식생활의 변화와 생활 습관, 기타 요인에 의해 비만 인구와 염증성 장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비만은 이미 질병으로 분류되어 수술적 치료가 가장 효과적인 방법으로 자리 잡았으며, 최근 궤양성 장질환으로 총리직을 사임한 일본 아베 총리로 인해 염증성 장질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비만대사수술과 염증성 장질환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는 두 교수를 만나 각 분야의 추이에 대해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비만은 필연적으로 다른 질환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고 개인적·사회적 비용을 심각하게 증가시킨다. 국제보건기구와 미국의사협회는 ‘비만은 질병’이라고 명시했고 고도비만은 수술이 가장 효과적인 치료 방법이라는 연구 결과도 있다. 강남세브란스 비만대사수술센터는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며, 환자의 일차 치료 목적에 맞는 ‘비만대사수술’을 시행해 국내 최고의 센터로 도약하고자 한다. 그 중심에 안수민 교수가 있다.

비만대사수술 인증의인 안수민 교수는 ‘비만대사수술’ 전문가로 강남세브란스 비만대사수술센터의 중심축을 담당한다. 최근 주목받고 있는 비만대사외과학은 외과학 중 하나의 전문 분야로 고도비만은 물론, 필연적으로 이에 동반되는 광범위한 대사질환을 수술적으로 치료하는 학문이다.

“비만대사수술은 일차적인 치료 목적이 무엇인가에 따라서 세 가지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고도비만 환자의 체중감량이 일차 목적일 때는 비만수술, 체중 감량과 함께 동반된 대사질환 치료를 동시에 그 목적으로 할 경우는 비만대사수술, 특히 제2형당뇨병 치료를 목적으로 할 때는 당뇨수술로 구분할 수 있습니다. 다양한 동반 질환을 동시에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비만대사수술’이 가장 포괄적이고 일반적인 명칭입니다.”

비만은 필연적으로 다양한 질환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이로 인한 사망률을 높이고, 개인적·사회적 비용을 심각하게 증가시킨다. 예를 들어, 고도비만 환자는 체중 감량을 위해서 식이, 약물, 심리, 행동 및 생활 습관 교정등 내과적 치료를 시도하게 된다. 동반된 각각의 질환을 치료하기 위해서 항고혈압제, 경구혈당강하제나 인슐린, 고지혈증과 통풍 치료제, 에스트로겐 등 호르몬제, 양압호흡기 등을 복합적으로 사용하지만 기대하는 만큼의 치료 효과를 얻기 어렵고 효과가 지속적이지 않다.

그러나 비만대사수술을 하면 고혈압 및 심혈관질환, 폐쇄성 수면무호흡증, 천식, 위식도역류증, 비알코올성지방간, 관절질환, 통풍, 다낭성난소증후군, 우울증 등에 대해 동시에 매우 크고 지속적인 치료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특히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제2형당뇨병 치료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 환자가 얻을 수 있는 효과를 정확히 예측하고, 적절한 수술 시기를 결정하며, 환자의 일차 치료 목적에 맞는 적절한 ‘비만대사수술’의 종류를 정하고 시행하는 복합적인 업무가 안수민 교수의 주요 진료 분야다.

강남세브란스 비만대사수술센터는 비만대사질환 치료시 내·외과 전문가 간의 긴밀한 협력을 기본으로 한다. 비만대사수술 인증의와 비만대사질환 최고 전문가인 가정의학과 교수가 수술 전 환자 상태 평가, 올바른 수술 방식 선정, 수술 시기 결정 및 수술 후 제반 치료에 이르는 모든 과정을 빈틈없이 관리하고 있다. 또 상급종합병원에 걸맞은 숙련된 다학제진료팀을 구성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강점이다.

“환자 개개인에게 맞는 최선의 치료를 위해 비만대사수술에 숙련된 마취과, 내분비내과, 소화기내과, 순환기내과, 호흡기내과, 이비인후과, 신경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신경정신과, 정형외과, 영양팀과 전문코디네이터 등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움직입니다. 무엇보다 다양한 수술 방법에 숙련된 인증의가 환자 맞춤형 수술 방법을 적용한다는 것이 우리 비만대사수술센터를 지탱하는 큰 힘이기도 합니다.”

‘3 Rs’ 개념을 철저히 적용해, ‘환자의 일차적 목적에 부합하는가?(Right patient), 가장 적합한 수술 방식은 무엇인가?(Right procedure), 가장 적절한 시기는 언제인가?(Right timing)’에 대해 관련 의료진이 끊임없이 함께 숙고하며 환자가 비만대사수술을 통해 최대의 효과를 얻을 수 있고 안전하게 수술받게 하기 위해 남다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일본 아베 총리를 일선에서 물러서게 만든 궤양성 대장염을 비롯한 염증성 장질환이 늘고 있다. 아직까지 명확한 원인을 밝혀내지 못한 염증성 장질환을 치료하는 최적의 방법을 찾기 위한 노력이 끊임없이 이어지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의 일원으로서 세계 최고의 권위자가 되고자 하는 천재영 교수를 만났다.

소화기내과 위장관 파트를 담당하고 있는 천재영 교수는 기능성·종양성·염증성 위장 질환을 모두 진료하고 있지만, 그중에서도 소장, 대장 등 하부 위장관 질환, 특히 염증성 장질환(크론병, 궤양성 대장염)을 전담하고 있다. 위내시경, 대장내시경 시술도 주요 진료 분야 중 하나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가 타 기관과 차별화되는 점은 바로 협력 의료기관과의 긴밀한 협력체계다.

응급 환자 또는 대장 용종 환자의 당일 진료의뢰 시스템을 갖추고 협력 의료기관에서 긴급한 환자를 의뢰할 경우 당일에 바로 진료를 시행한다. 일차 의료기관에서 대장내시경을 통해 큰 용종이 발견될 경우 강남세브란스 병원으로 전원해 별도의 외래 진료 없이 당일에 바로 제거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용종절제술뿐만 아니라, 응급 내시경 시술이나 입원이 필요한 긴박한 환자가 발생한 경우에도 언제든지 소화기내과 의료진과 비상 연락망을 활용해 연속적이면서도 신속하게 최적의 진료를 제공한다.

소화기내과의 또 다른 강점은 하부 위장관 파트에서 운영하는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이다. 천재영 교수가 주축이 되어 최근 증가하고 있는 염증성 장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의 고통을 함께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장염으로 인한 위장관 증상뿐만 아니라 다양한 전신 증상 및 다른 질환과 연관되어 있다. 따라서 많은 염증성 장질환의 효과적인 치료를 위해서는 염증성 장질환 전문 소화기내과 의사를 중심으로 류마티스내과, 외과, 안과, 피부과 등 다양한 진료과와의 협력체계가 중요하다. 염증성 장질환 클리닉은 각 분야의 교수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에게 최적의 다학제 진료를 제공하고 있다.

“염증성 장질환은 장에 만성적인 염증이 발생하는 원인 불명의 질환으로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등 두 가지 질환으로 구분됩니다. 궤양성 대장염은 대장에만 국한되어 만성염증이 발생하는 질환으로 과거에는 주로 20~30대에서 잘 생기는 것으로 알려졌으나, 최근 국내의 다기관 역학연구에 따르면 연령에 관계없이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습니다.”

궤양성 대장염의 원인은 아직 명확하게 밝혀지지는 않았지만, 궤양성 대장염에 유전적인 감수성이 있는 환자가 특정한 환경 요인에 노출되면서 장내 미생물에 불균형이 발생하고 장관 면역체계에 이상이 생기면서 장의 염증이 활성화되고 지속, 악화되는 질환으로 추정한다. 서구화된 식습관, 금연, 항생제 사용력 등이 궤양성 대장염의 발생과 연관되어 있다. 희귀 난치성 질환으로 분류되어 산정특례질환제도에 따라 염증성 장질환으로 진단되면 급여 항목에 한하여 국가에서 평생 진료비 90%를 지원받을 수 있다. 국내 유병 환자 수가 4만 명에 달할 만큼 생각보다 많은 환자가 궤양성 대장염으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까지 완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기 때문에 진단이 되면 평생 치료를 받아야 하며, 질병의 특성상 적절한 치료에도 불구하고 재발할 수 있다.

“저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들이 항상 진료실에서 궁금해하는 최적의 치료 방법을 밝히는 데 관심이 많습니다. 크론병과 궤양성 대장염 환자의 진단, 치료 경과와 생체 시료를 이용한 분석을 통해 염증성 장질환의 예방, 진단, 모니터링, 치료, 예후를 예측하고, 환자마다 최적화된 치료를 찾고자 하는 모델을 개발하고자 합니다. 최근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는 새로운 염증성 장질환 치료 약제의 효능과 안전성을 세포실험, 동물실험, 임상시험, 빅데이터 연구 등 다양한 방법을 이용해 검증과 진료에 적용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천재영 교수는 이런 연구를 통해 아직까지 원인도 밝혀지지 않았고, 확실한 치료법도 없는 염증성 장질환 환자를 진료하는 임상의사로서 환자들과 함께 고민하면서 질병으로 인한 고통을 최소화하는 방법을 찾고 싶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