변화의 시간을 넘어 미래로

{ 구성욱 병원장 }

2024년 8월 1일 제15대 강남세브란스병원 병원장으로 취임한 구성욱 병원장은 조직문화 강화, 연구력 배양으로 미래 성장동력 마련 등을 약속했다. 녹록지 않은 시간을 보낸 구성욱 병원장을 만나 지난 1년간의 소회와 성과, 앞으로의 계획에 대해 들어보았다.

편집실 / 사진 송인호

사람과 시스템, 재정 안정을 위한 노력

병원장 취임 후 거둔 대표적 성과 중 하나는 ‘보건복지부 1기 연구중심병원’ 인증이다. 10여 년이 넘도록 병원이 염원했던 정책사업이 이룩됐다. 이 과정에서 관련 부서가 한 팀처럼 움직였고 결과는 성공이었다. 2025년 4월 1일부터 향후 3년간 연구중심병원 자격을 얻게 되었다. 이는 미래 의료기술 개발과 신약·신기술 임상 연구 수행 능력을 국가가 공식 인정한 것이다.

“연구중심병원으로서 ‘연구중심병원육성 R&D’ 사업에 지원할 수 있는 자격을 갖추게 되었고, 연구중심병원 운영 취지에 맞게 앞으로 바이오헬스 연구 생태계 속에서 중심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되었습니다.”

미국 뉴스위크가 발표한 ‘2025 세계 최고 병원’ 순위에서 강남세브란스는 2년 연속 세계 100대 병원 진입 및 대한민국 6위와 세계 87위라는 새로운 기록도 세웠다. 건물 규모와 최신 인프라에서 해외 초대형 병원에 비하면 다소 부족한 부분이 있지만, 의료진의 실력과 환자 치료 성과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국내 최정상급 의료서비스 제공은 환자체감 만족도 상승으로 이어졌다. 2023년 86.7점에 머물던 퇴원환자 만족도 조사 점수가 올해엔 94.3점으로 크게 뛰어올라 역대 최고 점수를 기록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의료진은 꾸준하게 환자 진료에 최선을 다해왔고, 의료계를 둘러싼 혼란한 상황에서도 더 세밀하게 진료하며 환자에게 더 가깝게 다가갈 수 있었습니다. 환자분들로부터 ‘교수님 얼굴을 자주 보니 안심이 된다’는 이야기를 자주 들었습니다.”

조직문화 회복과 미래를 위한 투자

구성욱 병원장이 강조하는 또 다른 키워드는 ‘조직문화’다. 병원은 의료 기술만으로 운영되지 않으며,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있어야 최고의 기술도 효력을 발휘한다는 생각에서다. 직원 간 상호 존중과 협력적인 분위기 회복을 위해 다양한 소통 자리를 마련했다. 주요 행정 책임자·병원 운영위원회 워크숍, 수술실 교수 모임, 젊은 의료진 모임 등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참석해 공식적·비공식적 대화를 이어갔다. 소통은 단순히 의견을 듣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 변화를 만드는 과정으로 연결됐다.

올해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그동안의 적자 구조에서 벗어나 흑자전환이 예상된다. 이는 병원 전체의 안정성을 높일 뿐 아니라, 미래 투자라는 선순환 구조로의 전환을 유도하는 기반이 된다. 구성욱 병원장이 취임 직후 가장 먼저 착수한 것은 강도 높은 ‘재정 체질 개선’이었다. 불필요한 비용을 줄이고, 인력 재배치와 업무 프로세스 개선을 통해 효율성을 높였다. 긴축경영은 단순히 줄이는 것이 아니라, 다시 쓰는 것이다. 꼭 필요한 영역엔 과감히 투자하는 동시에, 낭비는 원천적으로 차단하는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재정계획에는 항암주사실, 국제진료소, 주차장 환경 개선, MRI·최신 방사선치료기·PET CT 등 첨단 장비 도입이 포함돼 있다.

구성욱 병원장은 기부 문화도 혁신적으로 바꾸고 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기부의 전통을 바탕으로 성장했기에 앞으로 다양한 기부 프로그램을 마련하고 더 적극적인 기부문화 정착을 위해 시스템을 개선하고 있다.

“상속, 비상장주식, 부동산 등 다양한 형태를 포함하는 맞춤형 기부 컨설팅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기부자가 평생 동안 혜택과 케어를 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 유산 기부, 추모 공원 연계 사업도 진행 중입니다.”

최근에는 약 200억 원 규모의 대규모 기부가 이뤄져 병원의 사회공헌활동 폭을 한층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 구성욱 병원장은 기부자는 단순 후원자가 아니라, 병원과 함께 성장하며 동행하는 소중한 파트너라고 생각한다.

‘신뢰’로 만드는 새로운 역사

2025년, 구성욱 병원장은 최근 의학신문사로부터 제48회 의약평론가로 선정됐다. 의약평론가는 의사 또는 약사로서 전공 분야에서 전문성과 뛰어난 소통 역량으로 의료정책과 현안에 대해 올바른 의견을 국민과 공유하고, 사회적 신뢰를 구축하는 역할을 한다. 1976년부터 지금까지 배출된 의약평론가는 250명에 달한다.

구성욱 병원장은 병원 구성원과 강남세브란스병원을 찾는 분들에게 다짐의 목소리를 들려주었다. “우리 병원이 가야할 길은 명확합니다. 첫째, 환자 중심의 안전하고 전문적인 의료를 제공하는 것. 둘째, 연구와 교육에서 미래 의료를 선도하는 것. 셋째, 구성원이 자부심과 신뢰를 가지고 일할 수 있는 병원을 만드는 것입니다. 환자분들에게는 질병의 종류나 난이도에 상관없이 끝까지 책임지는 병원이 되겠다는 약속을 드립니다. 국내외 최고의 전문가 네트워크와 첨단 장비, 끈끈한 협력 문화를 바탕으로 환자분의 삶과 안전을 지켜드릴 것입니다.”

취임 1년.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미래를 향한 도약을 준비하는 시간을 보냈다. 구성욱 병원장이 강조한 ‘신뢰’라는 두 글자가 2026년 이후 강남세브란스의 새로운 역사를 여는 열쇠가 될 것으로 보인다.

뉴스위크 선정 세계 최고 병원 순위

퇴원환자 만족도 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