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존 예후 인자와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 제시
병리과 차윤진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병리과 차윤진 교수가 우수한 연구 업적을 이룬 여자 의사에게 수여하는 ‘젊은의학자학술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호르몬 수용체 양성(HR+) 유방암에서 Yes-연관 단백질1(이하 YAP1)과 종양 경도의 상관관계를 규명한 공로를 인정받은 결과다. 차 교수는 이번 연구가 유방암의 복잡한 병태생리를 더욱 깊이 이해하는 계기가 되었다며, 앞으로도 환자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있는 연구를 지속적으로 이어가겠다는 포부를 전했다.
글 편집실 / 사진 윤선우
종양 미세 환경 요소와
YAP1 발현 간의 관계 규명
강남세브란스병원 병리과는 디지털 병리 진단 시스템을 전면 시행한다. 진단 분야에서는 AI 알고리즘 기반의 형태 계측을 통해 정확하고 일관된 결과를 도출하며, 진단 및 예후 예측을 위해 병리 이미지와 임상정보를 결합한 AI 알고리즘 개발 및 분석 연구를 진행한다. 디지털 병리 이미지의 축적을 통하여 임상과 및 타 전공분야의 연구자뿐 아니라 AI전문 회사들과 활발한 협업이 이루어지고 있으며, 국책과제수주도 상당수 진행되고 있다. 이처럼 디지털 병리와 AI 적용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연구와 진단 혁신을 이끌어가는 환경에서 차윤진 교수는 최근 3년간 국내외 학술지에 논문 39편을 발표했으며, 임상 현장에서의 병리학적 분석을 기반으로 다양한 환자들의 진단과 치료에 도움을 주고 있다.
“그간 YAP1은 종양 유전자로 인식되었습니다. YAP1은 특이하게 압력이나 경도를 감지하여 활성화되기도 하는데, 처음 연구 가설은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 탄성초음파(SWE)를 이용해 종양 경도가 높을수록 YAP1 발현이 증가하고, 그에 따라 예후도 나쁠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하지만 연구 결과, 호르몬 수용체와의 상호작용 때문에 YAP1 발현이 오히려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에서는 좋은 예후와 연관된다는 새로운 사실을 발견할 수 있었습니다.”
유방암에서 종양 기질은 섬유세포뿐만 아니라 염증세포도 포함하며 특히 종양침윤림프구(TIL)는 HER2 양성이나 삼중음성유방암에서 치료 반응이나 예후와 강한 상관관계를 보인다. 림프구들은 서로 달라붙지 않기 때문에 기질 내 림프구의 수가 많을수록 기질의 단단함은 떨어진다. 차윤진 교수는 탄성초음파를 활용하면 종양침윤림프구를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어두고 HER2나 삼중음성유방암에서 탄성초음파를 통해 종양의 기질 강도와 면역세포의 침윤 정도를 추정하고 이는 예후 예측·맞춤형 치료에 추가적인 중요한 정보를 제공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차 교수가 규명한 이 연구 결과는 기존 유방암 예후인자와는 차별화된 접근법으로 호르몬 수용체 양성 유방암의 특성과 YAP1의 상호작용에 대한 이해를 새롭게 제시했다는 점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디지털 병리와 AI 적용을 기반으로
다양한 연구에 매진
AI의 실제 임상 적용은 규제나 허가 지연 등 어려움이 있지만, 연구 영역에서는 다양한 AI 모델이 실험적으로 적용된다. AI는 병리 이미지로부터 사람이 보지 못하는 예후적 특성을 찾아내기도 하며, 이를 통해 역으로 새로운 통찰을 얻기도 한다. 특히 세포 계수나 유사분열 탐색은 현재 AI를 이용하였을 때 보다 정확하고 빠르게 결과를 도출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는 정도이다.
표적치료제, 면역항암제, 항체접합약물(ADC) 등 다양한 치료법이 개발되는 추세를 맞아 차윤진 교수는 현재 유방암의 종양 미세 환경에 대한 공간 전사체 분석과 병리이미지의 AI 분석, 특히 TIL 분석을 통해 종양 미세 환경이 환자의 예후에 미치는 영향을 평가하는 연구에 집중하고 있다. 궁극적으로 AI와 공간 전사체 기술을 활용한 정밀한 예후 예측 시스템을 개발해 유방암 환자에게 맞춤형 치료법을 제공하는 데 중요한 정보를 확보하는 것이 차 교수 연구의 지향점이다.
“각 종양의 특성에 따른 약제 반응성을 연구하고, 다양한 약제 반응이 일어나는 종양 미세 환경의 차이를 탐구하고 싶습니다. 특히 종양 미세 환경의 면역학적·물리적 특성이 치료 반응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를 연구해 개별화된 치료법을 개발하는 데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를 통해 환자 맞춤형 치료의 효율성을 높이고, 유방암 치료의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자 합니다.”

당신은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
MVP입니다
산부인과 이유경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에 새로 합류한 이유경 교수는 자궁암, 난소암 등을 비롯한 부인 종양을 진료하며, 환자 개인별 맞춤 치료를 고려해 최적의 의료를 제공한다. 진료와 더불어 유전성 부인암에 대한 유전자 연구에 집중해 항암치료의 범위를 넓히는 일에 기여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글 편집실 / 사진 윤선우
부인암 분야의 지각변동에 주목생명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
산부인과는 산과와 부인과로 나뉘며, 부인과는 다시 여러 분과로 세분화된다. 그중에서 이유경 교수는 악성 생식기 종양을 다루는 부인종양학을 전공해 자궁경부암, 자궁내막암, 난소암 치료를 담당한다. 전문의로서 20년의 세월을 보낸 이유경 교수는 많은 환자를 치료하며 국내 부인암 영역에서 꽤 놀라운 지각변동이 일어났다는 점에 주목한다.
“한때 부인암 1위였던 자궁경부암은 국가 암 검진과 백신접종의 보편화로, 현재 전체 여성 암에서 10위권 밖으로 밀려날 만큼 뚜렷한 감소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반면 자궁내막암 환자가 크게 늘어나고 있어요. 서구화된 식습관으로 인한 비만, 저출산, 고령 임신 등으로 에스트로겐에 과도하게 노출되는 것이 원인으로 작용하지 않았나 싶습니다.”
자궁내막암은 주로 50대 이상 여성에게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지만, 최근에는 2030 환자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비만한 여성에게 발생할 확률이 더 높은 만큼 젊은 여성들의 체중 조절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당부한다.
“최근 부인암 치료 영역에서의 화두는 단연 ‘가임력 보존’입니다. 젊은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자궁적출술 대신 최대한 약물 치료로 자궁을 보존하기를 원하는 분들이 늘어나고 있습니다. 임신을 계획하고 있다가 암 진단을 받은 경우 임신과 출산을 위한 가임력 보존은 환자들의 삶의 질에 크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어요.”
자궁 적출과 같은 수술적 치료가 아니더라도 암을 치료하며 여성의 가임력을 보존할 수 있어야 한다는 것이 이유경 교수의 생각이다. 요즘처럼 항암제의 종류가 다양해지고, 면역치료나 표적치료 등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치료 방법이 많이 늘어날 수 있었던 것은 유전자 검사가 중요하게 작용한 덕분이다. 이유경 교수가 부인종양과 관련한 유전자 연구에 매진하는 이유기도 하다.
부인암 치료제 개발을 위한 연구에 매진
부인종양 분과는 수술부터 항암치료까지 전반적인 과정을 다 수행하기에 ‘부인종양의 처음과 끝’을 함께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유경 교수는 외과적인 영역의 수술적 치료뿐만 아니라 내과적인 항암치료까지 두루 아우를 수 있다는 점에 매력을 느껴 이 과를 선택했다고 한다.
“어릴 때 장기 입원을 할 만큼 많이 아팠던 터라 나중에 의사가 되어서 제가 받은 치료의 보살핌을 다시 사회에 보답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꿈을 좇아 의대에 들어갔는데, 인턴 과정으로 부인과를 돌면서 이 과가 제 길이라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수술받은 환자가 드라마틱하게 좋아지는 모습을 보고 덩달아 저도 기분이 좋아지는 것을 느꼈거든요.”
그길로 부인과를 선택해 환자 진료에 집중하다가 글로벌 임상시험이 활발하게 이루어지는 우수한 환경에 이끌려 강남세브란스병원의 신규 교원으로 합류하게 된 이유경 교수. 6개월이 지난 지금, 직업 만족도는 최상이라며 웃는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산부인과의 가족 같은 분위기가 너무 좋았습니다. 또 개복수술부터 복강경, 로봇수술 등 모든 수술이 가능해 다양하고 새로운 의료를 경험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인 것 같습니다. 무엇보다 글로벌 임상시험이 활성화되어 있어서 약제 개발에 필요한 연구를 위해 많은 경험을 쌓을 수 있어서 만족도가 높습니다.”
부인암과 관련된 유전자변이를 발굴하고 이를 타깃으로 약제를 개발하는 것이 자신이 하는 연구의 궁극적인 목표라 말하는 이유경 교수는 마지막으로 산부인과를 찾는 환자들에게 당부의 메시지를 전한다.
“여성들이 자신의 몸을 더 아끼고 사랑하면 좋겠습니다. 내가 건강해야 아이를 낳을 수 있고, 또 사랑하는 가족을 지킬 수 있습니다. 내 몸이 보내는 신호를 무시하지 말고, 내몸을 아끼고 사랑하면서 잘 치료받고 회복할 생각을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어요. 당신은 소중한 MVP임을 잊지 않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