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선 의사

호흡기내과 최용준 교수

호흡기내과 최용준 교수는 중환자 진료를 담당하며, 신속대응팀 일원으로서 중증질환·쇼크·심정지 상태의 급성기 환자도 진료한다. ‘호흡’이라는 생명 유지의 핵심 기능을 다루며, 생존을 넘어 환자의 삶의 질 향상을 위해 중환자실과 병실을 누비고 있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호흡기내과는 폐와 기관지를 포함한 호흡기계의 급만성 질환을 전반적으로 진료하는 전문 분과다. 특히 중증 환자에 대한 적절한 치료가 환자의 예후를 극적으로 좋아지게 한다는 것을 임상적으로 경험한 최용준 교수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는 최전선에 있는 과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한다.

“위급한 상황을 다루는 중환자 진료에 관심이 많았고, 급성으로 악화되는 환자를 조기에 발견해 치료하는 과정에서 의료진의 역할과 시스템의 중요성을 절감했습니다. 또 고령화사회로 빠르게 진입하면서 폐렴, 만성폐쇄성폐질환(COPD), 간질성 폐질환, 폐암 등 호흡기질환의 유병률이 급증하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호흡기내과의 의학적·사회적 역할이 더 중요해지는 시점이라고 생각합니다.”

신속대응팀의 핵심 역할과 중요성

최용준 교수는 중환자 진료를 담당하며 현재 병원 내 신속대응팀의 일원으로도 활약하고 있다. 신속대응팀은 일반 병동에 입원한 환자 중 급작스럽게 생리학적 악화를 보이는 환자를 조기에 인식해 신속하게 개입함으로써 심정지나 중환자실 이송이 필요한 위급 상황을 사전에 예방하는 역할을 한다. 이런 조기 대응은 병원의 전체 사망률과 심정지율을 낮추는 데 핵심적인 전략이다. 최용준 교수는 중환자 진료의 연장선상에서 신속대응팀의 역할은 대단히 중요하며, 이는 환자를 지키는 ‘생명선’과 같다고 말한다. 중환자실 진료와 신속대응팀의 활동은 환자 치료 과정에서 서로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며 병원 시스템 차원에서 전반적인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하는 기반이 된다. 최 교수는 중환자 진료 분야에서 쌓은 경험을 바탕으로 신속대응팀의 중요성을 병원 현장 곳곳에 지속적으로 알리고 강화하고 있다.

AI 기반 의사결정 지원 모델 개발 연구

최근 몇 년간 호흡기질환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이며, 한국도 예외가 아니다. 미세먼지와 대기오염, 감염병 확산, 고령화사회 진입 등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 이런 이유로 최용준 교수는 만성폐쇄성폐질환, 천식 등 만성 호흡기질환뿐만 아니라 급성폐렴, 패혈증 등에 대한 병원 내 조기 인식 체계와 대응 프로토콜 강화가 필수라고 강조한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중환자의학의 가장 큰 강점은 전문화된 다학제 진료 체계입니다. 중환자의학은 단순히 급성기 치료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합병증과 후유장애까지 고려해야하는, 급만성기 전반의 포괄적 치료 접근이 필수적입니다. 국내 최고 수준의 호흡재활의학과와 긴밀히 협력해 중증호흡부전 환자의 재활과 기능 회복을 체계적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또한 정신건강의학과와 연계해 중환자의 심리적·정신적 후유증에 대해서도 전문적인 진료를 제공하며, 진정한 의미의 전인적 치료를 실현하고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입원환자의 생리학적 변화 및 악화를 조기에 인지하기 위해, AI 기반 예측모델을 도입해 신속대응팀과 연계한 조기 개입 시스템을 운영하고 있다. 이는 심정지 예방, 중환자실 전원율 감소에 실질적인 효과를 보이며,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스마트 중환자 진료 모델을 구현해나가고 있다.

최용준 교수는 더욱 효율적인 진료를 위해 AI 모델 연구에도 힘을 쏟고 있다. 심정지 발생이나 중환자실 전원 등 급성기 중증 사건의 조기 예측을 넘어 다양한 임상 상황을 폭넓게 예측하고, 의료진의 판단을 정밀하게 보조할 수 있는 종합적인 모델 개발 연구가 그것이다.

“현재 의료 현장에서는 필수의료 인력의 만성적인 부족과 업무 과중이라는 이중고를 겪고 있습니다. AI 기반의 예측모델이 환자의 이상 징후를 조기에 감지하고 진료 의사결정을 체계적으로 지원할 수 있다면, 의료진의 부담을 줄이고 환자 안전과 진료의 질을 함께 향상할 수 있습니다. 궁극적으로는 AI가 의료진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임상판단을 더욱 정밀하고 효율적으로 보조하는 파트너로 기능하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주요 연구 목표입니다.”

AI 기반의 스마트 응급센터
구축을 위한 노력

응급의학과 공태영 교수

응급실은 특정 질환, 특정 장기에 국한되지 않기에 다양한 질환과 상황이 동시에 벌어지는 의학의 최전선이다. 진료 영역의 종합선물세트 같은 이 공간에서 패혈성쇼크, 급성 호흡부전, 심혈관계 응급질환 등 응급 중환자 진료와 연구에 집중하고 있는 공태영 교수. 이러한 질환은 신속하고 정확한 초기 대응이 환자의 예후를 크게 바꿀 수 있는 분야이기에 환자 회복 가능성을 조금이라도 높일 수 있는 방법을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소중한 생명을 사수하기 위한 노력

공태영 교수가 인턴 시절 바라본 응급실은 근무와 오프의 경계가 비교적 분명하고, 교대근무가 끝나면 나름 자유 시간이 주어지는 구조여서 마음에 들었고, 이런 현실적인 이유로 진로를 결정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책임감이 커지고 ‘일이 끝났다’고 말할 수 있는 시점도 점점 더 뒤로 밀리게 됐지만 그래도 상당히 매력 있는 과라는 확신이 생겼다. 공태영 교수는 응급실 환경이 복잡하고 많은 압박이 주어진다고 해도 단 한 명의 생존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는 그 자체로 응급의학과를 선택한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믿는다.

“응급의학과를 전공하고 응급실에서 계속 일하면서 느끼는 매력이 많습니다. 중환자를 살리기 위해 모두가 하나가 돼 움직이는 것은 정말 매력적인 일입니다. 혼란한 가운데 질서가 있고, 긴박함 속에서도 평정심을 유지합니다. 죽음과 삶의 경계에서 가장 먼저 환자와 마주하는 곳에 제가 있다는 사실이 굉장히 특별한 의미로 다가올 때가 많아요.”

이런 이유로 공태영 교수는 중증 응급질환의 초기 예측과 중환자의 예후를 개선할 수 있는 방법, 데이터 기반의 정밀한 의사결정에 관심을 가지고 진료와 연구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최근 필수의료 공백 등 여러 어려움을 겪으며 응급실 시스템의 근본적인 문제점을 되돌아보는 계기가 되었고, 의료 AI를 적용한 응급실로의 변화를 준비하고 있다.

응급환자 진료는 언제나 예측 불가능함과 시간 압박 속에서 이루어지기 때문에 AI의 빠른 판단력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위험 예측 능력이 큰 힘이 될 수 있다는 것이 공태영 교수의 설명이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AI를 적용한 기술들이 실제 임상 현장에서 얼마나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지를 확인하는 일인 만큼 현재 공 교수는 실제 환자 진료에 AI를 적용하는 임상 연구를 진행 중이다.

‘현장에서 작동하는 AI’를 위한 집중 연구

응급실은 단순히 응급처치를 하는 공간이 아니라, 의료의 시작점이자 환자 회복의 첫 단추를 꿰는 곳이다. 따라서 환자와 의료시스템이 처음으로 만나는 이곳에서 어떤 판단과 대응이 이루어지는가는 이후의 치료 방향과 예후를 결정할 수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리적 특성과 환자군의 특성상 내원하는 분들이 대부분 높은 교육 수준과 기술적 이해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이러한 특성은 우리 응급진료센터가 AI 기반의 스마트 진료 환경을 구축하는 데 매우 유리한 조건이 됩니다. 그런 만큼 단순히 최신 기술을 도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환자 진료에 도움을 주는 정밀한 도구로 AI가 의미 있게 쓰일 수 있도록 하는 일에 최선을 다하고자 합니다.”

공태영 교수의 궁극적인 목표는 응급진료센터를 AI 스마트센터로 발전시키는 것이다. AI 기반의 응급의료 시스템을 구축하고, 중환자 케어를 표준화해 후배 의료진이 이 길을 지속가능하게 걸어갈 수 있는 탄탄한 구조와 방향성을 만드는 일이 앞으로의 과제이자 책임이라 말한다.

“환자나 보호자 입장에서는 응급실이 가장 불편하고 불친절하다고 느끼실 수 있습니다. 항상 죄송한 마음을 가지고 있는데, 사실 이는 전국 모든 응급실이 안고 있는 문제점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이 자리에서 분명하게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은 강남세브란스병원 응급실은 진료적 측면이나 의학적 측면에서 환자를 대충 보는 경우는 절대 용납하지 않는다는 점입니다. 의료진의 응대보다는 환자 진료에 얼마나 집중하고 있는지와 같은 응급의료의 본질을 좀 더 이해해 주셨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