 보면 병원에서 하는 일 외에도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있는 생긴 것 같아 기분이 좋아진답니다. 레시피대로 따라 하다 보면 천연 소재의 계면활성제와 각종 허브로 내 피부에 맞는 핸드워시를 만들 수 있어요. 요즘 같은 코로나19 시국에 주변분들에게 드리면 훌륭한 핸드메이드 선물이 됩니다.

손을 씻을 때, 씻고 난 후에도 옅게 남아 있는 허브향 덕분에 그 순간만큼은 정말 힐링하는 기분이에요. 지금은 어떤 재료를 넣으면 더 순하고 세정력 좋은 손세정제를 만들지 생각하고 있지만, 재료에 대한 공부가 끝나면 손세정 후 보습을 완벽하게 책임져줄 천연핸드크림을 만들어보고 싶어요. 

많은 의료진, 특히 간호사는 손 때문에 피부과를 다니는 경우도 많습니다. 좀 더 좋은 재료로 세정효과와 보습효과를 함께 보완할 수 있는 제품을 만들 생각입니다. 마음까지 깨끗하고 촉촉해지는 그런 제품을요.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집중하게 만드는 요가

- 고은아 간호사

신경외과·신경과·피부과 병동인 61병동에서 근무하는 고은아 간호사 입니다. 요가를 시작하게 된 건 2년 전이에요.

목, 어깨 통증이 심해지고, 환자를 옮기다가 손목을 다쳐 정형외과 도수 치료를 자주 받았는데, 횟수가 잦아지면서 운동의 필요성을 절실히 느끼게 됐습니다. 어떤 운동을 할까 고민하던 중 요가가 눈에 들어왔어요. 또 하루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내는 곳이 직장이기에 당연히 일이 저의 일상에 영향을 미치는데, 일과 나를 잘 분리하고 싶은 마음이 늘 있었어요. 제일 큰 이유는 신규 교육 전담간호사를 하면서 정신적인 스트레스가 심해져 요가와 명상을 통해 정신 수련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입니다.

파워 요가로 불리는 빈야사 요가(vinyasa yoga)를 시작하고, 체력적으로 굉장히 큰 변화를 경험했습니다. 아침 요가를 하지 않으면 오전 컨디션이 좋지 않고, 오후와 저녁까지 이어져요.

또 요가를 하고 난 후는 유산소, 근력 운동에서는 경험할 수 없는 가볍고 산뜻한 땀이 나오는데 이것도 컨디션 조절에 한몫한답니다. 마치 독소를 빼내는 것 같아요. 또 정신적으로 건강해지는 느낌이 듭니다. 모든 자세가 나를 중심에 두고 있어서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집중하는 시간이에요.

그룹 요가를 하면 옆에서 땀을 뻘뻘 흘리며 쉬지 않고 움직이는 사람들이 눈에 들어오기 시작해요. 정말 덩치가 큰 사람, 배가 많이 나온 분도 있었고, 정말 뻣뻣해 보이는 분, 또 어떤 사람은 나이가 많아 보였는데 다들 너무나 열심히 움직이고 있었어요.

그때 누군가에게 과시하거나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있는 그대로의 나에게 집중하고, 그런 나를 받아들이고자 하는 진정한 열정을 알게 됐어요. 요가와 명상은 긍정적으로 생활할 수 있게 하는 원동력이 되고 오늘도 고생한 나에게 많은 위로와 용기를 주는 취미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