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국내 최초로 통증클리닉을 열다
1973년 세브란스병원 마취과 내에 통증클리닉이 국내 최초로 개설됐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는 1983년 개원 직후부터 통증관리를 시행했습니다. 초기에는 타 과와 협의해 암성 통증을 관리했고, 1996년부터 수술 후 통증 치료를 시작했으며, 1997년에 통증클리닉을 개설했습니다. 최근 통증클리닉을 찾는 외래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에 외래를 리노베이션(개보수 작업)을 진행했습니다. 직접 영상을 보면서 시술할 수 있는 시술실을 갖추고 초음파실도 분리하는 등 만반의 준비를 했습니다. 또 안전한 시술과 환자 편의성을 고려한 시스템과 시설을 마련했습니다.
#환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한 시스템을 갖추다
통증은 신체 조직에 직접적·잠재적 손상이 있거나 이와 관련해 생기는 불쾌한 감각이나 감정적 경험을 말합니다.
통증은 있어서도 안 되지만 없어서도 안 됩니다. 통증을 느끼지 못하면 질병이나 비정상적인 변화를 알 수 없기 때문이죠. 통증은 원하지 않는 불쾌한 감각이지만 꼭 필요한 생리적 현상이기에 통증관리는 삶의 질 향상과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급만성 통증을 관리하는 통증클리닉의 중요성은 점점 더 높아지고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통증클리닉은 환자 만족도를 위해 여러 과와의 협업을 무엇보다 중요하게 생각합니다. 또 환자에게 되도록 많은 정보를 제공하고 치료 방향을 충분히 설명하는 것을 원칙으로, 환자와 함께 치료 방법을 찾고 공유합니다. 최근에는 환자의 평균연령이 높아졌지만, 예전에는 통증을 적극적으로 치료해야 하는 것으로 인식하지 못했습니다. 급성 통증 치료 시기를 놓치면 만성 통증이 되기도 하므로 가벼운 통증이라도 빠른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하고 싶습니다.
#삶의 가치를 고귀한 것으로 만들다
통증관리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습니다.
제가 10여 년 전 미국 연수 중 대상포진에 걸린 적이 있었습니다. 의료 접근성이 떨어지다 보니 고통 때문에 매일 밤마다 울면서 통증관리의 중요성을 절실하게 깨달았습니다. 통증에서 벗어나기만 해도 정신적으로 질병에서 해방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경미한 통증이라도 지속되면 삶의 질이 떨어지고 활동이 제약될 수밖에 없거든요. 의료의 궁극적인 목적은 삶의 질을 높이는 것이고 그러기 위해서는 고통에서 벗어나야 합니다.
이런 면에서 통증클리닉은 고통 없는 삶을 영위할 수 있게 돕고 삶의 가치를 더 고귀한 것으로 만들어주는 분야라 할 수 있습니다.
#통증에 대한 인식이 개선돼야 한다
통증 치료에 많이 활용하는 신경차단술을 두고 ‘신경을 차단하면 감각이 둔해지거나 몸을 움직이는 데 이상이 오는 것은 아닌가’라는 의문을 가지기도 합니다. 환자 입장에서 당연히 그런 의문을 가질 수 있습니다. 그러나 신경차단술은 환자의 전신 상태를 충분히 고려해 질병에 적합한 약물을 선택하며, 통증 정도에 따라 정확한 가이드라인을 준수하기 때문에 환자들이 염려하는 문제는 일어나지 않습니다. 통증은 몸에 생기는 감각이므로 흔히 육체적인 고통만 생각하기 쉽지만, 정신적인 부분에도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통증은 육체적 통증을 넘어서 다양한 반응으로 표출되기도 합니다. 정신적으로 피폐해지기도 하고 이로 인해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래서 통증을 치료하는 전문가들은 1차적으로 환자의 육체적 고통을 없애는 것과 동시에 정서적인 면까지 고려해야 합니다.
#강남세브란스 통증클리닉의 부활을 위하여
대학병원에서 통증클리닉의 역할이 점차 중요해졌는데, 이를 뒷받침할 탄탄한 의료진 구성이 아쉽습니다. 또 수술실을 중심으로 돌아가는 대학병원에서 통증클리닉에 대한 인식 개선도 이루어져야 할 것입니다.
세브란스의 위상에 걸맞은 통증클리닉으로서 예전의 명성을 되찾고 마취와 통증 분야가 잘 어우러지는 마취통증의학과를 만들기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통증클리닉 김도형 교수를 만나다
2017년부터 통증클리닉에서 환자를 진료하고 있는 김도형입니다. 전공의 시절 암 환자 통증관리를 위해 마약성 진통제를 조절할 기회가 있었는데 여명이 얼마 남지 않은 암 환자가 통증으로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통증 분야에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삶과 죽음을 가르는 치명적인 질환을 다루는 분야는 아니지만 고통 속에서 괴로워하는 환자의 통증을 치료하면서 보람을 찾고 있습니다.
#원스톱 진료시스템으로 편리함을 제공하다
최근 통증클리닉을 찾는 분이 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강남세브란스 척추병원에는 퇴행성 척추질환 환자들이 많이 내원합니다. 고령화사회로 접어들면서 척추질환이 증가하고 수술보다 보존적 치료인 통증클리닉에서의 치료의 의미가 커졌어요. 중재적 시술인 신경차단술로 신중하게 퇴행성 척추질환 환자들을 통증관리를 하면서 치료하고 있습니다.
우리 병원에는 척추 수술을 하기 위해 내원하는 환자가 많습니다. 그렇지만 진단 후 당장 수술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는 보존적 치료 처방이 내려지는데 이런 경우 내원 당일 통증클리닉 외래에서 진료와 치료를 받을 수 있는 원스톱 시스템을 마련해 환자에게 편의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대상포진, 3차 신경통 등 다양한 통증을 관리하다
퇴행성 척추질환 외에도 신경성 통증질환인 대상포진 신경통, 3차 신경통, 말초신경통으로 고통받는 분도 많습니다. 이 환자들에게도 보존적 치료를 시행하고 다양한 신경차단술로 통증관리를 합니다. 특히 대상포진 환자가 늘어남에 따라 예방접종도 일반화되고 있지만 여전히 환자는 증가 추세입니다. 예전에는 내과적 치료만으로 끝났다면 현재는 적극적인 통증 치료의 니즈가 늘고 있고 또 초기에 통증 치료를 시작해야 한다는 인식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난치성 통증에 도전하다
통증에는 원인이 명확하지 않는 통증도 많습니다.
그중에서도 복합부위통증증후군은 이유를 알 수 없고, 진단적 검사에서 발견되지 않아 난치성 통증으로 분류됩니다.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를 대할 때 의사들이 간과하기 쉬운 부분이 바로 원인의 심각성과 증상의 심함을 분리해서 생각하는 것입니다. 의학적으로 위중한 병은 아니지만, 환자가 ‘통증만 없으면 살 것 같다’고 말할 만큼 증상이 심각한 경우가 많습니다. 이때 할 수 있는 치료는 뭐든 다 해야 합니다. 어떤 통증이든 체계적으로 치료하면 호전됩니다. 통증은 빨리 진단하지 않아 방치되면서 심해지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모든 통증 질환은 빨리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포인트입니다. 아프지만 별다른 치료 방법이 없어서 참고 지내거나 마약성 진통제에만 의존하는 환자들, 치료를 시도조차 하지 않아 드러나지 않은 통증 환자가 많습니다. 이런 환자들이 좀 더 적극적인 치료로 통증에서 벗어나기를 바랍니다.
#암성 통증도 적극 관리하다
암 치료 기술이 발달하면서 환자들이 암과 함께 살아가는 시간이 길어졌습니다. 전립선암이나 이비인후과 암은 통증을 동반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진통제를 사용하면서 통증을 관리하는 것이 환자의 삶의 질 측면에서 매우 중요합니다. 복부 암 환자들에게는 복부신경차단술로 통증을 줄이는 치료를 합니다. 암성 통증 환자들도 초기 단계에서 통증에 대한 중재적인 치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통증클리닉에서는 암 환자의 수술과 퇴원, 항암 일정에 맞춰 빨리 통증관리를 할 수 있도록 돕고 있습니다.
#통증에 공감하는 의사가 되다
통증에 시달리는 환자들은 진료실에 들어오자마자 그동안 겪은 고통을 쏟아내기 시작합니다. 이때 최대한 공감하고 귀 기울여 듣는 것이 제 진료 원칙입니다. 환자 개개인의 고통이 모두 다르기 때문에 최대한 따뜻하게 환자를 맞이하려고 합니다. ‘다리도 아프고, 허리도 아픈데
정형외과를 가야 하나? 뒷목이 아프면 어디를 가야 하나?’ 이런 고민을 할 때가 있습니다. 이때 통증클리닉으로 오시면 됩니다. 통증클리닉에서 해결할 수 없는 질환이면 전문과로 연결해드리고 필요한 치료 방법을 제시해드립니다.
아프면 통증클리닉으로 오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