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심장박동기 삽입 환자의
안전한 진료를 위한 노력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의생명과학부 김락균 교수
병원의 QI(Quality Improvement, 질 향상) 활동은 의료 질 향상과 환자 안전을 위해 체계적, 지속적으로 개선을 모색하고 수행하는 활동이다. 강남세브란스병원은 매년 다양한 부서에서 수행한 QI 활동을 전 직원에게 공유하고, 이 중 우수 사례를 선정하여 구성원의 적극적인 참여를 독려하고 있다. 24년도 대상은 ‘심장박동기 삽입 환자의 안전한 진료 제공’을 위한 체계를 수립한 심장혈관촬영실/부정맥전기생리검사실에 돌아갔다.
글 편집실 / 사진 윤선우
심장내과에서는 서맥성 부정맥 환자를 치료할 목적으로 심장박동기를 삽입한다. 심장 내부에서 심장박동을 조율하는 특성상 전기적 자극이나 전자파의 간섭에 노출되면 잠재적으로 기기 손상이나 내부 회로, 유도 전선에 손상을 일으켜 기기 고장, 오작동으로 인해 환자 안전에 치명적일 수 있어 각별한 주의와 점검이 요구된다. 따라서 환자에게 다른 질환이 있거나 수술, 검사, MRI 등이 결정되는 경우 반드시 처방 부서와 심장내과 의료진이 협의해 심장박동기의 모드를 변경하고, 형태(회사, 모델명, 삽입 날짜, 기기 의존 정도), 상태(기기의 잔여 수명, 심장 기능 상태), 검사 시 전기 소작 사용이 가능한 검사 및 수술인지의 확인해야 한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심장내과가 아닌 다른 과에서 심장박동기 환자들에 대한 검사나 수술이 진행되는 경우, 환자에 대한 충분한 정보 없이 유선으로 연락이 올 때가 많아 검사가 누락되거나 인계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정보가 정확하게 인계되었다 하더라도 삽입 기기 자체가 모드 변경이 불가능한 경우가 있어 환자에게 불필요한 처방이 이루어지거나 진료 지연, 의료진의 업무 로딩이 가중돼 업무 효율성이 저하되는 문제가 있었다.
개선 활동으로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한다는 보람
심장혈관촬영실/부정맥전기생리검사실이 지난 2023년 2월부터 2024년 10월까지 진행한 개선 활동은 심장박동기 삽입 환자들에게 더욱 안전한 진료를 제공하기 위해 관련된 프로토콜을 구축하고, 표준화된 시스템을 마련해 안전한 검사 환경을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삼았다. 이번 프로젝트를 위해 심장내과 의료진을 비롯해 심장혈관촬영실 간호사, 영상의학과 MRI파트, 의료정보팀 등 많은 인원이 팀을 이뤄 ‘심장박동기 환자를 위해 더욱 안전하고 편안한 의료 환경을 제공하자’는 공통된 신념으로 뭉쳤다. 매주 데이터를 수집하고 분석하며 작은 변화 하나하나가 쌓여가는 과정을 함께하는 동안 개선에 대한 의지, 서로의 열정을 경험할 수 있었던 것은 QI 활동에서 거둔 소중한 성과이다.
심장혈관촬영실/부정맥전기생리검사실의 QI 활동으로 개선된 사항은 현재 실제 의료 현장에 잘 적용되고 있으며, 심장박동기 환자와 관련된 확인, 검사 전 조치, 협진 누락률면에서 크게 개선되었음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심장박동기 환자와 관련된 문의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의사소통 부분이 원활하게 개선돼 관련 진료와 검사를 진행하는 데 용이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무엇보다 현장의 목소리를 바탕으로 실제 환자 안전과 의료 질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점을 인정받았다는 데 큰 보람을 느낀다.
팀원들은 이번 QI 활동을 하면서 정량적인 데이터를 기반으로 문제를 정의하고 개선 효과를 검증하는 일이 매우 중요하다는 점을 깨달았다. 특히 다양한 직역이 참여해 서로의 관점에서 문제를 바라보고 실제로 적용 가능한 현실적인 대안을 도출할 수 있었다는 점에 의의가 크다고 입을 모은다. 모든 팀원이 참여해 이뤄낸 개선 활동인 만큼 이 시스템이 잘 정착될 수 있도록 교육하고, 관련 자료를 EMR 내에서도 확인할 수 있도록 추가 개발하는 데 초점을 맞출 계획이다. 장기적으로 심장박동기 환자를 확인하는 여러 가지 추가적인 알고리즘 등 EMR 내에서 구현 가능한 방법을 토대로 현재 시스템을 확장해나갈 예정이다.