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에 접어들면서 만성질환이나 노인성 질환으로 어려움을 겪는 환자가 많아졌지만 대학병원엔 장기간 입원이 어렵고 집에 모시기엔 한계가 있다. 그래서일까. 요양병원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대형병원에서 미처 어루만져주지 못하는 부분까지 보듬는 분당연세요양병원의 박종원 원장을 만나봤다.

글 김희연 / 사진 송인호

중증환자 케어가 가능한 요양병원

2차 병원이 줄어 수년 전부터 환자들이 대학병원에 집중되는 현상이 일어나고 있다. 하지만 장기간 입원이 어려운 탓에 퇴원 이후 치료 단절 방지를 위해 요양병원을 찾기 일쑤다. 분당연세요양병원은 재활과 치료 같은 일반 요양을 넘어서 중증환자를 돌볼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다.

박종원 원장 역시 중증환자 케어가 가능하다는 점을 분당연세요양병원의 차별점으로 꼽는다.

“현재 우리 병원은 대학병원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중증환자를 케어할 수 있는 인프라를 갖췄습니다. 요양병원마다 성격이 다르겠지만, 내과계 중증환자들이 입원치료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다른 요양병원과의 차별점이라고 생각합니다.”

분당연세요양병원에는 신장내과와 감염내과는 물론이고 가정의학과와 재활의학과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가 상주해 내과계 중증환자를 돌보고 있다. 또 40개 병상 규모의 독립적인 중환자실 병동을 갖추고 있고, 혈액투석이 가능한 인공신장실도 운영하고 있다.

위성병원 역할을 수행

박종원 원장은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 임상강사로 일하면서 대학병원의 위성병원 역할을 할 수 있는 병원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중에서도 혈액투석 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들고 싶었다고 한다. 현재 분당연세요양병원에 입원한 240여 명 중에 60명 정도가 투석 환자다. 

“공중보건의로 요양병원에서 복무하면서 투석이 필요한 환자들이 매번 다른 병원으로 가는 모습을 봤어요. 투석 환자들이 입원해 편하게 치료받을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요양병원 개원을 결심했습니다.”

중증환자 입원과 치료가 가능하다는 것이 알음알음으로 알려지면서 병원을 찾는 환자가 늘었다. 분당연세요양병원에 입원해 있다가 치료가 필요해 전원했던 환자가 다시 돌아오려면 대기해야 할 정도로 많은 환자가 병원을 신뢰하고 있다. 자신과 병원을 믿어주는 환자와 가족들에게 죄송한 마음과 함께 무한한 감사를 전했다. 

“몇 년을 우리 병원에만 계시는 분이 많습니다. 그런 분들의 믿음에 보답하기 위해 항상 최선·최상의 치료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환자와 가족 모두 행복한 병원

박종원 원장에게 5년 전 메르스 사태는 큰 깨달음을 주었다. 내과 의사였지만 당시엔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막막하고 당황스러웠다고. 그해 분당연세요양병원을 개원하면서 신종플루 유행 당시 강남세브란스병원 일선에서 감염관리를 담당했던 감염내과 진성준 원장과 함께한 것도 언제 닥칠지 모르는 감염병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서였다. 찾아오지 않길 바랐던 감염병 사태는 생각보다 빨리 찾아왔다.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2월부터 6월까지는 면회가 금지됐다. 7월 초부터는 예약을 받아 비접촉 면회를 진행하고 있다. 병원에 어르신이 많고 대부분 면역력이 떨어진 중증환자라 더욱 감염관리에 만전을 기하고 있다고.

분당에 자리 잡은 지 어느덧 5년, 주변 대학병원들과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과의 협력은 최근 들어 더욱 활발해졌다. 강남과 분당이 지역적으로 멀진 않지만 아주 가깝지도 않아 개원 초기엔 연계가 원활한 편이 아니었다. 하지만 모교 부속 병원인 만큼 더욱 마음이 간다는 박종원 원장은 마지막으로 강남세브란스병원과 앞으로도 협력을 이어갔으면 하는 바람을 밝혔다.

“고향 같은 강남세브란스병원과 협력이 늘고 있어 기쁩니다. 두 병원의 협력은 환자들을 위해 좋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돈독한 관계를 유지하며 협력의 범위를 확대해나가고 싶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