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냇물이 흐르듯
생명력 있게 세상을 향하도록

강남세브란스병원
THE 미래 발전후원회
윤형주 공동위원장,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작은 발걸음이 쌓여 선명한 길을 내듯, 시간은 금세 쌓이고 꾸준한 행동은 큰 변화를 쌓아 올린다. 한국해비타트 윤형주 이사장은 대중에게 사랑받는 자신의 목소리를 당연하게 여기지 않고 주어진 목적을 찾아 희망을 노래했다. 그가 수십 년간 전하고 연결하며 불러온 메아리는 점점 더 커지며 사람과 사람을 따라 멀리 번져가고 있다.

정리 편집실 / 사진 송인호, 한국해비타트

2024년 두 번째 기부자 인터뷰에 모시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이 아시겠지만, 소속과 하시는 일, 지금까지 이어오신 활동에 대해 자기소개 부탁드립니다.

방송인이자 가수, 작곡·작사가이고, CM송 제작사 대표를 맡고 있습니다. 지금까지 제가 만든 CM송이 1,400곡 정도인데 한국 전체 CM송의 30%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많은 분이 아시는 것처럼 송창식과 함께 트윈폴리오라는 이름으로 1968년부터 가수 활동을 시작해 통기타 문화를 개척했고 그 역사가 어느덧 57년이 되었습니다. 동시에 방송인으로서 높은 청취율을 기록했던 동아방송 라디오 프로그램 <0시의 다이얼> DJ를 맡아 진행했고, KBS <연예가 중계>, MBC <청소년 음악회> 등 TV 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KBS <열린 음악회>의 초대 MC이기도 합니다. 현재 한국해비타트 이사장,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 부회장, 한국범죄방지재단 부이사장, 법무부 홍보대사, 이랜드재단 이사로서 이 기관들의 운영과 발전을 위해 봉사하는 일에 힘을 쏟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곳, 강남세브란스병원 THE 미래 발전후원회 공동위원장으로서의 활동도 비중이 높아졌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과는
어떻게 인연을 맺으셨나요?

육촌 형님인 윤동주 시인을 따라 스무 살이던 1966년에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진학했습니다. 의예과 본과 2학년 수료 후 그만두었지만, 살아가면서 점점 연세대학교가 모교라는 생각이 짙어지더군요. 기부도 하고 행사에 출연하면서 학교를 돕는 일을 하다 보니 연세대학교에서도 나를 동문으로 인정해주어 입학한 지 48년 만에 명예 졸업장을 받았습니다. 기독교 학교인 연세대학교의 병원이 그리스도 정신을 회복하도록 찬양경연대회를 열어 21년 동안 사회를 봤고, ‘오월의 별헤는 밤’ 콘서트를 열어 후원금을 모아 병원의 길을 닦기도 했습니다. 신촌 본원을 지을 때는 미국에 가서 세브란스 출신 의사를 모아 공연도 하며 모금했어요. 제가 부회장으로 있는 한국백혈병소아암협회의 아이들을 연세의료원에서 많이 도와주기도 했습니다.

봉사와 기부를 꾸준히 실천하고 계시는데요. ‘기부’에 대해 이사장님이 갖고 계신 생각을 말씀해주세요.

교회에서 기부라는 말을 플로잉(flowing)이라고 하는데, 그 말이 참 잘 만들어졌어요. 시간이나 물질, 재능 등 어떤 것이든 자신의 무언가를 내놓아 시냇물이 흘러가듯이 세상을 향해서, 그것들이 필요한 누군가를 향해서 흘러가게 하는 겁니다. 성경에서는 창조주가 사람마다 각자 일할 수 있는 달란트(재능)를 줬다고 말해요. 누구라도 들여다보면 다른 사람이 갖지 못한 뭔가가 있어요. 빨래를 잘할 수도 있고 이야기를 잘 들어줄 수도 있어요. 그걸 발견하고 끄집어내 다른 이들에게까지 흘러넘치게 만들고, 그렇게 흘러서 누군가에게로 갈 수 있다면 그게 기부라고 생각해요. 돈은 고여 있으면 썩으면서 욕심과 갈등을 일으키는데, 선한 곳에 쓰이도록 흘러가게 하면 어떨까요. 재능도 같아요. 가수의 목소리처럼 태어날 때 주어진 무언가에는 분명 목적이 있을 거예요. 나만 즐겁게 사용하기보다 필요한 데 가서 쓰이도록 하는 게 플로잉입니다. 나의 시간을 내놓는 것도 같습니다. 무엇이든 쌓아놓고 있다가 떼어주기보다 늘 생명력 있게 흘러가게 하면 그게 또 채워지더라고요.

기부자를 발굴하고 설득하기 위한 ‘강남세브란스병원 THE 미래 발전후원회 공동위원장’을 맡고 계십니다. 위원장직을 수락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노인인구가 천만 명이 되었습니다. 환자는 늘어나는데 기존 병원 공간은 정해져 있으니 갈수록 공간이 모자랍니다. 또 우리나라 의료 기술이 세계적으로 위상이 높은 만큼 학문적으로도 뒷받침될 수 있도록 연구 공간도 마련되어야 합니다. THE 미래 발전후원회에서 모금을 통해 새 병동을 짓고, 연구 공간을 만드는 일이 미래 의료와 앞으로의 세대를 위해 꼭 필요한 일이라고 생각해서 수락했습니다.

지난해 광복절에 열린 <2023 815런> 행사에서 가수 션이 기부금 모금을 위해 81.5km을 달렸다. 815런을 통해 모인 기부금은 독립유공자 후손의 주거환경 개선에 사용된다.

이사장을 맡고 계신 한국해비타트와 인연을 맺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1994년 ‘한국사랑의집짓기운동연합회’로 시작된 한국해비타트가 올해 30주년이 되었습니다. 저는 학교 선배의 권유로 설립 초기부터 함께해왔습니다. 집이 없어서 안락한 삶을 살지 못하는 이들의 주거 환경을 고쳐주고 또 세워주는 일을 한국에서도 해보자고 했어요. 해비타트는 1976년에 미국에서 시작한 국제 주거복지 비영리단체이자 세계적인 운동입니다. ‘모든 사람에게 안락한 집이 있는 세상’이라는 비전을 가지고 열악한 주거 환경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집을 지어줍니다. 이사장으로서 일한 지는 7년째인데, 그동안 크게 성장해 후원자 수도 많이 늘었고, 사업규모도 대폭 성장했습니다. 작년에 이사장을 그만두려고 하니 사업비와 후원자를 더 모으고 나가야 한다고 하며 한 번 더 하게 하더군요.(웃음)

한국해비타트의 여러 사업 중 요즘 중점을 두고 있는 사업에 관해 소개 부탁드립니다.

독립유공자 후손 주거환경개선사업을 활발히 하고 있습니다. 저희 집안도 독립운동을 했고 윤동주 시인이 육촌 형님이에요. 다행히 저희 집안은 어렵게 살지는 않았지만, 독립유공자들은 만주와 상해 등을 계속 돌아다니면서 나라를 구하는 일에 일생을 바쳤어요. 그러는 동안 오히려 그들의 가족은 일제로부터 감시를 받고 생활이 어려워 아이들을 제대로 먹이지도 못하고 가르치지도 못했기 때문에 독립유공자 집안 후손들의 삶이 너무나 피폐한 경우가 많았어요. 나라를 위해 인생을 내놓은 독립유공자의 희생과 은혜를 잊으면 안 되지요. 해비타트는 주거복지를 개선하는 곳이니 그분들의 주거 환경을 보게 되었습니다. 물이 새고 곰팡이가 슬어 눅눅한 집 등 열악한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었어요. 2017년부터 독립유공자 후손들의 집을 고쳐주고 지어주며 주거 환경을 개선해주는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붕부터 벽지, 바닥재, 냉난방, 주방, 화장실까지 고칠 곳이 많았습니다. 지난해까지 112세대 가정의 주거 환경을 개선해드렸어요.

이 일들은 기부금을 바탕으로 하는데 이걸 돕는 우리의 좋은 후원자가 바로 가수 션이에요. 션은 8월 15일 광복절에 81.5km를 뜁니다. 마라톤 코스의 2배 정도 거리죠. 새벽부터 오후까지 끊임없이 달리는 그와 함께 참가자 8,150명이 8.15km씩 같이 달리고, 전국 각지와 해외에서도 비대면으로 참가했습니다. 작년에 이 ‘815런’ 마라톤을 통해 기업 후원을 포함해 15억 원가량의 기부금이 모였고 ‘3.1런’, ‘6.6 걷기대회’까지 합하면 총 1만여 명이 참가해 약 20억 원이 모금되었습니다. 션은 자신이 뛸 수 있는 한 100세대의 집을 지어주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매일 새벽마다 달립니다. 벌써 5년째 활동했고 이미 50억 원 이상 모았으니 이루어질 겁니다. 직접 집짓기 봉사에도 참여하는데 그를 따라 많은 유명인이 마라톤부터 집짓기까지 동참하고 있습니다. 이렇게 모인 기부금으로 지어드린 집에 살게 된 독립유공자 후손분들은 평생 처음으로 집이 천국 같다고 말씀하시며 무척 고마워하십니다. 한국해비타트의 사업 중에서도 참 의미 있는 사업이고 아직도 도와드릴 분이 많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THE 미래 발전후원회 위원장으로서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말씀해주세요.

작년에 가장 많은 모금을 이끌어낸 만큼 앞으로도 모금 활동을 이어가고 방송 등에서도 필요성을 더 많은 사람에게 알릴 것입니다. 2033년이면 제가 80대 후반이 되는데, 새 병동 신축 기념식에 함께한다면 너무 감격스러울 테니 그때 노래도 크게 부르고 싶습니다.

더 많은 분들이 기부 문화에 동참할 수 있도록 <Always YOUNG> 독자들에게 독려의 말씀 부탁드립니다.

부모가 자녀에게 재산을 공정하게 나눠줘도 분란이 생길 수 있어요. 세브란스에서 진료받고 건강을 되찾으신 분이 많을텐데, 남은 재산 고민하지 말고 기부하신다면 다른 환자들을 치료해드리고 의학 발전을 위해서 잘 쓰도록 하겠습니다.(웃음) 큰돈을 기부하지 않아도 됩니다. 큰 액수가 아니라도 세브란스에 고마운 마음을 가지신 분들이 후원에 동참해주신다면 저희에게 큰 힘이 된다고 꼭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새병원 건축 기부금 기부 방법

ㆍ현금 기부(일시, 분납)

ㆍ현금 이외의 자산 기부(유가증권, 유형고정자산, 권리 및 보험)

ㆍ유산 기부

ㆍ상속 재산 기부

문의 및 신청

ㆍ강남세브란스병원 발전기금팀
(02-2019-4030~4032)
ㆍhttps://secure.donus.org/gnseverance