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원하게 바람을 가르며 달리는 자전거족이 부쩍 눈에 띄는 계절이다. 자출(자전거 출근), 자덕(자전거 덕후), 자라니(자전거와 고라니를 합성한 말로, 도로에서 불쑥 튀어나오는 자전거족) 등 자전거 관련 신조어가 늘고 자전거족이 많이 모이는 행주산성 국숫집과 옥수동 튀김집이 유명해질 정도로 자전거 인구가 많아졌다. 자출족 법무팀 권성준 팀장과 자전거로 건강을 되찾은 방사선종양학과 신동봉 팀장이 말하는 자전거 예찬론.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법무팀 권성준 팀장
자전거는 놀이문화가 다양하지 않았던 어린 시절부터 친근한 놀이 도구이자 운동기구였습니다. 통학이나 근거리를 이동할 때는 편리한 교통수단의 역할도 했죠. 성인이 되어서는 가족이 함께할 수 있는 레저 도구가 됐지요. 가족 간에도 대화와 소통이 쉽지 않은 요즘, 잠시나마 같은 목적지를 향해 달려갈 수 있는 여유를 주기도 합니다.
일산에 사는 저는 신촌에서 강남으로 전보 발령을 받고, 갑자기 출근 동선이 길어졌습니다. 지하철 등 대중교통을 이용하다 보니 교통체증과 인파, 수차례 환승으로 인한 피로감과 코로나19로 대중교통 이용이 꺼려져 저만의 출근 방법을 고민하게 됐습니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라는 말처럼 지치고 힘든 출퇴근길을 좋아하는 취미와 연계해 기다려지는 행복한 시간으로 바꿔보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왕복 70km 거리를 자전거로 출퇴근한다는 것이 처음에는 부담스러웠지만, 한강 자전거 도로가 잘 정비되어 있어, 미세먼지나 황사 걱정 없이 맑고 쾌청한 하늘을 보면서 열심히 페달을 밟고 있습니다.
방사선종양학과 신동봉 팀장
우연히 자전거 동호회를 알게 돼 건강에 좋을 것 같다는 막연한 생각으로 자전거를 타기 시작했습니다. 평소 땀을 흘리면 머리가 아프곤 했는데 자전거를 탈 때는 땀을 흘려도 머리가 아프지 않더군요. 또 신촌에 근무할 때 직원 건강검진에서 고혈압 주의자로 2차검진 대상자였으나 강남으로 발령받고 자전거를 타기 시작하면서 혈압이 정상으로 돌아왔습니다.
자전거를 타면서 아내에게도 자전거를 가르쳐주어 같이 한강에서 자전거를 타며 운동을 합니다. 함께 운동하며 대화도 늘어 자연스럽게 더 화목해졌습니다. 직장에서도 더 활기차게 일하게 됐고요. 건강한 몸은 건강한 정신으로 승화된다고 봅니다.
차를 타고 또는 걸으면서 보는 풍경보다 자전거를 타면서 마주하는 풍경은 또 다른 느낌입니다. 적당한 속도감과 스치는 바람, 나를 향해 다가오는 구름, 새소리와 물소리 등 자연과 하나가 됩니다. 퇴직 후에는 아내와 함께 하얀 자동차에 알록달록한 자전거를 싣고 전국을 일주하는 것이 꿈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