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작지만 강하다
로봇수술팀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지난 2007년 산부인과 다빈치 로봇수술을 시작한 이래 해마다 꾸준한 성장세를 보였다. 2022년 로봇수술 5,000례 달성에 이어 올해 1만 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돼 어느 의료기관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을 만큼 뛰어난 역량과 높은 환자 만족도를 입증하고 있다. 바쁜 스케줄을 소화하기 위해 이른 시간부터 분주히 움직이는 로봇수술팀을 찾았다.
글 편집실 / 사진 윤선우
환자의 삶의 질을 높인 섬세하고 정밀한 수술
국내 로봇수술은 지난 2005년 세브란스병원이 국내 최초로 전립선암 로봇수술을 성공리에 시행하면서 본격적으로 막을 올렸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7년 수술용 로봇 다빈치S를 도입하면서 로봇수술 시대를 열었고, 현재는 다빈치 Xi 2기, 다빈치 SP 1기 등 총 3대를 동시 운영 중이다. 다빈치 Xi는 4개의 독립된 로봇 팔이 개별적으로 삽입돼 넓은 수술 범위를 확보할 수 있어 다양한 수술 분야에서 광범위하게 활용되며, 다빈치 SP는 좁은 수술 공간에서 정교한 수술이 가능한 단일공 전용 로봇수술 장비다.
로봇수술은 고화질 3D 영상으로 수술 부위를 구현해 시야 확보가 용이하고, 관절이 있는 로봇을 활용해 사람의 손이 닿기 어려운 부위까지 접근할 수 있어 섬세하고 정밀한 수술이 가능하다. 또한 개복수술과 비교해 수술절개부위가 작아 출혈이나 감염, 통증을 최소화해 환자 삶의 질을 높일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
“전 세계적으로 로봇수술은 손이 닿지 않는 좁은 공간에 정밀하게 들어가서 수술하는 추세였기 때문에 비뇨의학과, 산부인과 수술에 특화돼 있었습니다. 반면 국내에서는 로봇수술이 도입되는 시기부터 갑상선 진료를 하는 의사들이 적극적으로 수술에 참여했고, 우수한 성과를 거두며 지금도 가장 활발하게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그 영향으로 이제는 서구권을 비롯한 해외에서도 갑상선 로봇수술이 확대되고 있는 추세입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팀을 총괄하는 이용상 교수에 따르면 2025년 5월을 기준으로 9,000례 이상의 로봇수술을 시행했으며, 특히 지난 1/4분기에는 처음으로 400케이스를 돌파했다고 한다. 이런 속도라면 연내에 로봇수술 1만례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기대된다.
구성원들의 열린 마음과 단단한 협력
강남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실은 일반인 통제구역으로, 겉보기에는 고요해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수많은 장비와 여러 파트의 인력들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다. 모든 과정이 효율적으로 돌아가려면 다양한 파트의 인력들이 호흡을 맞춰야 하는데, 이용상 교수는 그중에서도 간호팀의 수고가 큰 비중을 차지한다고 말한다.
“수술방을 하루 종일 지키고 있는 분들은 우리 간호팀입니다. 로봇에 대한 모든 관리와 스텝별 맞춤, 간호 어시스트 등을 프로페셔널하게 해주시고, 중심을 잘 잡아주시기 때문에 로봇수술팀이 잘 돌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탄탄한 중추 역할을 담당하는 간호팀과 더불어 로봇수술팀이 자부하는 또 다른 강점은 파트별로 협의가 활발하게 이루어진다는 점이다. 수술 규모가 대형화될수록 파트별 협조나 협의가 느슨해질 수도 있는데, 강남세브란스병원은 적절한 규모의 수술을 진행하고 있기 때문에 협업이 원활하다는 것이 이용상 교수의 생각이다.
“가령 갑상선 환자에게 대장이나 위 수술이 필요할 때, 로봇수술팀은 동시 진행이 가능합니다. 열린 마음으로 협력하고 끈끈하게 뭉치는 조직문화는 비단 우리 팀만이 아니라 강남세브란스병원 전체의 큰 장점이기도 합니다.”
또 강남세브란스병원 로봇수술팀은 수익을 내기 위해 무리하게 로봇수술을 권유하기보다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 방법을 제공하고자 노력한다.
“로봇수술팀이 로봇수술을 권유하지 않는다는 점이 장점이라고 말하면 의아해하실 수도 있습니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환자 상황에 맞게 어떤 수술 방식을 적용할지 의료진과 면밀하게 상담하는 것을 원칙으로 합니다. 로봇수술 경험이 풍부하고 역량이 뛰어나다고 해서 모든 환자에게 똑같은 수술 방식을 적용할 수는 없습니다. 의사는 환자에게 정확하게 설명하고, 어떤 수술 방법으로 결정할지 환자에게 선택권을 드립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의 꾸준한 신뢰를 얻고 있으니 수술을 권하지 않는 것이 오히려 장점으로 작용한다고 생각합니다.”
의료진과 충분히 논의해 최선의 선택
짧게는 1~2시간, 길게는 하루를 꼬박 넘기는 강행군을 소화하는 로봇수술팀. 고된 상황에서도 이들은 수술 환자들이 만족해하는 모습을 지켜보는 보람이 있기에 일에 대한 자부심 또한 크다.
“의료진은 환자 만족도가 높다는 것을 확인할 때 가장 보람을 느낍니다. 특히 제가 속한 갑상선 분야는 여성 환자가 많아서 흉터에 대한 부담으로 스트레스를 받을 수 있습니다. 이럴 때 로봇수술이 좋은 대안이 될 수 있습니다.”
로봇수술 방법과 범위는 주치의와 상의해서 가장 최적의 방법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라 말하는 이용상 교수는 로봇수술은 절대적이지도 않지만, 또 절대 못할 것도 아니기 때문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진행해야 한다는 당부를 잊지 않는다.
따로 또 같이, 파트별로 손발을 맞추며 팀워크를 다져온 로봇수술팀의 최종 목표는 팀 단위에서 한 단계 업그레이드해 ‘센터’가 되는 것이다. 로봇을 한곳에 모아놓고 전담인력들을 배치한 로봇수술센터가 추진된다면 더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하니 그 날이 앞당겨지길 기대해본다.
mini interview
자신감을 가지고 함께 협력하는 로봇수술팀
갑상선내분비외과 이용상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은 2007년 처음 로봇수술을 시작한 이래 축적한 경험을 바탕으로 환자를 위한 최선의 치료 방법을 제공하고자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리하게 로봇수술을 강요하기보다는 환자에게 맞는 수술법을 제안해드리는 것이 우리 병원의 진정성인 만큼 만약 로봇수술을 권유받으셨다면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확신을 드리고 싶습니다.
수술실을 지키는 간호팀을 비롯해 로봇수술팀 구성원 여러분, 그간의 수고에 감사드리고 더 끈끈하게 뭉치는 원 팀이 되기를 소망합니다. 결국 내부 고객이 만족해야 외부 고객에게도 잘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로봇수술팀은 어느 병원에 견주어도 뒤처지지 않는 강한 면모를 가지고 있는 만큼 항상 잘하고 있다는 자신감으로 함께 협조하고 더 발전해가기를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