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동맥은 심장에서 나온 가장 큰 동맥으로 우리 몸 전체에 피를 공급하는 혈관이다. '우리 몸의 고속도로'라고 불리는 대동맥은 크고 튼튼한 혈관이지만, 문제가 생기면 혈액순환 장애는 물론 혈관이 부풀어 오르고 심한 경우 대동맥 파열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다. 응급환자가 발생하면 전문의의 빠른 진단과 처치가 무엇보다 중요한만큼 소중한 생명을 살리기 위한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의 노력은 24시간 이어지고 있다.
글 편집실 / 사진 백기광
최고 수준을 자부하는
대동맥수술의 메카
대동맥이 혈액을 막힘없이 운반해야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피가 잘 돌고 장기와 세포가 숨을 쉰다. 그만큼 중요한 역할을 하는 대동맥은 한 번 터지면 병원에 도착하기도 전에 환자를 사망에 이르게 만들기도 한다. 초응급질환으로 구분되는 이유다. 따라서 병원은 '시한폭탄'과 같은 상황의 응급수술을 위해 심장혈관외과 의사를 비롯한 전문 수술팀과 마취과, 영상의학과까지 24시간 수술팀을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녹록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국내에서 대동맥 수술을 가장 많이 시행하는 기관인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가 지난해 대동맥 수술 405례를 달성했다는 것은 남다른 의미가 있다.
이는 전국 대동맥 수술의 약 30%에 달하는 놀라운 수치이며, 이러한 성과는 심장혈관외과 의료진을 비롯해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수술실, 중환자실, 일반병실등 대동맥혈관센터에 소속된 전 구성원이 함께 힘을 모았기에 가능했다.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의 최대 강점은 래피드(RAPID, Renovation for Aortic surgery with Prearrival Interdepartment Devotion) 신속치료 시스템이다. 대동맥 파열 환자 가운데 60%는 병원에 오는 도중에 사망하고, 나머지 40% 중에서도 절반 이상은 수술을 받다가 목숨을 잃는다. 이 때문에 센터 구성원들은 밤낮을 가리지 않고 핫라인으로 전원(傳院) 문의 전화를 받으면 한밤중에도 병원에 달려오는 일을 마다하지 않는다.
다른 의료기관에서 대동맥 관련 응급환자 의뢰가 들어오면 24시간 대기하고 있는 모든 인력이 이송이 시작되기 전부터 환자의 자료를 공유하고, 치료를 준비하는 래피드 시스템을 도입했다. 그 덕분에 국내 대동맥 수술 환자의 사망률을 현저하게 낮추는 데 기여할 수 있었고 수술 성적 또한 전 세계 최고임을 자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가 대동맥 수술의 메카로서 아시아 최초로 메드트로닉(Medtronic), 쿡 메디컬(Cook Medical), 코디스(Cordis) 등 다국적 의료기기 회사의 대동맥 수술 교육센터로 지정된 이유기도 하다.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빚어낸
‘최고’라는 자부심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는 대동맥혈관클리닉에서 출발해 2015년 ‘대동맥혈관센터’로 공식 출범하면서 비약적인 발전을 거듭해오고 있다. 대동맥 ‘클리닉’에서 ‘센터’로 규모를 확대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소중한 인명을 지켜내고자 하는 사명감과 소명의식이 강하게 작용했다. 대동맥질환 환자는 뚜렷한 전조증상 없이 갑자기 극심한 흉통으로 응급실을 찾게 된다. 전국에 600개가 넘는 응급실이 있지만, 대동맥 수술은 많은 인원과 의료 장비를 필요로 해 대학병원으로 전원이 이루어진다. 하지만 수술 인력과 중환자실 부족 등의 이유로 많은 환자가 병원 문턱도 밟아보지 못하고 목숨을 잃는 안타까운 경우가 발생한다.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는 이러한 절체절명의 응급환자가 많은 대동맥질환의 특성을 감안해 래피드 시스템을 도입하고 24시간 응급수술 체제를 가동했다. 송석원 센터장을 비롯해 센터 구성원들은 24시간 콜이 가능한 ‘대동맥폰’을 항상 열어두고 있다. 그 결과, 지난 2008년 32례에 불과하던 대동맥 수술 건수가 2019년에는 405례로 증가했고 양적 팽창과 더불어 질적인 성장도 함께 이루어낼 수 있었다.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의 모든 수술은 하이브리드룸에서 진행된다. 이곳에서는 대동맥질환 치료에 필요한 외과적 수술과 혈관 촬영 유도 비수술 인터벤션을 동시에 수행할 수 있다. 대동맥질환 치료법은 약물요법과 수술, 스텐트 그라프트 삽입술과 같은 중재 시술 등이 있는데 대부분 파열 위험이 큰 위급 상황인 만큼 응급수술이나 중재 시술로 치료가 이루어진다. 특히 센터에는 지난 12년간 호흡을 맞춰온 심장혈관외과 송석원 교수팀과 영상의학과 인터벤션 이광훈 교수팀, 마취통증의학과 남상범 교수팀이 한 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는 팀워크를 이루고 있다. 그 덕분에 수술 건수, 성적, 수술 후 케어에 이르기까지 대동맥 수술에 있어서 자타 공인 최고 수준임을 자부한다.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는 올해 대동맥 수술 500례를 목표로 하고 있다. 장기적으로는 ‘대동맥병원’을 건립하겠다는 비전을 가진 만큼 전 세계 유일무이한, 대동맥질환을 집중적으로 치료하는 전문병원이 탄생하는 그 날을 기대해본다.
대동맥환자의 생존율 향상을 위한 끊임없는 전진
송석원 센터장
대동맥질환은 별다른 증상이 나타나지 않아 환자 대부분이 인지하지 못하는 가운데 배, 가슴에 생긴 대동맥류가 터지면 10명 가운데 6명은 병원 도착 전에 목숨을 잃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 4명도 생명을 보장하기 어렵습니다. 그만큼 무서운 병입니다. 고령일수록 발병률이 높고 흡연이나 고혈압도 중요 발병 인자입니다. 생활습관을 개선하고 정기 건강검진으로 조기에 발견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매년 국내에서 이루어지는 대동맥 수술은 1,700여 건이며 그중 30%를 강남세브란스 대동맥혈관센터에서 시행합니다. 대동맥 수술의 메카로 자리매김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우리 센터는 심장혈관외과를 비롯해 영상의학과, 마취통증의학과 등에서 50명 정도의 의료진이 긴밀하게 협진해 환자에게 가장 적합한 치료법을 시행하고 있으며, 최첨단 장비를 갖춘 하이브리드룸에서 치료해 만일의 상황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앞으로도 우리 센터는 대동맥전문병원을 목표로 성장, 발전해가는 가운데 우리나라 대동맥환자들의 생존율 향상에 보탬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