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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에스맘(Asthmom) 대표,
호흡기내과 박혜정 교수
천식은 자칫 단순 감기로 여겨 방치하면 폐기능이 서서히 저하되고, 치료 시기를 놓치면 일상생활에 큰 지장을 줄 수 있다. 고혈압이나 당뇨와 같은 대표적인 만성질환이지만 올바른 자가 관리 방법과 도구를 갖추지 못한 채 생활하는 환자가 많고, 이로 인해 불필요한 고통을 겪거나 급성 악화로 응급실을 찾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 급성 악화 시에는 생명을 위협할 수 있는 만큼 자가 관리의 중요성이 그 어느 때보다 강조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호흡기내과 박혜정 교수는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환자가 스스로 자신의 건강을 쉽게 관리할 수 있는 의료기기와 디지털 헬스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스타트업 (주)에스맘을 창업했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알레르기내과와 호흡기내과 더블 보드 전문의
박혜정 교수는 지난 10년간 천식 환자 수천 명을 진료해온 이 분야 권위자다. 천식 관련 연구로 의학박사 학위를 받았고, SCI(E)급 논문 수십 편을 게재한 바 있으며, 천식 치료와 관련된 특허도 2건을 보유 중이다. 특히 천식을 더욱 심도 있게 연구하기 위해 호흡기내과와 알레르기내과 분과 전문의를 모두 취득할 만큼 전문성을 쌓았다.
“처음에는 학문 자체가 워낙 재미있어서 알레르기내과를 선택했는데 공부하면서 천식에 큰 관심을 가지게 됐습니다. 알레르기 분야의 꽃은 천식이라는 생각을 했어요. ‘대한 천식 및 알레르기 학회’로 이름을 정할 정도로 알레르기학회에서 중요하게 보고 있습니다.”
천식은 기관지, 폐, 흉막 등 호흡과 관련된 부위에 발생하는 알레르기 질환이다. 박혜정 교수는 천식을 잘 이해하고 집중적으로 보려면 알레르기내과와 호흡기내과, 두 분과에 대한 이해가 선행되어야 한다고 판단해 더블 보드 전문의가 되는 길을 선택했다.
“두 분과를 전문으로 연구하면서 재미도 있었지만, 막상 진료실 앞에 있는 환자까지 이어지지는 못해 한계가 있다는 것을 느꼈어요. 결국 임상이나 연구는 환자에게 직접 적용되어야 의미가 있다고 생각해 당장 환자에게 도움이 되는 뭔가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수천 명이 넘는 천식 환자를 만나고, 우수한 연구 성과도 거뒀지만 정작 천식 환자에게 당장 필요한 국내산 의료기기가 너무 없다는 사실에 놀랐다는 박혜정 교수. 요즘 시대에 천식 관리와 관련한 애플리케이션도 개발되지 못했다는 점이 안타까워 ‘나라도 만들어봐야겠다’고 결심했다. 박혜정 교수가 (주)에스맘을 창업한 배경이다.

천식 전문의가 개발한 ‘천식 자가 관리 솔루션’
2025년 6월 창업한 에스맘은 천식 자가 관리 올인원 케어 솔루션을 개발하는 헬스케어 기업이다. 천식 환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상태를 점검하고, 위험도를 예측하며, 일상에서 안전하게 관리할 수 있도록 하는 데 목적이 있다. 무엇보다 박혜정 교수가 임상 현장과 연구로 축적한 노하우를 바탕으로 직접 개발에 뛰어들었다는 점이 강점이다.
“진료실에서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는 환자들을 보며 일상에서 쉽고 편하게 천식의 위험 요소를 관리하고 환자 스스로 증상과 투약 상태, 검사 결과를 모니터링할 수 있어야 한다고 느꼈습니다. 천식은 고혈압, 당뇨처럼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자가 관리가 무척 중요합니다. 하지만 ‘3분 진료’ 현실에서 의사가 환자에게 제대로 설명하기 어렵고 환자들의 인식도 너무 부족합니다. 많은 환자가 천식은 증상있을 때만 가끔 약을 먹으면 되는 병이라는, 너무나도 잘못된 오해를 갖고 있습니다. 이런 안타까운 상황을 조금이라도 개선하고 싶어 호흡측정기와 모바일 플랫폼을 연계한 천식 자가 관리 통합 솔루션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천식은 만성적인 기관지 염증질환으로, 스스로 약제를 흡입하는 흡입기 치료가 가장 중요하다. 흡입하는 과정에서 적절한 속도 이상으로 빠른 흡입이 필요한데, 실제 천식 환자들 중에는 흡입력이 모자라는 경우가 많다. 부족한 흡입력은 약물 흡수율을 낮춰 천식 조절에 방해 요인이 되기 때문에 흡입기 사용 전 최대흡기속도를 미리 측정하고 충분히 연습한 뒤 흡입해야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다. 에스맘의 호흡측정기 제품은 최대호기속도 측정과 최대흡기속도 측정이 동시에 가능하다. 또한 수평유지에 따라 정확도가 달라지는 점을 고려해 수평계를 장착했고, 중요 부위가 부식되지 않도록 완벽밀폐공간을 유지한 내부 구조로 개선했다. 세척이 가능한 제품이라는 점도 특장점이다.
천식은 미세먼지, 바이러스 감염, 추위, 꽃가루, 스트레스 등 다양한 인자에 의해 급성 악화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평소에 스스로 천식 상태를 확인해 급성 악화를 예방하고 처치하는 것이 천식 예후 개선을 위해 필수적이다. 에스맘이 개발한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은 투약 상황, 증상 파악, 자가 측정한 최대호기속도 측정값을 스스로 기록하고 관리할 수 있다. 향후 기상과 기후에 따른 AI 기반 개인별 천식 악화 위험도 안내 서비스를 추가해 데이터 분석을 통한 그날의 천식 위험도 예측 기능, 천식진료 지침 가이드라인에 따른 행동 지침 권고 사항도 제공할 예정이다.

창업은 미충족 수요를 파악하는 것으로부터
“미국 연수를 다녀온 뒤에 창업을 결심했습니다. 그곳에서 다양한 사람들의 삶을 보면서 그냥 연구실에 앉아서 연구만 하는 인생이 다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어요. 우물 안에 갇힌 개구리를 벗어나 천식 환자들을 위한 의미 있는 일을 해보자는 각오로 시작했기 때문에 창업을 준비하면서 재미도 느꼈고 열정도 넘쳤던 것 같아요.”
그 재미와 열정의 결과로 박혜정 교수가 개발한 ‘천식 자가 관리 통합 솔루션’은 한국여성벤처협회가 주관하는 ‘2025 여성벤처 성장 챌린지’ 창업 공모전에서 일반부문 대상을 수상하는 영예를 얻었다. 진료실에서 오랫동안 환자들과 함께하며 느낀 불편함을 해결하고자 시작한 연구가 인정받아 보람을 느끼지만, 아직 해결해야 할 과제들이 남아 있는 것도 사실이다.
“연세대학교 공과대학 이태윤 교수 연구팀을 비롯해 여러 기관·단체와 기업이 제품 개발을 위해 힘을 모았습니다. 새로운 경험을 하는 것이 재미있고 열정도 넘쳤지만 넘어야할 산이 너무나 높고 험준하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는 중입니다.”
특히 의료기기 허가를 받는 과정이 너무나 어려워 창업의 높은 벽을 실감했다는 박혜정 교수. 그는 창업 2~3년 차가 제일 고비라는데, 자신이 지금 그 지점인 것 같다며 웃어 보인다.
“창업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대학병원 교수는 내가 잘하는 일만 하는 건데, 갑자기 아무것도 모르는 새로운 일을 1부터 10까지 다 배우려니까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물론 단점만 있는 것은 아닙니다. 다양한 직군의 사람들과 협업하면서 많이 깨닫고 배울 수 있어서 소중하고 감사하게 생각합니다. 만약 창업을 준비하거나 계획한다면 정확한 unmet needs(미충족 수요) 타깃을 기반으로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이 개발하고 싶은 것보다는 남들이 필요로 하는 것을 개발해야 한다는 말을 들려주고 싶습니다.”
에스맘의 천식 자가 관리 솔루션은 최초라는 타이틀에 따르는 제도적 과제들을 풀어나가는 동시에, 환자들이 하루라도 빨리 솔루션을 경험할 수 있도록 일반기기 출시부터 의료기기 허가까지 유연한 출시 전략을 검토 중이다.
“매일 아침 눈을 뜨면 혈압과 혈당을 체크하고, 오늘의 호흡 위험도를 확인해 그에 맞춰 약을 복용하고 호흡 건강법을 안내받는 시대가 올 거라 생각합니다.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영위하는 데 도움이 되는 에스맘으로 다가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