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시간 가동되는
수술실에서의 고군분투기
수술간호팀
병원은 환자, 보호자, 의료진을 비롯해 다양한 업무를 담당하는 사람들로 늘 북새통을 이룬다. 그러나 단 한 곳, 수술실에서는 ‘정중동’의 분위기가 감지된다. 철저한 출입통제로 겉에서 보기에는 고요하지만, 내부의 속도감은 무척 빠르고 또 뜨겁다. 사람들에게는 차가운 공간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매일 이곳에서 일하는 이들에게는 뜨거운 보람의 일터다. 수술실과 마취회복실에서 하루에도 수십 번 냉정과 열정 사이를 오가는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간호팀을 만났다.
글 편집실 / 사진 윤선우
24시간 수술이 가능한 시스템 구축
수술간호팀은 수술실, 마취회복실, 중환자실, 중앙공급실 등 4개 파트로 나뉜다. 입원환자의 악화징후를 조기에 발견하여 적절한 치료를 제공하기 위해 구성된 신속대응팀과 심장혈관촬영실에 근무하는 간호사도 수술간호팀의 일원이다.
수술실 간호사는 멸균 영역에서 의사에게 직접 기구와 물품을 전달하며 수술을 돕는 역할을 담당한다. 영화나 드라마에서 자주 본 익숙한 장면을 떠올리면 이해가 빠를 듯하다. 수술 기법이 다양해지면서 어떤 수술에 어떤 장비와 어떤 도구들이 쓰이는지 미리 확인하고, 준비하는 일도 수술간호팀의 몫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 수술실의 특징은 가동률이 높다는 점이다. 수술 실적도 우수하지만, 교수들이 수술에 대한 의지가 강해 오전 7시 30부터 24시간 내내 가동된다고 봐도 무방하다. 원활한 로테이션을 위해 수술간호팀은 3교대 근무를 시행한다. 수술 스케줄이 많은 데이 타임에 가장 많은 간호사를 배치하고, 오후 2시부터 10시까지는 이브닝 타임, 고위험 분만 등 응급수술에 대비해 나이트 타임에도 간호사가 항상 자리를 지키고 있다. 24시간 내내 수술이 가능하도록 준비 태세를 갖추고 있어야 하기에 업무 강도가 높은 것이 사실이다. 실제로, 고난도 업무를 배우고 임상에서 전문적인 간호를 수행하고 싶어하는 간호사들이 수술간호팀을 지원하는 경우가 많다.
수술환자의
마취 전, 중, 후를 간호하는 마취회복실
‘마취회복실’이라고 하면 마취에서 깨어나는 곳이라 생각하기 쉽다. 강남세브란스병원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특징은 수술간호팀이 마취 전, 중, 후를 모두 관장한다는 점이다. 먼저 마취에 들어가기 전에 환자는 보호자와 이야기를 나누며 수술실로 내려온다. 이미 마취된 상태로 수술실에 들어오는 다른 병원과는 사뭇 다른 풍경이다. 다음 단계로 마취 전 처치실에 입실해 마취과 의료진에게서 최종적으로 컨디션을 확인하고 필요한 경우 주사나 항생제 투약을 한다. 기독교 정신에 뿌리를 둔 의료기관으로서의 사명을 실천하기 위해 수술실에 들어온 환자에게 천장에 붙어 있는 성경 구절을 설명해주고, 원목실에 연락해 기도를 통한 영적인 지지를 받도록 하는 것도 수술간호팀의 일이다. 수술이 진행되는 동안에는 마취 환자의 활력징후를 모니터링한다. 수술이 끝난 환자는 마취회복실에서 회복하게 되는데 혹시나 발생할 수 있는 마취 부작용을 면밀하게 살피고, 통증관리에도 만전을 기한다. 특히 마취에서 깨어나는 과정에서 비상 상황이 발생하기도 하는데 이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마취 상태에서 완전히 회복된 것을 확인한 다음 환자를 병실로 인계하는 일까지가 마취회복실 간호사들의 역할이다.
마지막으로 수술에 들어간 환자를 기다리며 노심초사하는 보호자의 마음을 누구보다 잘 헤아리고 있지만, 수술간호팀은 환자에게 최선을 다하는 전문 인력으로 구성된 만큼 너무 염려하지 않아도 된다는 말을 전한다. 아울러 간호사들이 맡은 임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협조를 당부한다.
mini interview
저마다 소명 의식으로
최선을 다하는 수술간호팀
수술간호팀 박성아 팀장
평소에도 수술실 가동률이 높다 보니 연장근로가 많은 편이어서 안타까운 마음입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서도 수술간호팀은 환자가 무사히 수술을 마치고 회복할 수 있도록 24시간 준비된 자세로 임하고 있습니다. 최근 의료 환경이 예측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변하면서 간호사들의 역할에도 상당한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됩니다. 녹록지 않은 환경이지만, 간호사들이 쉴 수 있을 때 좀 쉬어가면서 몸과 마음의 에너지를 재충전하는 기회를 가질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하반기에는 급변하는 환경에서 원칙은 고수하되 좀 더 유연성을 가지고 일할 수 있기를 바랍니다. 수술간호팀은 한 사람 한 사람이 다 보석 같아요. 맡은 역할에 대한 책임감도 강하고, 저마다 소명 의식을 갖고 최선을 다하는 모습이 자랑스럽습니다. 우리 간호사들이 꿈을 잘 펼칠 수 있도록 격려하고 지원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