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로 식품

건강 위험도 제로일까?

최근 비만 인구가 늘고, 다이어트와 건강에 관심이 높아지면서 설탕 대신 대체감미료를 사용한 제로 식품이 인기를 끌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건강을 지키려고 제로 식품을 선택하고 마음의 위안까지 얻고 있지만 안심하고 섭취해도 괜찮을까요?

글 가정의학과 손다혜 교수

대체감미료는 크게 인공감미료(아스파탐, 사카린, 수크랄로스 등), 천연감미료(스테비아, 알룰로스 등), 당알코올(자일리톨, 에리트리톨 등)로 분류할 수 있습니다. 제로 칼로리 식품은 설탕 대신 인공감미료를 사용해 칼로리는 거의 없으면서도 단맛을 내도록 개발된 식품을 말합니다. 하지만 제로 식품이라고 해서 열량이 없는 것은 아니며, 많이 먹어도 살이 찌지 않는다는 것은 오해라 할 수 있습니다. 국내 식품 위생법에 따르면 음료의 경우, 100ml당 4kcal 미만이면 제로라고 표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대체감미료의 안전성

제로 식품에 사용되는 대체감미료는 과연 안전할까요? 이에 대해 아직까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엇갈리며, 장기간의 연구가 더 필요합니다. 2023년 5월 WHO에서 ‘인공감미료는 체중감량에 효과가 없고, 당뇨병과 심혈관질환을 유발할 수 있다’는 잠정 권고를 내서 산업계의 큰 반발을 불러일으키고 소비자들을 혼란에 빠뜨렸습니다. 이 지침은 연구 자료 200여 건을 기반으로 하였으며, 실제로 일부 연구에서는 인공감미료가 식욕 증가, 체중증가, 심혈관질환과 제2형당뇨병 위험 증가와 연관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또 프랑스에서 실시한 코호트 연구 결과, 대표적인 인공감미료인 아스파탐, 아세설팜칼륨, 슈크랄로스 사용과 관련하여 아스파탐이 유방암이나 비만 관련 암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암 발생 비율 위험 증가를 시사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하지만 이 지침은 감미료 섭취량, 섭취 형태에 관한 것으로, 인체에 미치는 영향을 보기보다는 감미료 자체를 대상으로 했기 때문에 식생활에 그대로 적용하기엔 한계가 있긴 합니다. 또 감미료는 종류가 매우 다양하고 섭취 형태와 양, 기간에 따라 다른 결과가 나올 수 있어 대체 감미료의 유해성을 단정하기는 어렵습니다. 실제로 인공감미료에 비해 천연감미료와 당알코올은 상대적으로 안전하다고 여겨지며 일부는 혈당 상승을 억제하는 효과가 입증되었습니다. 알룰로스는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줄 수 있으며, 에리스리톨 같은 당알코올은 체내에 흡수되는 양이 적어 비만과 당뇨병 환자에게 유리할 수 있습니다.

설탕 섭취 줄이고 건강 식단으로

하지만 많은 전문가들은 대체감미료 안전성에 문제가 없다고 하더라도 아스파탐 등 인공감미료에 의존하지 말고 단맛에서 벗어난 식품을 섭취하려고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합니다. 대한비만학회에서는 ‘첨가당 섭취가 현대 비만의 주요 원인’이라고 지적했으며, 대한당뇨병학회도 ‘아스파탐 섭취를 권고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대체감미료가 포함된 제품의 섭취를 고려하는 경우, 천연감미료를 포함하는 제품이 상대적으로 더 안전할 수 있으나, 모든 첨가물은 섭취하기 전에 전반적인 식습관을 함께 고려해야 합니다. 무엇보다도 설탕 섭취를 줄이고, 균형 잡힌 식단과 건강한 생활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대체감미료의 종류

쉴 새 없이 이어지는 쇼트폼 콘텐츠

뇌가 쉴 수 있을까?

쉴 새 없이 지나가는 짧은 영상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빠져들다 보면 재미도 있지만 머릿 속이 더 복잡해지는 것 같기도 합니다. 끊임없이 뇌를 자극하는 영상에 이끌려 무심코 보다 보면 한두 시간이 금방 지나갑니다. 할 일이 있으니 눈을 떼야 하고 내일을 생각하면 얼른 자야 하는데 쉽지 않습니다. 과연 쉬는 걸까요?

글 정신건강의학과 오주영 교수

언제부턴가 SNS에서 짧은 영상 형태인 쇼트폼 콘텐츠가 늘어났습니다. 스마트폰만 열면 보이는 틱톡, 인스타그램 릴스, 유튜브 숏츠 등 60초 미만의 짧은 영상 콘텐츠를 접하지 않은 분이 별로 없을 것입니다. 알고리즘으로 내 관심사에 맞는 콘텐츠가 쉴 새 없이 제공되고, 굳이 선택하지 않아도 바로 다음 영상이 이어지는 구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영상을 그만 보려는 적극적인 노력 없이는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이어지는 다음 영상들을 소비하게 됩니다. 재미있는 영상도 많고, 때로는 유용한 정보도 얻을 수 있고, 스트레스도 풀리는 것 같은데, 이러한 쇼트폼 콘텐츠 보기를 굳이 줄여야 할까요?

팝콘 브레인,
집중하거나 생각하지 않는 수동적인

첨단 디지털기기에서 제공되는 일시적인 콘텐츠에 팝콘이 터지듯 빠르고 강렬하게 뇌가 반응하는 데 익숙해지고, 현실 세계에서 벌어지는 느리고 약한 일상적인 자극에는 둔감해지는 상태를 ‘팝콘 브레인’이라고 합니다. 실제로 짧고 강한 영상 자극에 중독된 사람들은 다양한 정신건강 위험에 노출되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틱톡과 같은 짧은 영상, 빠른 콘텐츠 전환에 노출되면 기억력, 집행 기능을 포함한 다양한 인지 영역 기능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특히 짧은 영상에 몰입하는 습관은 1분 이상의 긴 콘텐츠에 집중하는 것을 어렵게 만들 수 있습니다. 또 이러한 콘텐츠를 소비하는 과정은 적극적인 집중이 아니라 수동적인 집중 과정에 가깝기 때문에 주도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능력은 상대적으로 부족해지기 쉽습니다. 내 생각이라고 착각할 수도 있지만, 실제로는 영상을 보는 과정에서 무의식적으로 주입된 생각이 내 뇌를 지배하게 되는 것이지요. 정신과적 질환 측면에서 볼 때, 자극적인 콘텐츠에 중독된 사람은 그 자체로 중독 질환일 수 있고, 우울, 불안, ADHD, 틱 등 다양한 정신질환의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특히 자극적인 영상은 단기적으로 우리 뇌에서 쾌락과 흥분을 담당하는 도파민 분비를 유발하는데, 이러한 콘텐츠를 지속적으로 시청하면 다른 중독성 물질에 의존된 환자들처럼 비슷한 반응을 얻기 위해 더 강렬한 자극을 필요로 하게 될 것입니다.

중독 환자들을 치료할 때 해당 물질로부터 벗어나 뇌가 다시 안정되는 시간이 충분히 필요한 것처럼, 팝콘 브레인의 부작용을 겪지 않기 위해서라도 쇼트폼 콘텐츠를 소비하지 않고 뇌가 쉴 수 있는 시간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운동과 규칙적인 활동으로
콘텐츠 노출 시간 줄이기

스스로 콘텐츠에 노출되는 시간을 줄이도록 노력하는 것이 당연하겠지만, 이미 오랜 시간 노출되어 중독 수준에 이른 사람이라면 습관적으로 애플리케이션을 켜고 콘텐츠를 소비하게 됩니다. 이런 경우에는 애플리케이션을 삭제하거나 알람을 맞춰놓고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가까운 곳을 산책하는 등 신체활동을 늘리고, 종이책을 읽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특히 자기 전에 침대에서 잠을 청하기 아쉽다면 스마트폰은 저 멀리 두고, 몇 페이지 정도 책을 읽는 것이 좋습니다. 시간 여유가 좀 길게 날 경우에는 디지털기기와 거리를 둘 수 있는 운동 등 규칙적인 취미 활동을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쇼트폼 콘텐츠와 멀어지는 방법

젊어지는 당뇨 환자

저도 당뇨병일까요?

최근 들어 젊은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국내 당뇨병 유병률은 2012년 12.4%에서 2020년 19.2%로 증가했는데, 이 중 10~30대 당뇨병 환자의 증가세는 다른 연령대보다 가파릅니다. 흥미로운 것은 당뇨병 진단 후 6개월 이내 병원 방문율을 조사해보았더니, 70대는 47.5%인 것에 비해 30대는 19.9%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30대는 당뇨병을 진단받고도 80%가 진료조차 받지 않는다는 점에서 젊은이들의 당뇨병 관리가 쉽지 않을 것이라 예상됩니다.

글 내분비내과 강신애 교수

젊은 당뇨병환자군에서
가파르게 늘어난 2형당뇨병

젊은 당뇨병은 크게 두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는데 첫째는 소아청소년기 때 혹은 20~30대에 인슐린 결핍 당뇨병을 진단받고 인슐린 치료를 하고 있는 1형당뇨병 또는 성인잠재자가면역당뇨병이 있고, 둘째는 인슐린 저항성 증가에 의해서 젊은 나이지만 2형당뇨병이 발병한 경우입니다. 젊은 당뇨병 환자 중 2형당뇨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습니다. 20년 전에는 10~30대 당뇨병 환자 중 상당수가 1형당뇨병 또는 성인잠재자가면역당뇨병이었지만, 최근 20~30대 당뇨병은 2형당뇨병 유병률이 더 높습니다. 심지어 10대인 고등학생에서도 2형당뇨병이 급격하게 증가하고 있는데, 서구화된 식습관과 함께 활동량은 줄어들고 체중은 늘면서 인슐린 저항성이 증가하기 때문입니다.

진단이 늦어지는 원인

2030세대 당뇨병은 진단이 늦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중장년층은 대부분 건강검진에서 당뇨전단계(공복혈당 100~125 mg/dL)부터 진단이 되고 관리를 시작하기 때문에, 당뇨병이 진행해서 혈당이 매우 나쁜 상태로 병원에 처음 내원하는 경우는 흔치 않습니다. 그러나 젊은이들은 혈당검사를 하는 기회 자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당뇨전단계를 당뇨병 전에 미리 진단받는 것 자체가 흔치 않습니다. 게다가 젊은이들은 혈당이 심하게 상승되어 당뇨병의 3대 증상(다음, 다뇨, 체중감소)이 나타나더라도 ‘안 빠지던 체중이 빠지네, 다이어트 성공하나 보다’라는 생각을 할 뿐 체중감소가 당뇨병이 발병했기 때문이라는 생각을 하지 못하고 악화된 상태로 병원에 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어서 더 위험하지만 완치도 기대

젊은 당뇨인은 합병증 발생에 더욱 유의해야 합니다. 당뇨병은 심근경색, 뇌경색, 심부전, 신부전 등 심혈관 합병증으로 사망할 수 있는 질환입니다. 또 망막출혈 등으로 실명에 이를 수 있고, 심각한 신경병증으로 인한 소화장애로 자꾸 토하거나 배뇨 조절이 안 되기도 하고, 발과 다리에 주로 발생하는 이상감각 또는 통증으로 인해 삶의 질이 심각하게 저하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합병증은 고혈당에 노출된 시간이 길수록 잘 발생합니다. 젊었을 때 당뇨병이 발병한 경우 여생 동안 합병증을 겪을 가능성이 클 수밖에 없는 이유입니다.

대한당뇨병학회는 청년들의 당뇨병 유병률 증가가 사회적으로 중요한 현안이라는 것을 인식하고 2024년에 청년 당뇨병 TFT를 처음으로 구성했습니다. 젊은 당뇨인은 젊은만큼 당뇨병과 함께 살아가야 할 여정이 깁니다. 하지만 식사와 운동 관리를 잘하고 규칙적으로 투약하기만 하면 다른 연령대보다 혈당 조절 관리가 수월하고, 더 나아가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습니다.

젊은 당뇨병이 더 위험한 이유

예방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암

자궁경부암

몇몇 암은 원인과 발현 과정이 밝혀졌지만 대부분의 암은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습니다. 그러나 다행히도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게 파악된 암으로, 인유두종바이러스가 원인으로 꼽힙니다. 암이지만 바이러스가 원인이기 때문에 자궁경부암은 ‘예방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암’입니다. 전 세계적으로 자궁경부암 환자는 감소하고 있는 반면 30대 이하 연령층에서는 오히려 늘고 있어 이에 대한 대처가 필요합니다.

글 이비인후과 배성훈 교수

자궁경부암과 인유두종바이러스

자궁경부암은 여성 생식기에 발생하는 부인암 중 가장 흔한 암으로, 한 해 약 50만 건 정도 보고됩니다. 우리나라에서 자궁경부암의 신규 발생은 국가암등록통계가 시작된 1999년 이후 최근까지 매년 3.7%씩 감소하고 있으며, 자궁경부암 발생률은 30세 이후 증가해 40대, 50대, 30대, 60대 순으로 높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비교적 원인이 명확하게 파악된 암으로, 여러 환경적 요인이 존재하지만 99%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Human Papilloma Virus: HPV)가 발견되기 때문에 이 바이러스가 주요 원인으로 꼽힙니다. 암이지만 바이러스 감염이 원인이라는 점에서 ‘예방접종이 가능한 유일한 암’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는 사마귀를 일으키는 유두종 바이러스군의 일종으로 100여 종 이상이 존재하며, 대부분 인체 면역기능에 의해 자연 치유됩니다.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에 따르면 미국 성인 여성 10명 중 8명은 살면서 한번쯤 감염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을 만큼 흔합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에 감염되어도 대부분 2년 안에 자연적으로 사라지지만 10% 정도에서는 2년 이상 감염이 지속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특히 인유두종바이러스 중 16, 18형은 자연 소실되지 않고 자궁경부암으로 발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젊은 층에서 증가 추세인 자궁경부암

자궁경부암의 전체 발생률은 점점 감소하고 있지만 최근 20~30대 여성에서는 발병률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을 진단받는 20~30대 환자가 연간 2,000명을 넘어 전체 환자의 55%를 차지할 정도입니다. 젊은 층의 자궁경부암은 성 경험이 시작되는 연령이 어려지고 성 개방 풍조가 확산해 성 파트너 수가 늘어나면서 인유두종바이러스에 노출될 가능성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젊은 여성에게 발생하는 자궁경부암의 특징 중 하나는 자궁경부 바깥쪽에 발생하는 상피세포암보다 자궁경부 안쪽에 발생하는 선암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다는 점입니다. 그 이유는 젊은 연령에서 인유두종바이러스 18, 45형과 같이 선암 발생과 관련이 있는 바이러스 감염이 더 많기 때문입니다. 몇몇 연구에 따르면 선암은 상피세포암보다 발견하기가 어렵고 예후도 더 나빠 생존율이 낮은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자궁경부암의 예방과 치료

자궁경부암의 가장 첫 번째 치료는 예방입니다. 따라서 예방백신을 접종하고 정기검진을 받는 것이 중요합니다. 국가암검진에서 만 20세 이상 여성은 2년에 한 번씩 자궁경부암검진을 받도록 권고합니다. 기존 30세 이상 여성을 대상으로 시행하던 자궁경부암 검진도 2016년부터 만 20세 이상 여성으로 대상이 확대됐습니다. 하지만 20~30대 여성은 나이가 젊으니 암에 걸리지 않을 것이라는 안이한 인식과 산부인과 진료를 꺼리는 경향 때문에 국가암검진을 받는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의 국가암검진수검 통계에 따르면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50~55%에 불과하고 특히 20대의 자궁경부암 검진율은 20%대 중반에 그쳤습니다.

자궁경부암은 백신 접종으로 예방할 수 있지만 부작용에 대한 잘못된 정보와 불안감 등의 원인으로 접종률이 50~60%에 불과합니다. 인유두종바이러스 백신은 국내의 경우 MSD사의 ‘가다실(16, 18, 6, 11형: 4가 백신)’과 ‘가다실 9(16, 18, 31, 33, 45, 52, 58, 6, 11형: 9가 백신)’, GSK사의 ‘서바릭스(16, 18형: 2가 백신)’가 있습니다. 2016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에 포함되어 만 12세 여학생이라면 무료접종이 가능하며, 백신은 ‘가다실’과 ‘서바릭스’ 두 종류입니다. 백신 접종 권고 나이는 9~26세 여성이며 26~45세 여성도 접종할 수 있습니다.

자궁겸부암 예방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