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환자 삶의 질을 결정하는
핵심 KEY

중환자재활치료팀

중환자실은 생사의 기로에서 사투를 벌이는 곳이지만, 최근 사망률이 감소하며 생존 환자들의 재활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해졌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재활치료팀은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회복을 앞당기기 위해 호흡기내과, 정신건강의학과, 재활의학과의 다학제 협진 시스템을 구축했다. 3개 진료과의 전문 의료진과 물리치료사, 간호사, 영양사 등이 참여하는 다학제 회진에서는 환자의 상태를 실시간으로 공유하고 최적의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환자가 최대한 이전의 기능을 되찾도록 돕는 이들의 체계적인 행보를 살펴본다.

편집실 / 사진 윤선우

중환자실후증후군 예방을 위한
재활치료의 필요성

중환자실에 입원해야 하는 중증 환자는 질병, 치료, 환경적 요인 등의 영향으로 치료 초기부터 신체 기능 저하, 인지 저하, 정신 건강 문제 등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팔다리뿐 아니라 호흡근까지 위약이 발생하는 ‘중환자실 획득 위약’이 흔히 나타나, 운동능력이 떨어지고 인공호흡기 이탈이 지연되며 중환자실에 머무는 기간이 길어지기도 한다. 또한 중증 환자의 상태를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기 위한 여러 장치와 관들이 신체에 부착·삽입돼 있어 환자 움직임이 제한되고, 인공호흡기 사용 중에는 신체 상태를 관리하기 위해 진정(sedation)이 시행되는 경우도 많다. 이러한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하면서 중환자실 입실 후 약 일주일에서 열흘 사이에 근육량이 15~20%까지 감소한다는 보고가 있을 만큼 심각한 근손실과 기능 저하를 겪게 된다. 이처럼 신체·인지·정신 기능 저하가 중환자실 퇴실 이후에도 지속되는 상태인 ‘중환자실후증후군(Post-Intensive Care Syndrome, PICS)’을 예방하려면 중환자실 단계부터 재활치료를 해야 한다. 특히 중환자실후증후군이 확인된 환자는 일반 병실로 옮긴 이후에도 재활치료를 지속하는 것이 기능 회복을 촉진하는 데 중요하다.

이에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재활치료팀은 중환자실 재실기간에만 국한하지 않고 중환자실 퇴실 이후에도 지속적으로 재활치료를 이어가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환자의 의학적 상태를 매일 체크해 치료 계획을 수시로 조정하며, 전문의·전공의·치료사가 직접 병실을 방문해 치료와 교육을 시행한다. 퇴원 전에는 최종 기능 상태를 평가해 향후 재활 계획을 수립하고, 장기적인 재활치료가 필요할 경우, 진료협력센터를 통해 지역사회 재활병원으로 연계하기도 한다. 이후에도 중환자실후증후군 클리닉 방문 등 외래 진료를 통해 환자의 기능 회복 경과를 지속적으로 관리한다.

환자의 안전한 회복을 위한 맞춤형 재활치료

중환자재활치료팀의 의료적 개입은 환자가 중환자실에 입실하면서부터 시작된다. 안전하고 효과적인 재활치료를 위해서는 환자의 신체적·정신적 상태를 통합적으로 평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에 따라, 내과계중환자실에서는 호흡기 내과(조재화·최용준 교수), 정신건강의학과(오주영 교수)와 재활의학과(박진영 교수)가 긴밀히 협력하는 다학제회의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 계획을 종합적으로 수립한다. 먼저 환자의 활력징후, 의식 수준, 혈액학적 상태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해 치료의 종류와 강도를 결정한다. 환자의 상태가 일정 수준 이상으로 안정화되어 적극적인 재활이 가능해지면 상·하지 근력운동을 시작으로 앉기와 서기 훈련, 균형 훈련을 단계적으로 시행하며, 필요시 보행 훈련까지 확장한다. 만일, 혈압이나 맥박이 불안정하거나 부정맥이 조절되지 않는 경우에는 근력운동이나 기능훈련과 같이 혈역학적 변화를 유발할 수 있는 재활치료는 보류한다. 또 뇌압상승이나 조절되지 않는 뇌전증, 출혈 위험이 높은 환자는 적극적인 재활치료를 제한한다. 호흡능력이 저하된 환자의 흉곽 가동성을 개선하기 위해 물리치료를 시행하고 객담과 같은 분비물 배출을 돕기 위해 타진 및 진동요법을 적용하며, 필요에 따라 호흡법 재교육과 폐 팽창 훈련도 함께 진행한다.

이 밖에도 중환자실 환자는 연하장애가 발생하기 쉬워 음식물이나 분비물이 기도로 들어가 흡인성 폐렴을 일으키고 심하면 패혈증으로 진행될 수 있다. 따라서 연하장애 위험요인이 있는 환자에게는 침상 선별평가와 초기 치료를 시행한다. 일반 병실로 이동한 후에는 비디오투시연하조영검사를 통해 연하 기능의 구조적·기능적 문제를 확진하고 그 결과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이어간다.

안전하고 효율적인 재활치료를 위한
다학제 기반의 협업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중환자재활은 초기에는 내·외과계 환자들의 재활 필요성을 각 진료과가 판단해 재활의학과에 협진을 의뢰하는 방식으로 운영되었다. 이후 상급종합병원이 중증 환자 치료에 집중해야 한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중환자재활의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강남세브란스병원은선제적으로 중환자재활을 강화해왔다. 현재는 환자의 질환 특성에 따라 각 임상과와 함께 다학제 팀을 구성해 운영하고 있다.

내과계 중환자의 경우, 재활의학과 박진영 교수, 전공의 1명, 물리치료사 1명, 임상전담간호사 1명이 팀을 이루어 진료를 담당하며, 외과계 환자는 재활의학과 조한얼 교수가 전공의 1명과 물리치료사 1명과 함께 수술 전후 재활치료를 시행한다. 신경계 중환자의 경우에는 재활의학과 박윤길 교수와 전공의 1명, 임상전담간호사 1명이 평가와 치료를 진행한다. 또한 작업치료, 언어·인지·심리치료 등 환자별 필요에 맞춰 전문 치료사가 맞춤형 치료를 병행한다.

내·외과계 중환자는 선별 평가를 진행해 재활 필요성을 판단한 후 치료 계획을 수립하고, 신경계 환자는 조기재활 협진 프로세스를 통해 발병 후 48시간 이내에 평가와 재활치료 계획이 이루어진다. 아울러 관련 진료과와 함께 정기적으로 원내 콘퍼런스를 열어 환자 상태를 공유하고 치료 전략을 논의하며 최신 지견을 업데이트하며 표준화된 재활치료 체계 확립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mini interview

환자의 빠른 일상 복귀를 돕는
연속적이고 표준화된 재활치료 체계

중환자재활치료팀 박진영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재활치료팀의 목표는 중환자실 단계부터 일반 병실, 퇴원 이후 외래까지 이어지는 연속적이고 표준화된 재활치료 체계를 구축하는 것입니다. 이를 통해 생존에 그치지 않고, 중환자실 치료 이후에도 환자들이 가능한 한 빠르게 신체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으로 복귀할 수 있도록 돕고자 합니다. 향후에는 중환자 재활의 효과와 안전성을 체계적으로 축적하고 분석하는 근거 기반의 치료 모델을 확립해 중환자실후증후군에 대한 조기 선별과 장기 추적 관리 체계를 강화할 계획입니다. 아울러 의료진 교육과 다학제 협력을 더욱 고도화해서 중환자재활이 특정 환자군이나 기관에 국한되지 않고 임상 현장에서 보편적으로 시행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가고자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