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의 일상을 송두리째 흔들고 있는 '코로나19'를 주제로 정순균 강남구청장과 윤동섭 병원장이 구청과 병원의 코로나19 대응책에 관해 이야기합니다. 지자체와 병원의 협력을 통한 안정적인 코로나19 대응과 앞으로의 추이, 구민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힘쓰는 두 기관의 협력관계를 공유하고자 합니다. (4월 23일 인터뷰 기준)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 영상 홍경택

코로나19에 대처하는 우리의 자세

윤동섭 병원장 안녕하세요? 코로나19가 모두의 일상에 많은 변화를 가져왔습니다. 구청장님은 강남구 내의 확산 방지를 위해 정말 바쁜 일상을 보내고 계신 것으로 알고 있는데 어떠신가요?


정순균 구청장 안녕하세요? 지난 1월 26일 국내 세 번째 확진 환자가 강남구 음식점, 호텔 등을 방문한 직후 설 연휴 기간 중임에도 불구하고 즉시 현장대응반을 꾸려 대책회의를 개최하고, 저를 본부장으로 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해 24시간 비상대응체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매일 아침 9시, 점심 이후, 저녁 6시, 그리고 야간대응체제로 변경하는 밤 10시, 매일 3~4차례의 상황점검 회의를 하고 대응책을 수립하며 하루하루 보내다 보니 코로나19 대응체제를 꾸린지 벌써 3개월이 지났습니다. 이번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며 관내에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있어 정말 든든하다는 생각이 듭니다. 병원이야말로 긴장을 늦출 수 없는 곳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병원장님은 어떻게 지내고 계신가요?


윤동섭 병원장 네, 그렇습니다. 국내에서 처음으로 확진자가 나오고 1월 27일 설 연휴 마지막 날 3차 비상대책위원회를 열었습니다. 병원은 환자와 보호자의 동선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출입구는 두 곳만 개방하고 모두 봉쇄했습니다. 직원들이 순번을 정해 선별진료소와 안심진료소를 운영하고 문진과 열감지 등의 대응 활동을 하다 보니 많이 지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모두가 한마음으로 원칙을 잘 지키면서 대응해 지금까지 큰 문제 없이 잘 유지하고 있습니다. 강남구청은 선제적인 방역 등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해 노력하고 계시죠. 구체적으로 어떻게 대응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적극적인 대처와 선제적 대응책

정순균 구청장 코로나19의 지역감염 차단과 주민안전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방역 소독이 전제돼야 합니다. 강남구 방역전문팀, 공무원, 주민봉사단체인 자율방재단 등이 확진자 동선뿐만 아니라 대치동 학원가, 종교시설, 공중화장실 등 4월 22일까지 관내 다중이용시설 5,000여 곳을 대상으로 1만6,000회 이상 방역 소독을 실시해 주민들이 안심하고 생활하실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그 밖에도 관내 지하철역을 포함한 주요 시설에 스마트손소독기 수십 대를 설치하고, 관내 아파트 승강기, 어린이집 등 복지시설에 항균 필름을 부착하는 등 철저한 방역을 통한 감염요인 차단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윤동섭 병원장 맞습니다. 병원도 마찬가지로 의료진과 교직원의 철저한 감염관리를 시작으로 내원객과 입원환자 등 병원을 드나드는 사람들을 관리하는 것이 가장 우선입니다. 비상대책위원회 산하 각 진료부서와 행정지원부서에서는 만약의 응급사태에 대비해 대응 매뉴얼을 숙지하고 선별진료소 설치, 출입구 봉쇄, 열감지카메라 감시 등 철저한 감염관리를 위해 전 직원이 비상근무를 하고 있습니다. 코로나19의 팬데믹 선언 이후 전 세계가 불안과 충격에 빠진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신속하고 투명한 대응으로 코로나19 대응 모범국가로 불리고 있는데요. 강남구청에서도 확산 방지를 위해 다양한 대응책을 마련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정순균 구청장 전 세계가 한국의 신속한 검체검사를 극찬한 바와 같이 강남구에서도 능동적이고 선제적인 검체검사로 지역사회 전파를 차단하는 데 주력하고 있습니다.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는 음압시설을 갖춘 별도 건물외에 추가로 음압텐트 3개를 설치하고, 서울시 자치구 중 유일하게 24시간 운영해 밤사이 증상이 발현되거나 낮에 진료를 받을 수 없는 주민들에게 진단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노력하고 있습니다. 4월 22일까지 1만966명이 강남구보건소 선별진료소를 찾아 검사를 받았으며, 4월 19일에는 신천지 교회 확진자가 다수 발생한 대구·경북지역을 제외한 전국 기초자치단체 중에서 처음으로 검체검사 1만 건을 돌파했습니다. 이는 서울시 전체 검사 건수(10만643건, 4월 19일 기준)의 10%를 차지하는 수치로, 서울 시내 25개 자치구 중 가장 많고 광역자치단체인 세종특별자치시(5,807건)와 제주도(9,098건), 울산광역시(9,499건), 전라북도(9,390건)를 상회하고, 광주광역시(1만1134건)와 비슷합니다. 이 같은 실적은 ‘조기 진단, 확산 방지’라는 감염병 대응원칙에 따라 확진자 동선 확인 후 같은 동 아파트 거주자와 인근 주민, 직장 동료등을 증상 유무와 관계없이 전원 검사하고, 해외입국자를 자가격리 전후로 이중 검사했기 때문입니다. 강남구는 미국 뉴욕처럼 인구밀도가 높고, 경제활동인구, 유동인구뿐만 아니라 해외입국자 또한 많은 탓에 확진자가 서울시 자치구 중 가장 많지만 아직 강남 지역 자체 발생자는 한 명도 없는데, 선제적인 검사가 지역확산 방지에 유효한 수단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윤동섭 병원장 우리 병원도 철저한 방역과 관리에 한시도 눈을 뗄 수 없는 상황입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도 코로나19 검사 건수가 3,300건을 넘어섰고, 4월 22일 기준 병원 주 출입구 앞 환자분류소에서 총 4,500건가량의 의심환자를 분류하는 등 분주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습니다. 또 입원환자를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사를 시행해 안전한 입원환경을 조성하는 데 가장 중점을 뒀습니다. 고위험군인 요양원과 요양병원 입원력 환자 및 국내외 노출 지역 방문자, 비정형 폐렴 환자는 별도 병동 구역에 입원실을 마련해 의심증상을 관찰하는 시스템도 마련했고요. 본원에 내원해 검사한 의심환자 중 4명이 확진 판정을 받았지만, 원내지침을 철저하게 준수해 1명의 노출자도 발생하지 않은 것은 매뉴얼대로 대처한 의료진과 교직원의 노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우리 병원에서 병원 내 감염을 방지하기 위해 노력한 것처럼, 구청에서도 요양시설 등 취약시설 감염차단을 위해 선제적으로 대응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정순균 구청장 관내 요양원, 데이케어센터 등 어르신 취약시설의 감염을 차단하기 위해 방역 소독을 하고, 거동이 불편한 어르신과 종사자들을 대상으로 코로나19 검체검사를 실시하고 있습니다. 4월 22일까지 강남구 요양시설 24개소실이용자 579명 중 297명의 검체검사를 완료했으며, 확진자는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아울러 감염 취약계층에게 방역물품지원을 추진해 마스크 없이 외출이 어려운 65세 이상 어르신, 어린이, 임산부, 장애인 등 취약계층과 복지시설 등에 지금까지 마스크 205만 장을 지원했으며, 5월 24일부터 학교에 65만 장, 어르신, 저소득층 등에 100만 장 등 총 165만 장을 추가로 지원할 예정입니다.

윤동섭 병원장 구민 건강을 위해 정말 수고가 많으시네요. 구청의 발빠른 대응에 맞춰 우리 병원에서도 확진자 4명을 이송받아 치료하고 있습니다. 2명은 완치돼 퇴원했고, 2명은 증상이 많이 호전돼 생활치료센터로 이송했습니다. 우리 병원에서는 대구지역의 확진자 급증으로 어려움에 처했을 때 의료진을 파견해 도움을 드렸습니다. 파견 의료진은 이후 2주간 자택 격리 기간을 갖고 검사에서 음성판정을 받아 근무지로 복귀했습니다.


정순균 구청장 지역사회에서 강남구의 역할도 중요하지만, 강남세브란스병원이 있어 정말 다행입니다. 코로나19에 함께 대응하는 과정에서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역할이 정말 컸다고 생각합니다.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 때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국민안심병원’으로 인정을 받았죠?


윤동섭 병원장 네, 당시 '국민안심병원 1호'로 지정됐습니다. 메르스 사태 동안 여러 가지 일이 많았지만 2번이나 음성 결과가 나온 의심환자를 3차 검사까지 해서 확진했던 일 등 많은 일이 생각납니다. 그 환자를 잘 치료해 나중에 완쾌 퇴원한 일은 정말 자랑스러운 일이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 전개에 따른 
대응 방안과 앞으로의 협력

정순균 구청장 강도 높은 사회적 거리 두기를 통해 이제 확진자 수가 하루 두 자릿수로 떨어지는 등 조금은 진정되는 국면이라고 볼 수 있지만, 올겨울에 2차 확산이 올 수도 있으므로 이에 대비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강남구는 보건소의 선별진료소를 확대해서 감염병 전문센터로 발전시키고자 합니다. 또 생활방역체제에 필요한 마스크나 소독제 등의 수요를 미리 파악해서 확보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윤동섭 병원장 네, 그렇습니다. 평범한 일상으로 되돌아가기 위해서는 모두가 조금 더 인내하는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또 2차 확산 방지를 위해서 우리 병원은 구청과 보건소의 지침에 따라 앞으로의 생활방역 실천에도 앞장설 계획입니다.

정순균 구청장 코로나19가 진정세에 접어든 것은 전적으로 의료진의 수고와 주민들의 협조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양재천 통제, 다중이용업소 휴업권고, 사회적 거리 두기등을 이해하고 협조해주신 주민들께 이 자리를 빌려 다시 한번 감사의 말씀을 드립니다. 하지만 지역사회 확산은 언제든 다시 발생할 수 있기에 아직 긴장의 끈을 놓을 수는 없습니다. 앞으로도 코로나19의 전개 양상을 예의 주시하면서 생활방역체제에 맞는 새로운 대책을 마련할 예정입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는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서 계속해서 좋은 협력관계가 이어지길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