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나눔기금’을 꼽고 싶습니다. 전체 교직원 중 약 70%가 자발적으로 통상 급여의 1%를 기부하는 것이라 더욱 뜻깊습니다. 모든 교직원이 세브란스 정신을 구현하는 일에 참여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010년에 시작한 1% 나눔기금으로 병원 내 여러 후원조직을 통합했습니다. 후원금은 선교와 봉사활동, 경제적으로 어려운 환자들의 치료비를 지원하는 데 쓰고 있습니다.

또 하나는 정신건강의학과에서 운영하는 ‘낮병원 프로그램’과 ‘가상현실치료 프로그램’을 함께하는 것입니다. 낮병원은 환자들이 낮시간 동안 치료 활동에 참여한 후 귀가하는 것을 말합니다.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환자들의 증상을 개선하고 사회성 증진을 돕고자 합니다. 그중에서 사회사업팀에서는 훈련된 전문가가 가상현실을 시연하는 장비를 활용하여 인지행동치료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오래전 일입니다. 수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생명이 위험할 수도 있는 후두 기형 신생아가 있었습니다. 주치의가 수술 치료를 권유했는데 보호자가 치료를 포기하겠다고 해서 윤리위원회 생명윤리소위원회에 상정됐습니다.

아이의 부모에게 치료비 때문이라면 걱정 말고 부모로서 부끄럽지 않을 결정을 내리시라고 말씀드렸고 치료비 문제로 고민하던 부부는 아이가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달라고 간청했습니다. 치료비 후원금을 확보하기 어려운 때였지만 아이의 치료비를 선뜻 후원하시겠다는 60대 초반의 부부가 있어 그분들께 말씀드렸습니다.

그분들은 이 아이와 같은 질환으로 아이를 잃었고 그 후로 자녀 없이 지내고 계셨습니다. 아이를 도울 수 있는 기회를 주어 오히려 고맙다며 치료비로 얼마가 들든 전액 후원하겠다고 약속했습니다. 그분들의 후원으로 1차 수술을 받게 되었고 2차 수술은 자비로 해결해 치료가 잘 마무리되었습니다. 치료비를 후원하신 부부는 아이가 건강하게 성장하기를 바란다며 치료비로 약 7천만 원을 후원하셨습니다.

또 병원 건축후원금 1억 원, 암병원 후원금 1억 원 등을 기부하며 고액기부자로 연세의료원과 깊은 인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병원에서 사회복지사가 전문직으로 치료 과정에 참여하는 것은 1905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MGH)에서 시작되었습니다. 소화기병으로 치료받던 환자가 통상적인 처방으로 호전되지 않자 환자에게 심리·사회적인 다른 요인이 있는 것은 아닌지 평가하고 상담을 해보면 어떨까 한 것에서 출발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6·25전쟁 이후 해외 원조사업에 참여하면서 사회복지사의 활동이 확장되었고 의료분야에서도 치료비 후원이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지금 우리나라에서 병원 사회복지사 활동은 모든 환자가 경제적인 어려움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일 없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돕는 일에 주력하고 있습니다. 이 또한 완전한 치유를 위해서 중요한 일입니다. 그러나 병원에서 사회복지 활동이 태동된 본래의 취지인 사회 및 심리·정서적인 문제 해소는 치료 효과를 높여주는 보이지 않는 요소이자 또 다른 진료입니다. 우리 병원의 가상현실클리닉에서 사회복지사의 활동을 치료 요법으로 운영하는 것처럼 전문적인 상담 활동도 활성화되어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