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0세대의 건강관리
미래를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

대한민국 청년세대들의 건강에 적신호가 켜졌다. 국민건강보험공단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만성 대사성질환자 증가율이 5060세대보다 2030세대에서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건강검진이 보편화되면서 진단이 늘어난 요인도 있지만, 진료현장에서 만성질환을 호소하는 2030세대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음을 체감할 수 있다. 입시와 취업을 위한 과도한 경쟁, 누적된 피로와 운동 부족,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 등 사회구조적인 변화로 인해 가속 노화위험에 놓인 2030세대를 위한 보건의료의 대응에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남세브란스헬스체크업 윤영훈 소장과 조완제 교수,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와 함께 각종 생활습관병의 위험에 노출된 2030세대의 건강문제와 건강검진의 필요성에 대해 들어보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송인호

PART 1.
2030세대에서 증가 추세인 생활습관병

젊다고 건강을 과신할 수 없는 시대가 되었습니다. 각자 맡고 계신 진료 영역에서 2030세대가 건강을 위협받고 있다는 사실을 체감하시는지요?

조완제 교수 : 1인가구가 늘어나면서 배달 음식을 많이 먹는 경향이 있습니다. 배달 음식은 아무래도 영양보다는 맛 위주로 조리하다 보니 건강에 좋지 않고 칼로리도 높죠. 또 유튜브나 해외 스포츠 중계 등을 즐겨 보면서 수면 시간이 불규칙해져 비만, 대사증후군 같은 문제가 더 쉽게 생기는 것 같습니다. 식습관의 변화와 활동량 부족으로 인슐린 기능의 저하로 생기는 제2형 당뇨병도 늘고 있습니다. 비만이나 당뇨병 가족력이 있는 경우라면 정기적으로 혈당검사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예전에 비해 비알코올 지방간도 많이 늘었는데 대사기능 문제, 비만 때문에 지방간에 염증까지 생기면서 간수치가 올라가 문제가 되는 경우도 상당합니다. 젊었을 때 지방간이 생기면 결국 장기적으로 간섬유화나 간경화로 갈 확률이 높아지므로 조심해야 합니다.

윤영훈 교수 : 최근 젊은 층에서 늘고 있는 대표적인 질환이 위식도역류질환입니다. 위산이 식도로 역류하면서 불편한 증상이나 식도에 염증을 유발하는 이 질환은 사실 장년층 이상 노년층 환자가 많고, 젊은 사람에서는 드물었어요. 야식을 먹고 바로 눕거나 비만해지면 위식도 접합부의 퇴행성 변화를 촉발하기 때문에 젊은 층에서 위식도역류질환이 증가하는 것으로 보입니다. 대장암은 너무 우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대장암은 대부분 50대에 시작되는데, 가족력이 있으면 20~30대에도 대장암 검진을 권유하지만 그렇지 않다면 20~30대에는 대장내시경검사는 하지 않아도 됩니다. 반면 위암은 젊은 나이에도 주의해야 합니다. 짠 음식이나 술이 나쁘다는 얘기도 있지만, 위암을 일으키는 가장 결정적인 요인은 헬리코박터균입니다. 가족력이 있는 사람들은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일찍 확인해 치료해야 합니다.

안성귀 교수 : 스트레스나 불규칙한 수면, 좋지 않은 생활습관이 쌓여 유방통증을 불러올 수 있습니다. 유방통증은 질병은 아니고, 대부분 유방암과도 무관합니다. 20~30대에는 스트레스를 많이 받거나 카페인이나 알코올 섭취로 유방에 통증을 느끼는 경우가 많아요. 유방통증으로 병원에 오시는데 간혹 지나치게 걱정하는 분들이 있습니다. 젊은 나이에는 에스트로겐 대사 활동이 활발해 자그마한 물혹이나 결절 등이 생겼다 없어졌다 반복되기도 해서 크게 염려하지 않아도 됩니다. 제일 중요한 유방암의 경우에는 통증이 없습니다. 하지만 간혹 유방 통증으로 병원을 방문하여 우연히 유방암이 발견되는 경우도 있으니 마냥 무시할 수 만은 없습니다. 유방암도 대장암이나 위암과 마찬가지로 유전성 영향이 확실하게 있지만, 생활습관의 변화도 한 요인이 될 수 있습니다.

말씀을 듣고 보니 20~30대는 중년을 지나 노년기에 맞을 수도 있는 중증질환을 미리 대비해야 하는 중요한 시기라는 생각이 듭니다. 이 시기에 어떤 대비를 해야 할까요?

윤영훈 교수 : 20~30대에는 헬리코박터균이 있어도 증상이 없습니다. 하지만 장년층이 되었을 때 발병할 수 있는 만큼 생활습관을 개선하는 등 노력이 필요합니다. 제 분야는 아니지만, 거북목 이야기를 하고 싶습니다. 지하철에서 주변을 둘러보면 100명 중 90명이 ‘거북이’예요. 거북목은 심해지기 전까지 불편 증상이 없다가 통증이나 이상 증상이 생기면 진짜 고생하거든요. 평소 내 자세에 문제가 없는지, 척추질환의 발병 위험성을 미리 챙기면 좋겠습니다.

안성귀 교수 : 유방 건강을 위해서는 적절한 시기의 휴식이 중요합니다. 좀 예민한 문제일 수도 있는데 40대 이후에 유방암이 생기는 원인 중 하나가 임신과 모유수유를 하지 않는 것과 연관이 있습니다. 유방암 예방을 위해서 아기를 낳고 수유를 하라고 말할 수는 없어요. 미래를 위해 커리어를 쌓아야 하다 보니 생애주기를 통틀어 가장 힘들고 분주한 시기인데 임신과 출산을 하느라 사회적 경력 단절을 꼭 겪어야 하느냐는 견해도 있으니까요. 40대 이후의 유방 건강과 유방암 예방을 위한 명백한 역학 데이터로 효과가 입증되었으니 여건이 된다면 출산과 모유수유를 하면 좋겠다는 말씀은 드리고 싶어요. 유방 건강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큰 틀에서 미래를 위해 좋은 생활습관과 운동습관, 식습관을 유지하는 것이 결국은 제일 중요할 것 같습니다.

조완제 교수 : 특성화된 맞춤 건강검진을 정기적으로 받는 것도 중요합니다. 지금 2030세대의 부모님들은 전문화된 의료체계에서 국가검진을 받으셨기 때문에 자신의 질병을 정확히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암, 심장뇌혈관질환 등 부모님에게 가족력이 강한 질환이 있다면 거기에 맞춰 자녀인 2030세대도 정기적인 맞춤 건강검진을 받아 질병을 예방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헬스체크업 조완제 교수

- 소화기내과 윤영훈 교수

- 유방외과 안성귀 교수

PART 2.
2030세대의 건강한 미래를 위한 준비

2030세대를 위한 장기적인 관리 측면에서 건강검진의 중요성이 더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와 관련해 한 말씀씩 부탁드립니다.

조완제 교수 : 정확하게 자기 질환을 알고 그 과를 찾아가서 진료를 받는 게 가장 이상적이지만, 모호하고 뭔가 불편한 증상이 있을 때는 건강검진을 통한 적절한 상담이 큰 도움이 됩니다. 강남세브란스 헬스체크업은 검진 센터가 본원 안에 있어 외래 진료와의 연결이 쉽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건강검진과 상담을 통하여 의심 질환을 확인하고 적절한 진료과로 빠르게 연계할 수 있다는 점에서 다른 대형 검진센터와 차별화됩니다.

윤영훈 교수 : 중국의 화타라는 의사는 아픈 사람이 오면 귀신같이 질병을 알아내고 잘 고쳐서 명의로 칭송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화타의 둘째 형님은 큰 병으로 진행하기 전에 미리 치료하는 의사였고, 첫째 형님은 얼굴색만 보고 미리 그 병이 생기지 않게 조언을 해줘서 자신보다 더 고수라고 했답니다. 화타 삼 형제의 역할이 건강검진센터가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질병이 생기기 전에 검진을 실시해 미래에 어떤 질병이 나타날지, 어떤 위험성이 있는지를 체크하고 선제적으로 건강을 챙기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안성귀 교수 : 웨어러블 디바이스나 스마트폰만 있어도 개인의 생활 패턴이 전부 추적·관찰되는 시대입니다. 빅데이터를 활용해 미래의 건강을 예측하는 모델들이 개발되고 있고, 강남세브란스헬스체크업만 하더라도 엄청난 리소스를 축적했습니다. 이런 데이터는 미래에 개인형 맞춤 건강관리는 물론 다양한 비즈니스 기회로도 연결되기 때문에 20~30대는 지금 당장이 아니더라도 중장년 이후를 대비해 자신의 건강과 관련한 데이터들을 눈여겨봐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건강은 미래를 위한 가장 현명한 투자가 아닐까 싶습니다.

조완제 교수 : 마지막으로 강조하고 싶은 것은 2030세대에서 빠르게 나타나는 대사증후군의 위험성입니다. 대사증후군은 공복혈당장애, 고중성지방혈증, 고밀도 콜레스테롤 저하, 고혈압, 지방간을 유발합니다. 평균수명이 늘어난 만큼 정기적인 건강검진을 통하여 대사증후군 유무를 조기에 확인하고, 만성질환으로의 진행을 늦추거나 억제하는 것이 노년의 보다 나은 삶의 질을 유지 하는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