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먼지와 여성 건강

미세먼지가 건강에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습니다. 여성 건강과 관련된 연구에서도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의 임신율이 극히 낮아지고, 자궁내막증 병변을 더 악화하는 등 질병에 심각한 결과를 초래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산부인과 조시현 교수

세계보건기구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미세먼지로 인한 국내 사망자는 연 1만2000여 명에 이르며 미세먼지농도가 가장 높은 100대 도시 중 44개가 우리나라에 위치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미세먼지가 건강에 미치는 영향

미세먼지는 입자의 크기에 따라 지름이 10㎛ 이하인 미세먼지, 지름이 2.5㎛ 이하인 초미세먼지로 나뉩니다. 초미세먼지는 자동차의 매연, 석탄이나 석유의 연소, 이산화질소나 이산화황의 전환 산물에서 발생하는데, 주로 탄소, 유기탄소, 황, 질소, 암모늄, 다환방향족탄화수소(polycyclic aromatic hydrocarbon)와 같은 유기 물질과 금속 등으로 구성됩니다. 이들은 폐를 지나 공기-혈액 장벽(air-blood barrier)을 통과하여 순환하는 혈액에 들어가 호흡기계, 심혈관계, 신경계, 면역계 등 인체 다양한 장기에 해를 미치게 됩니다. 특히 노인, 유아, 임산부 등 건강 취약계층은 미세먼지로 인한 영향을 더 심각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일반적으로 크기가 큰 먼지 대부분은 코털이나 점막에 걸러져 배출되나 미세먼지는 크기가 작아서 코, 구강, 기관지에서 걸러지지 않고 몸속에 스며듭니다. 초미세먼지는 표면적이 더 넓어서 유해물질이 잘 달라붙으며, 우리 몸에 침투한 미세먼지는 폐까지 들어와 기도, 심혈관, 뇌, 각 장기에서 여러 질병을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배기가스에 포함된 프탈레이트나 중금속(구리, 납, 아연 등)은 에스트론성, 항에스트론성, 항안드로겐성 등 내분비계 교란 활동으로 생식선 스테로이드 생성과 정자/난자 생성을 방해할 수 있습니다.

또한 미세먼지는 산화스트레스 물질을 만들어 DNA, 단백질, 막 지질층에 변화를 일으키고 DNA 부가물을 형성해 유전자 발현, 후생유전자 돌연변이, 혹은 DNA 메틸화(DNA methylation)와 같은 변형을 유도할 수 있습니다.

여성 질병 위험도 높이는 유해대기물질

유해대기물질과 여성 생식에 관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대기오염 노출 지수는 임신 중 자간전증, 조기 양막 파열, 조산 등 임신 합병증 발병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또 다른 연구에 따르면 주변 초미세먼지에 대한 초·중기 노출은 조산 위험을 높였고, 임신 기간 동안 폐기물 소각장에서 나오는 배출물에 노출되면 조산 위험이 증가한다는 보고도 있습니다. 또한 유해대기물질이 난임과 난임원인질환인 자궁내막증에 영향을 미친다는 관찰연구 결과들이 있습니다. 우리 연구팀에서 시행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미세먼지에 노출된 쥐에서 임신율이 극히 낮아졌으며 자궁내막증 병변을 더 악화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미세먼지에 장기간 노출되면 난소의 노화를 촉진하는 것으로도 알려져 자연폐경 연령을 낮출 수 있는 것으로 최근 보고되었고, 여성에서 고혈압과 유방암 발생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보고된 바 있습니다.

물론 일상생활에서 노출되는 다양한 환경유해인자는 개인의 생활 방식에 따라 또 개개인의 건강 상태에 따라 편차가 매우 심할 수 있기 때문에 명확한 인과관계를 입증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지만 여러 연구 결과를 볼 때 미세먼지와 유해대기물질이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은 지대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평소 미세먼지 예보를 확인하고 이에 따라 야외활동과 적절한 마스크 착용을 실천하고 손씻기와 위생관리를 평소에도 철저히 시행하는 것을 생활화해야 합니다. 또한 충분한 수분 섭취, 비타민과 항산화제가 풍부한 과일과 채소를 섭취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미세먼지가 여성 건강에 미치는 영향

환경오염과 갑상선질환

우리 몸의 다양한 호르몬은 서로 얽히고설켜 우리 몸이 균형을 유지하고 건강한 삶을 살아가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그런데 일상생활 속에서 노출되는 화학물질들 중 일부가 체내 정상적인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한다고 알려져 있으며, 이런 화학물질들을 환경호르몬, 내분비교란물질, 혹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이라고도 합니다.

 내분비내과 남지선 교수

환경호르몬이란?

대표적인 내분비교란물질에는 살충제와 제초제 등 농약류, 다이옥신류, 플라스틱 원료물질(비스페놀A, 프탈레이트 등), 계면활성제, 중금속(납, 수은, 카드뮴 등) 등이 있으며, 이들은 물이나 음식 섭취, 공기 흡입, 장난감/물건/가구 피부 접촉 등 다양한 경로로 인체에 들어옵니다. 대표적으로 여성호르몬과 유사하거나 반대 작용을 함으로써 성조숙증, 불임, 성장, 발육, 생식 등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으며, 이 외에도 당뇨병, 비만, 각종 암, 갑상선질환과도 연관 있다는 보고가 있습니다.

환경호르몬과 갑상선기능 이상

여러 가지 환경호르몬은 갑상선호르몬의 합성과 작용의 여러 단계에 영향을 미칩니다. 특히 갑상선기능저하증의 대표적인 질환인 하시모토 갑상선염의 발생에서 방아쇠 역할을 한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은 자기 몸에 대해서 스스로 면역반응이 일어나서 생기는 자가면역질환입니다. 유전적으로 이런 질환이 생길 소인이 있는 사람에서 환경적인 요인들이 자극제 역할을 하게 되면, 갑상선 세포가 손상을 받고, 면역반응이 촉발되어 갑상선염으로 이어지게 됩니다. 하시모토 갑상선염 발병에는 유전적 요인이 70~80%, 환경적 요인이 20~30% 정도 관여합니다.

기후변화나 지구온난화, 바닷물 오염 등도 갑상선기능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이뿐만 아니라, 셀레늄·요오드 결핍 혹은 요오드 과다 등 영양 성분, 흡연 여부, 스트레스, 약제 등도 갑상선기능에 영향을 줍니다.

환경호르몬과 갑상선암

환경호르몬과 갑상선암의 연관성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지만, 대체적으로 폴리브롬화디페닐에테르(PBDEs), 폴리염화비페닐(PCBs), 프탈레이트, 일부 중금속에 노출되는 경우 갑상선암 발생이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이들은 세포 혹은 이보다 더 초기 단계부터 내분비 신호에 혼란을 일으킴으로써 갑상선호르몬 대사에 영향을 주고, 갑상선 세포를 비정상적으로 증식시키거나, 활성산소를 증가시키고, DNA에도 암센터 악영향을 주는 등 다양한 기전을 통해 갑상선암을 유발한다고 합니다. 갑상선암 환자의 혈액에서 환경호르몬들의 농도가 증가했거나, 이런 물질들에 많이 노출된 환경에 있는 사람들이 갑상선암에 잘 걸렸다는 결과들도 있습니다.

친환경적 생활습관 필요

물이나 공기에 들어 있는 각종 오염물질, 살초제/제초제, 포장재, 내연제 등에 포함된 환경호르몬이 다양한 경로로 우리 몸에 들어오게 되면 갑상선호르몬의 생성·대사·작용에 영향을 줌으로써 갑상선기능이상을 일으키고, 갑상선암 발생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아직 명확한 상관관계 혹은 그 기전에 대해서 알려지지 않은 부분이 많아, 현재 환경호르몬이 각종 갑상선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입니다. 우선은 플라스틱 용기를 가열하지 않고, 랩을 씌운 채로 전자레인지에 넣지 않으며, 일회용 용기에 뜨거운 물이나 음식을 넣지 않는 등 친환경적인 생활습관을 유지하면 특정 환경호르몬에 노출되는 것을 줄이는 데 도움됩니다.

갑상선기능에 영향을 주는
대표적인 환경호르몬

중금속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

납, 수은, 카드뮴, 비소 등 중금속이 체내에 축적되면 신경계, 면역체계, 심혈관계, 내분비계 등에 심각한 손상을 입힐 수 있다고 합니다. 특히 어린이, 임산부, 노인 등 면역체계가 약하거나 신체 발달이 중요한 시기에는 중금속 노출에 더욱 취약합니다. 중금속오염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과 생활 속에서 실천할 수 있는 예방법을 함께 알아봅니다.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

중금속오염의 특징과 주요 위해성

중금속은 일반적으로 금속성 광택을 지닌 밀도 높은 금속원소들을 일컫습니다.

납(Lead): 오래된 납 도색 페인트, 납 함유 배관을 통한 식수, 일부 전통 도자기나 수공예 식기류에서 침출될 수 있습니다. 납은 중추신경계 손상과 발달장애를 일으킬 수 있어, 어린이의 지능·인지기능 저하, 행동장애, 학습능력 부진과 관련이 있습니다. 성인의 경우 빈혈, 고혈압, 신장손상, 생식능력 저하 등 여러 문제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수은(Mercury): 주로 오염된 해산물을 통해 인체에 유입됩니다. 특히 참치나 상어, 황새치처럼 먹이사슬 상위에 위치한 어류일수록 수은 농도가 높게 나타나는 경향이 있습니다. 체내에 축적된 메틸수은은 신경계 손상을 일으켜 시야 장애, 청력 감소, 균형감각 손상, 집중력 저하를 야기할 수 있고, 임신부의 경우 태아의 신경계 발달에 악영향을 줄 수 있습니다.

카드뮴(Cadmium): 오염된 식수나 담배 연기, 특정 산업활동(도금, 배터리 제조 등)으로부터 유입될 수 있습니다. 이 금속은 신장 기능 저하, 골다공증, 폐 손상, 일부 암 발생 위험 증가와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장기간 노출 시 신장 손상이 큰 문제가 되며, 고령층은 노화로 인한 신장 기능 감소와 맞물려 더 큰 위험을 겪을 수 있습니다.

비소(Arsenic): 지하수 오염이나 농약 사용, 일부 해산물 섭취를 통해 체내에 들어올 수 있습니다. 장기간 비소에 노출되면 피부병변(피부 착색 변화, 각질화), 말초신경 손상, 심혈관계질환, 일부 암 발생 위험 증가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특히 미량이라 해도 장기간 노출되면 신체에 해로운 변화를 일으킬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취약계층별 영향

중금속 노출은 모든 인구 집단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특정 계층은 그 위험도가 특히 높습니다. 어린이는 신경계와 면역계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아 중금속에 노출될 경우 학습 능력과 행동발달에 부정적 영향을 받기 쉽습니다. 임신 기간 중 중금속에 노출되면 태아의 뇌 발달, 신경계 형성에 장애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이는 출생 후 장기적인 인지기능 저하, 행동장애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임신부는 식품 섭취와 환경 관리에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노인은 노화로 인해 체내 해독 및 배출 기능이 떨어져 있고, 만성질환을 가진 경우가 많아 중금속 축적으로 인한 장기 손상에 더욱 취약합니다. 특히 신장질환이나 뇌혈관계 질환이 있는 경우 중금속 노출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전문가와 상담 및 관리

만약 중금속 노출이 의심되거나, 이미 만성적으로 노출된 환경에서 생활하고 있다면 반드시 의료진과 상의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의료진은 환자의 증상, 혈액·소변 검사 결과 등을 종합해 중금속 중독 여부를 판단하고, 필요하다면 킬레이션(Chelation) 요법 등으로 체내에 축적된 중금속을 제거하는 치료를 권장할 수 있습니다. 또한 영양 상태 점검, 항산화제를 포함한 식단 관리, 특정 영양소(비타민C, 셀레늄, 칼슘, 철분 등)를 충분히 섭취해 중금속으로 인한 손상가능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생활 속 중금속 노출 경로와 예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