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마티스관절염 발병 관련
겔솔린 단백질과
NLRP3 염증복합체의 상관관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의생명연구센터 김락균 교수 연구팀이 특정 단백질 겔솔린이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규명했습니다.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사실을 밝혀낸 연구입니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지속적으로 염증이 발생해 관절을 손상하며 상태가 심해지면 연골과 뼈의 파괴로 이어지기 때문에 조기에 발견하고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러나 그동안 제안된 진단 마커들의 작용기전이 명확히 밝혀지지 않아 임상에 활용하는데 한계가 있었습니다. 따라서 이번 연구로 류마티스관절염 예측과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습니다.

편집실 / 사진 윤선우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된 배경은 무엇인가요?

NLRP3 염증복합체가 자가면역, 염증성질환 치료에서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입니다. 순수 기초과학자 입장에서 NLRP3 단백질의 정확한 작용기전을 알고 싶어 탐구했고, 그 과정에서 겔솔린(Gelsolin, GSN)이라는 단백질이 NLRP3 단백질과 함께 결합한다는 사실을 찾아냈습니다. 그렇다면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를 어떻게 조절하는지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판단해 기초 연구를 수행하게 됐습니다.

연구 과정이 궁금합니다.

겔솔린은 세포 모양 변화와 이동성, 세포 사멸 억제에 관여하는 단백질로, 세포 내에서 액틴이라는 단백질을 조절한다는 것은 아주 잘 알려져 있습니다. NLRP3 염증복합체는 염증성 사이토카인인 IL-1β와 관련이 있어 류마티스관절염의 염증 반응을 촉진한다는 점도 잘 알려져 있습니다. 반면 면역세포 내에서 겔솔린과 NLRP3 염증복합체가 함께 염증 작용 발현을 조절한다는 사실은 잘 알려져 있지 않다는 점에 착안해 이번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해 겔솔린이 결핍된 쥐와 정상 쥐에 류마티스관절염을 유도하고 염증 반응을 비교했더니 겔솔린 결핍 쥐 그룹은 발과 발목에 부종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관절염 증상을 보였고,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 결과는 겔솔린이 부족하면 NLRP3 염증복합체가 과도하게 활성화되고, 이로 인해 류마티스관절염 증상이 악화된다는 사실을 보여줍니다. 또한 우리 연구팀은 겔솔린이 세포 내 칼슘 균형과 미토콘드리아의 안정성을 유지해 과도한 염증 반응을 억제하는 역할을 한다는 사실도 확인했습니다. 겔솔린은 NLRP3와 결합해 염증복합체 형성을 방해하고, NLRP3 염증복합체

가 미토콘드리아로 이동하는 것을 억제해 염증 반응을 줄이는 효과가 나타났습니다.

결과 도출을 위한 과정도 설명해주세요.

이번 연구는 NLRP3 염증복합체가 어떤 단백질과 결합하는지를 조사하는 과정에서 얻은 ‘발견’입니다. 여러 단백질을 후보군으로 두고 NLRP3 염증복합체와 매칭해 어떤 특이적인 관계가 있는지를 좁혀가는 작업을 수행했습니다. 겔솔린도 후보군 중 하나였는데, NLRP3 염증복합체와 결합한 결과, 겔솔린이 염증 자극을 억제하는 역조절 인자 역할을 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는 것을 확인한 만큼 류마티스관절염 이외에 다양한 염증성질환에서 진단 마커와 치료 표적 물질로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합니다.

연구팀은 유전자 편집 기술을 이용하여 겔솔린이 결핍된 쥐와 정상 쥐에게 류마티스관절염을 유도하고 염증 반응을 비교했다(A). 그 결과 겔솔린 결핍 쥐 그룹은 발과 발목에 부종이 더 심각하게 나타나는 관절염 증상을 보였으며, 염증성 사이토카인이 과도하게 분비됐다(B~E).

이번 연구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류마티스관절염 환자의 혈액에서 겔솔린이 낮은 농도로 발견되는데, 겔솔린의 감소는 단순한 현상이 아니라 질병의 진행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입니다. 겔솔린이 류마티스관절염을 조절하는 중요한 인자임을 확인했고, 이는 오랫동안 한계에 부딪쳤던 류마티스관절염 발병 예측과 치료에 새로운 돌파구를 마련할 것으로 기대합니다.

후속 연구도 계획 중이신지요?

겔솔린은 세포 내에서 역할을 하는 게 있고, 세포 밖으로 분비되는 게 있습니다. 두 가지 타입으로 나뉘기는 하지만 DNA가 같아요. 이번 연구로 세포 내에 있는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와 작용하고 염증 반응을 조절한다는 것까지 확인했지만, 이와 별개로 밖으로 분비되는 겔솔린이 여러 염증성질환, 특히 류마티스관절염에서 이미 마커로 쓰인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하지만 세포 내 역할과 분비되는 겔솔린 양의 상관관계는 알려져 있지 않아서 이에 대한 후속 연구를 계획 중입니다.

이번 연구가 어떻게 활용되기를 바라시나요?

대부분의 진단 마커들이 실질적으로 기저는 모른 채 그냥 마커로만 사용하기 때문에 제대로 된 마커라면 왜 그 발현이 질환이 진행됨에 따라 조절되는지를 알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번 연구는 겔솔린이 NLRP3 염증복합체의 활성화를 억제한다는 기전에 대해 심도 있게 탐구하고, 세계적으로 인정받는 성과를 내서 <네이처> 저널에 발표했다는 데 의의가 있습니다. 앞으로 겔솔린을 조절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연구해 류마티스관절염을 비롯한 염증성질환의 예측과 치료 효율을 높일 수 있는 일에 기여하고 싶습니다. 이러한 기초연구를 토대로 진단과 신약 개발이 이어지기를 희망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